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시 청소년시설 탐방> 일산서구 청소년수련관

(왼쪽부터) 일산서구 청소년수련관 청소년 운영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오마중 2학년 이수안, 김윤지 청소년..

춤 노래 스포츠 공부 뭐든 OK
스스로 만드는 프로그램 강화
결과보다 과정이 좋으면 만족
참여 통해 민주시민으로 성장

청소년들에게 최고의 공간은 어떤 곳일까. 어른들 잔소리 없는 곳? 친구들끼리만 마음 놓고 안전하게 놀 수 있는 곳? 무엇보다 집이랑 가깝고 언제든 열려있는 곳이라면 더 좋지 않을까. 고양시에 이런 곳이 있다. 각 구별로 1개씩 있는 ‘청소년수련관’이다. 이미 이용하고 있는 청소년들에게는 ‘학교 앞에서 피켓 들고 홍보하고 싶을 정도'로 좋은 청소년 공간들이다. 이번 호를 시작으로 고양시 청소년 공간들을 소개한다.

[고양신문] 수련관 3곳 중 가장 최근에 만들어진 최신식 건물이 ‘일산서구 청소년수련관’이다.  

후곡 학원가 인근(후곡성당 옆)에 자리한 일산서구 수련관은 작년 7월 문을 열었기 때문에 아직 홍보가 필요한 곳 중 하나다. 하지만 웅장하고 멋있는 외관, 26개나 되는 다양한 공간들 때문에 이미 경험해본 청소년들 사이에선 핫한 곳으로 입소문이 났다.

22일 취재를 위해 찾은 수련관엔 교복을 입은 학생들로 복도가 붐볐다. 엘리베이터에 함께 탄 청소년들. 문이 열리자 이들이 곧장 달려간 곳은 직원들이 일하는 수련관 사무실이다. 권위적인 학교 교무실과는 전혀 다른 느낌의 사무공간을 청소년들이 안방처럼 드나들며 활동가들과 교감하고 있었다. 이곳에서 일하는 활동가들은 모두 고양시청소년재단 소속으로 수련관 관리와 프로그램 운영을 돕고 있다.

“우리 사무실은 다른 곳과 달리 문턱이 아주 낮아요. 시설의 주인공이 청소년들인데, 우리를 만나는데 쭈뼛거리며 안 되잖아요. 언제든 소통하고 스스로 활동할 수 있게 돕는 것이 우리의 역할입니다. 사무실을 워낙 편하게 생각하다보니 친구들이 숨바꼭질할 때 저희들 책상 밑에 숨더라고요.(웃음)” - 송병준 청소년활동가

일산서구 청소년수련관

수련관과 같은 청소년 시설은 대부분 ‘청소년 운영위원회’가 설치·운영돼야한다. 이곳에서도 10명이 넘는 청소년들이 운영위에 참가하고 있다. 이중 가장 적극적인 활동을 하고 있는 오마중 2학년의 이수안, 김윤지 양은 “수련관에서 다양한 활동을 하면서 활력을 느끼게 됐다”고 말했다. 가장 만족하는 점은 ‘청소년들이 의견을 내고 그것을 직접 실행할 수 있다는 점’이다. 

“학교에서도 학원에서도 저희들이 주체가 돼서 활동하는 경우는 없어요.  하지만 이곳에선 우리 아이디어를 지지해주고 더 좋은 방법들을 같이 찾아주죠.” - 이수안(오마중 2년)

이렇게 적극적으로 수련관 운영과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청소년들은 그 만족도가 꽤나 높다. 하지만 새로운 공간이라는 장벽 때문인지 아직까지 수련관을 방문하지 못한 친구들도 많다고 한다. 수련관에 소속돼 있어야만, 또는 특정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사람이어야만 이 공간을 활용할 수 있다는 오해 때문이다.

청소년수련관은 청소년 누구에게나 열려있다. 사실 오후 3시 전까지는 어른들도 휴식공간(3층 ‘쉼’)을 마음대로 쓸 수 있다. 물론 3시부터는 청소년들 전용공간으로 바뀐다. 학생이든 학교 밖 청소년이든 아무나 들어와 쉬었다 갈 수 있는 공간이 수련관이다. 26개나 되는 다양한 공간을 잠깐 빌릴 수도 있다. 요즘 가장 인기 있는 공간은 벽에 거울이 걸려있어 아이돌 그룹의 춤을 연습할 수 있는 거울방(5곳)이다.

“친구들끼리 모여서 놀 수 있는 공간이 별로 없어요. 학원 끝나고 나면 다시 학교 교실에 들어가기엔 늦은 시간이에요. 친구 집에서 놀기도 눈치가 보이고 공간도 좁아요. 그렇다고 놀이터에서 시간을 보내기도 그렇죠. 뭔가를 위해 친구들끼리 모일 수 있는 공간이 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훌륭한 것 같아요.” -김윤지(오마중 2년)

안무연습실(거울방) 외에도 수련관에는 보컬실, 밴드실, 요리실, 쉼터 등을 갖추고 있다. 모여서 회의를 하거나 스터디를 할 수 있는 넓은 탁자가 있는 공간도 7곳이나 된다. 이렇게 좋은 시설들을 갖추고 있음에도 아직 공간에 대한 문턱이 높다는 생각에 청소년들이 직접 수련관을 홍보할 계획도 세웠다.

(왼쪽부터) 송병준 청소년활동가, 오마중 이수안, 김승섭 청소년활동가, 오마중 김윤지.

이수안 학생은 “누구나 와서 혼자 쉴 사람은 쉬고, 춤추고 놀고 싶으면 놀고, 조용히 공부할 사람은 공부도 할 수 있는데 아직 경험하지 못해서 모르는 친구들이 많다”며 “등하교 시간에 학교 앞에서 피켓을 들고 수련관 방문을 권장하는 홍보를 계획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후곡 학원가에 자리한 청소년들의 전용공간인 일산서구 청소년수련관.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것도 좋지만 친한 친구들끼리 가볍게 어떤 공간이 있나 직접 살펴보는 건 어떨까. 그리고 한 가지 더, 주저하지 말고 사무실에 찾아가 궁금한 건 직접 물어보는 걸 권한다. 이곳은 청소년이 주인인 공간이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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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산서구 청소년수련관>
위치 :  일산서구 일산로 586(후곡성당 옆)
규모 :  지상5층, 지하2층
운영시간 :  월~토(9:00~22:00) 일요일(10:00~18:00)
휴관일 :  두 번째 일요일, 법정공휴일
대표전화 :  031-810-4037

 

일산서구 청소년수련관에서 활동 중인 청소년 운영위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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