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주 미메시스 아트뮤지엄 ‘BOOK+IMAGE7: before reading’

‘건축의 시인’ 알바루 시자 설계
2030세대 소설과 그림의 만남
작가 9인 개성 넘치는 작품 감상

 

미메시스 아트 뮤지엄 전경 (photographed by Fernando Guerra ⓒ Openbooks.)

[고양신문] 파주 출판단지에 위치한 미메시스 아트 뮤지엄 1층에서는 책과 그림이 함께 어우러진 전시가 열리고 있다. 4월 28일부터 시작된 ‘BOOK+IMAGE7: before reading’전으로, 미메시스 출판사에서 출간한 ‘그래픽 노블’과 ‘테이크 아웃’ 소설의 이미지들을 만날 수 있다.

테이크 아웃은 2030세대를 대표하는 소설가와 일러스트레이터가 만나 출판된 단편 소설 시리즈다. 포켓북 형태로 크기가 작고 두께가 얇아 휴대가 간편하고 단시간에 읽을 수 있다. 권신홍, 김혜리, 노상호, 람한, 무나씨, 박혜미 등 젊은 소설가 20인과 일러스트레이터 20인이 동참했다. 이와 함께 바스티앙 비베스, 브레흐트 에번스, 크레이그 톰슨, 리처드 맥과이어 같은 그래픽 노블 작가들의 책과 그림도 전시 중이다. 그래픽 노블은 문자와 그림으로 표현된 서사로, 만화와 소설의 중간형식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화려하고 이색적인 그림과 책들이 어우러져 특별한 느낌을 준다.

자연광의 변화에 따라 작품이 달라 보이는 3층 전시장에서는 그동안 미메시스에서 전시했던 작가 9인의 작품 중에서 ‘색’을 주제로 표현한 작품들을 선별해 전시하고 있다. 고낙범, 김일화, 김태호, 이세현, 이지영, 정병례, 정직성, 마리오 로페즈, 테르예 리스버그의 작품이다.
 

미메시스 아트 뮤지엄 1층 'BOOK + IMAGE7' 전시를 설명중인 도슨트와 관람자들


3층에 들어서면 중앙에 옅은 핑크색의 커다란 액자 2개가 걸려있다. 마치 빈 캔버스를 걸어놓은 듯해 무심코 지나칠 수도 있다. 절제된 색과 형태를 통해 철학과 종교, 자신의 경험을 작품에 녹여내고 있는 김태호 작가의 작품들이다. 그는 “눈에 보이는 모든 것은 언젠가 결국 사라진다. 사라지는 순간이나 존재하는 순간이 아름답다는 정도가 갖는 선호도의 차이일 뿐, 그 외엔 아무 의미도 없다. 저는 관객이 눈 덮인 풍경을 바라보듯, 제 작품을 멍하니 바라보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사회 제도에 길들여진 인간상을 동물원에 비유해 그린 이지영 작가의 ‘인물원’ 연작도 생각거리를 준다. 연필로 표현한 ‘인물원’ 속 풍경은 자연의 것이 아니라 동물원에 놓여 있는 인공적인 것을 보여 준다. 작품 속 인물들은 모두 다 수영복을 입고 있다. 개성 없고 획일화된 군중을 보는 것 같다. 동물원을 보면서 사실은 본인도 사회라는 곳에 갇혀 있다는 생각을 떠올렸다는 이 작가. 누가 정한 것도 아닌데 호수 공원에서 한 방향으로 산책하고 있는 사람들 모습을 그린 ‘어떤 공동체’는 씁쓸한 웃음을 자아내기도 한다.

어렸을 때 본 거제의 섬과 군대에서 본 DMZ의 풍경을 붉은 색으로 표현한 이세현 작가의 ‘붉은 산수’도 강렬하다. 붓이 아닌 실크스크린용 스퀴지를 사용해 거친 물감의 흔적을 화폭에 담은 제여란 작가의 회색빛 작품은 역동적이다. 시간별로 전문 도슨트가 작품에 대한 설명을 들려준다. 전시는 6월 24일까지 계속된다.
 

3층에 전시중인 이지영 작가의 작품


2층에서는 알바루 시자의 뮤지엄 습작부터, 입체 건축물 모형, 그가 작업하는 모습을 담아놓은 사진들을 감상할 수 있다. 1층에는 책으로 꾸며진 열린책들 북카페와 아트숍이 있어 음료를 마시며 휴식을 취할 수도 있어 좋다.

전시 외에, ‘건축의 시인’이라 불리는 포르투갈의 건축가 알바루 시자가 설계한 미술관 건물 자체를 감상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아름다운 곡선으로 만들어진 백색 건물은 건축학도들이 일부러 찾는 곳이기도 하다. 인공조명을 최소화하고, 은은하고 차분한 자연광을 극대화했다. 덕분에 시시때때로 변하는 자연광의 향연을 볼 수 있다.


주소 : 파주시 문발로 253
문의 : 031-955-4100

 

미메시스 1층 북카페

 

BOOK + IMAGE7 전시 모습

 

색을 주제로 전시중인 미메시스 3층 전시장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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