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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담하게 카메라로 담아낸 집창촌 풍경
  • 정미경 기자
  • 승인 2019.05.24 19:55
  • 호수 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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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용근 다큐멘터리 사진전
‘비공식적인 삶의 일상성에 관한 보고서’
6월 24일까지 아트스페이스 애니꼴

 

대구 자갈마당 37호 (사진=장용근)


[고양신문] 5월 14일부터 풍동에 위치한 아트스페이스 애니꼴에서 특별한 사진전이 열리고 있다. 성매매 현장인 집창촌의 삶과 일상을 보여주는 ‘비공식적인 삶의 일상성에 관한 보고서’ 전이다. 장용근 사진작가는 대구의 집창촌인 자갈마당에 있는 성노동자의 방과 그 방에 있는 거의 모든 물건들을 촬영했다. 전시 오프닝 행사를 가진 18일, 장 작가로부터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우리는 종종 어떤 것들에 대해서 선입견을 가지고 판단하는 경우가 있는데 집장촌에 대해서도 그렇다. 그곳은 도덕적으로 타락한 여성들이 있는 곳이라는 생각을 떠올리기도 한다. 도덕적이고 법적인 판단을 떠나서 중간 입장에서 보여주고 싶었다.”
 

대구 자갈마당 37호 (사진=장용근)


그가 이런 사진을 찍게 된 직접적인 계기가 있다. ‘도시채집’이라는 시리즈 작업을 하다 집장촌을 지날 기회가 있었는데 자신도 모르게 그곳을 빙 돌아서 갔다. 작업실에 와서 생각해 보니, 집장촌에 대한 교육이나 매체를 통한 간접적인 경험 때문에 그렇게 행동했던 것. 당시 ‘그곳에도 분명히 사람이 살텐데….’라는 생각과, 사람들이 그 공간을 왜 그렇게 어렵게 생각하는지도 궁금했다.

이후 그는 집장촌 업주들의 전국 모임에 참석해 사진 작업을 꼭 해보고 싶다고 설득했다. 전국 5곳 정도를 선정해 사진을 찍었고, 자갈마당은 재작년부터 작업했다. 작품 중 ‘대구 자갈마당 37호’는 성매매 아가씨의 방 모습과, 그 개인이 쓰는 물건들을 담았다. 생활사 연구를 할 때처럼 물건 하나하나를 보여 주며 그들도 우리와 다르지 않음을 보여준다.
 

대구 자갈마당 6호 (사진=장용근)


애니꼴의 김희성 관장은 이번 전시를 기획한 의도에 대해서 설명했다. “올해는 다큐멘터리 사진전 3부작을 준비했다. 1부에서는 조·중 국경 조선족들을 담은 엄상빈 작가의 ‘두만강을 건너간 사람들’, 2부는 휴전선 인근 지역을 촬영해온 하춘근 작가의 ‘DMZ 155마일’이라는 주제로 전시를 했다. 이번 전시는 여성의 성에 대한 문제를 작가는 어떻게 해석하고 있는가를 찾아보고자 애썼다. 성매매 여성도 우리와 똑같은 사람으로, 마음 아픈 현실이자 삶의 한 단면이다. 의외로 이분들이 담담한 삶을 살아가고 있고, 노동의 시장에서도 소수적인 성격을 띠고 있다. 우리가 다른 각도에서 새롭게 봐야하지 않나 싶다.”

장용근 작가는 1996년 첫 개인전을 시작으로, 15회의 개인전과 50여회의 그룹전에 참여했다. 사진을 찍은 지 20년이 넘었다. 그의 작품은 서울시립미술관, 대구미술관, 상하이현대미술관, 일민미술관, 경북대미술관 등에 소장되어 있다. 도시문제나 사회적인 현상, 문화에 관심이 많고 서울, 대구, 상해 등지에서 도시 관련 작업들을 계속하고 있다. 작가는 “이제까지 성을 파는 여성에 주목했는데, 앞으로는 성을 사는 사람들을 보여주고 싶다. 지금 설득 작업을 하고 있는데 쉽지 않다”고 밝혔다.

전시는 6월 24일까지 계속된다. 9월과 10월에는 조각가들이 찍은 사진전을, 11월과 12월에는 생활폐기물로 그린 회화작품전을 열 계획이다. 장 작가의 ‘꽃잎’ 시리즈도 레스토랑 피노에서 볼 수 있다. 문의 010-5290-5904

 

장용근 작가의 사진전이 열리고 있는 애니꼴 전경 (사진=장용근)

 

아트스페이스 애니꼴에서 전시중인 장용근 사진작가

 

정미경 기자  gracesophi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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