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인길 개인전 ‘바른소리·세종대왕을 기리며’

6월 18일~7월 14일까지
세종문화회관 한글갤러리 

 

6월 18일 세종문화회관 한글갤러리에서 첫 개인전을 하는 조인길 화가
 


[고양신문] 조인길 화가의 추상화들은 색채와 선이 강렬해 여운이 오래 남는다. 작품들이 어떤 이야기를 담고 있는지 한참을 보게 된다. 그가 6월 18일부터 7월 14일까지 세종문화회관 한글갤러리에서 ‘바른소리·세종대왕을 기리며’라는 제목으로 개인전을 열 예정이다. 세종대왕의 백성에 대한 사랑과 업적을 기리는 전시다. 회화전으로는 화가의 첫 개인전이자, 공모를 통해 선정된 경우여서 의미가 더 크다.

관산동 공릉천 변 자연 속에 위치한 작업실에서 조 화가는 호젓한 물소리와 새소리를 들으며 작업에 집중하고 있다. 이번 개인전에는 40점 정도의 그림을 전시할 예정이다.
 

'오방 아리랑' (사진=조인길)


‘바른소리’라는 전시명은 ‘백성을 가르치는 바른소리’를 뜻하는 훈민정음에 뿌리를 두고 있다. 각각의 작품을 통해 세종대왕의 업적을 자세히 들여다보고 당대와 후손에게 미친 긍정적이고 초월적인 의미를 기리고자 했다. 또한 이 시대에 바른소리란 무엇인지 고민해 볼 수 있는 실마리를 제공하고자 했다.

그는 오랜 시간 흙과 불을 친구삼아 창작 활동을 해온 도예가다. 스승에게 기술을 배우는 ‘전승자기’의 맥을 잇는 몇 안 되는 고수 중의 한 사람이었던 그는 1989년 대형 교통사고로 오른팔 수술을 3번이나 했다. 이때 도예를 중단하고 색채의 파장과 움직임에 집중해 서양화를 그리기 시작했다. 도자기에도 그림을 그렸었기 때문에 그리 힘들지는 않았다. 그림 속에 추상적인 흘림과 맺힘, 번짐으로 아름다움을 말하고, 강렬함과 날카로움으로 속세의 부조리함을 표현했다. 또한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고 보듬는, 평화롭고 깨끗한 지구가 다음 세대에게 전해지길 바라며 붓을 잡고 있다.

‘100일간의 휴가’라는 작품은 밝게 떠오른 보름달을 보며 기도를 하는 듯한 몽환적인 느낌의 그림이다. 세종대왕이 지방 관비에게 내린 100일간의 출산휴가를 모티브로 삼아 그린 작품이다. 그 시간을 통해 건강하고 튼튼하게 자랄 수 있었던 후손들의 행복을 표현했다. 그는 그림에 대한 뚜렷한 철학을 갖고 있다.

“그림을 그릴 때 작가는 작품 속에 시대정신을 담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미술이라함은 먼저 아름다움을 담아야 하기 때문에 일단 색채도 아름다워야 하고 보는 사람도 아름답다고 느껴야 해요. 그 다음에 작가의 생각을 넣어야 합니다.”
 

'별이 흘러 간다' (사진=조인길)

 

그는 몇해 전 광화문 촛불집회에도 빠지지 않고 매번 참석했고 그 느낌을 그림으로 남겼다. 세월호 참사와 남북통일을 기원하는 그림도 많다. 술을 많이 마시는 날이면 ‘우리의 소원은 통일’이라는 노래를 부르곤 한다는 그는 그 소망을 ‘통일의 열망’이라는 작품에 담았다. 그림에는 지구상에 마지막 남은 분단의 벽을 표현했다. 캔버스 위에 장식한 철조망은 파주 인근 서부전선 비무장지대에서 노후한 것을 교체할 때 구해와 상징화시킨 것이다.

 

추상화 뿐만 아니라 극사실주의 그림, 한국적인 그림, 색채의 번짐 기법을 활용한 그림도 눈에 띈다. 앞으로 해외전시를 계획 중이고, 개성공단에서 문화예술 아카데미를 운영할 예정이다.

조 화가는 2018년 계간지 『푸른문학사』에 시로 등단한 시인이기도 하다. 한국자연예술문화단체총연합회 회장직도 맡고 있는 그는 “고양시와 파주시에는 예술인들이 많고, 비어있는 군부대도 많다”면서 “시에서 그곳을 예술인들이 작업실이나 교육 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게 해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흙과 불' (사진=조인길)

 

통일에 대한 소망을 담은 '통일의 열망' (사진=조인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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