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시정연구원 개원2주년 학술세미나> 고양시 50플러스 세대 위한 지원 플랫폼 구축방안 연구

'인생 후반전' 고양시 50플러스 세대 위한 지원 플랫폼 구축방안 연구

고령화 가속, 부양의식 최하위
사회적 부담 증가 필연적 결과
은퇴 후의 삶 사회적 대책 중요
조례 제정, 지원센터 구축 필요

 

 ▲ 고양시의 고령화 속도는 세계 최고 수준이다.

 

[고양신문] 고령화 사회에 접어들면서 50플러스 세대에 대한 관심이 부쩍 높아졌다. 노인(65세 이상) 세대 진입 바로 전 단계인 장년층(50~64세)을 뜻하는 ‘50플러스’는 은퇴 이후의 삶, 즉 ‘인생 후반전’을 준비하는 단계를 말한다.

100세 시대를 살아가는 요즘, 장년층은 부모와 자녀를 동시에 부양해야 하는 부담을 지닌 채, 한편으로는 자신의 남은 인생을 어떻게 살아갈지도 고민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기대수명이 증가하면서 남은 인생도 앞으로 50여 년, 결코 만만치 않은 시간이다. 살아온 날만큼 삶을 이어가야 하지만 이제는 은퇴해야 할 시기가 다가왔다. 이들에게 지자체 차원의 체계적인 지원이 필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국내에서 50플러스 세대에 대한 지원을 선도적으로 시작한 지자체는 바로 서울이다. 서울은 2016년 50플러스재단을 설립해 다양한 사업을 지원하고 있다. 서울뿐 아니라 전국의 23개 기초자치단체가 ‘중장년 생애 재설계(인생이모작) 지원에 관한 조례’를 제정했다. 불행히도 고양시는 23개 지자체에 속하지 못했다. 50플러스 세대에 대한 지원이 미흡한 수준이란 얘기다.

고양시정연구원은 지난 29일 개원 2주년 기념 학술세미나에서 ‘고양시 50플러스 세대 지원 플랫폼 구축방안’을 발표했다.

이날 주제발표를 한 문정화 고양시정연구원 연구위원은 고양시 50플러스 세대의 인구 구조와 특징, 생활실태 등을 파악하고 타 지자체의 사례를 통해 고양시가 앞으로 추진해야할 지원센터(플랫폼) 구축방안에 대해 상세히 제안했다.

 

▲ 한국은 젊은이들이 부모를 모셔야 한다는 '부양의식'이 세계 최하위 수준이다.


[고양신문] 문정화 고양시정연구원 연구위원에 따르면 고양시는 세계 최고의 고령화 속도를 나타내는 한국 내에서도 매우 빠르게 진행되는 편에 속했다.

65세 이상 노인인구 비중이 7%(고령화사회)에서 20%(초고령사회)까지 도달하는 시간이 고양시는 23년이 걸릴 예정이다(전국평균 25년). 미국과 유럽의 초고령사회 도달 시간이 70~80년 이상 걸린 것과 비교해 큰 차이를 보이고 있는 것. 그만큼 초고령사회를 준비할 수 있는 시간이 부족할 수밖에 없다.

고령화 속도가 이렇게 높게 나타나고 있지만 노인부양에 대한 인식은 오히려 매우 비관적인 상황이다. ‘젊은이들이 노인(부모나 친척)을 돌봐야 한다’는 항목에서 한국과 일본은 ‘부양의식 최하위권’을 기록했다. 한국은 30개 국 중 28위였다. 가족이 노인 부양을 꺼리는 이상 사회적 부담은 앞으로 더욱 증가할 수밖에 없다.

 

▲ 문정화 고양시정연구원 연구위원.


고양시 4명 중 한 명은 ‘장년층’

전국적으로 50플러스 세대는 전체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특히 고양시는 전체 인구(약 104만 명) 중 약 25만 명(23.7%)이 50플러스 세대인 것으로 나타났다. 타 지자체에 비해 그 비중이 상당히 높은 편이다(용인시 19.6%).

고양시 50플러스 세대는 점차 증가해 2023년 25.6%로 정점을 찍고, 2035년 약 23%로 감소할 것으로 예측되지만, 상당히 오랜 기간 20% 이상을 유지할 것이 예상되기 때문에 이에 대한 지자체의 대응이 필요한 실정이다.

 

▲ 고양시 50플러스 세대의 대졸 이상 비율은 전국 최고 수준이다.


학력·재산·건강 등 역량 매우 좋아

고양시 50플러스 세대는 수도권 평균과 비교해 매우 다른 성격을 보이고 있다. 교육 수준은 전국 최고 수준으로 타 지자체를 압도한다. 전문대졸 이상 비율을 살펴보면 서울과 경기도(29.9%)는 물론 가장 높은 수준을 보이는 성남(41.6%)보다도 고양시(47.5%)가 큰 차이로 높은 비율을 나타내고 있다.

학력뿐 아니라 가구 자산과 월평균 임금도 타 지역에 비해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문정화 연구위원은 “고양시 장년층의 특징은 학력, 재산, 건강, 사회공헌 의지 등이 모두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며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기회만 제공된다면 스스로의 삶을 충분히 개척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사회적 기여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 고양시 50플러스 세대의 고용 현황.


고용률, 배우자 만족도 낮아

고양시 50플러스 세대의 역량이 좋은 것은 사실이지만 불안정성도 가지고 있다. 고양시 장년층은 고용의 질이 좋은 대신 고용률은 매우 낮았다. 즉 비경제활동 인구가 많다는 뜻이다.

자녀에 대한 경제적 부담도 꽤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응답자의 45.8%가 자녀교육비가 부담된다고 답했고, 63.4%는 자녀정착금이 부담된다고 답했다. 여기에 부모 부양에 대한 부담도 가지고 있었다.

노후를 함께 보내야할 배우자와의 관계 만족도는 매우 낮았다. 가족관계에 대한 만족도 질문에서 배우자에 대한 만족도는 최하 점수가 나왔다. 성평등 의식은 높으나 여전히 가사는 여성이 전적으로 책임지는 가정도 많았다.  


인생 후반기 지원센터 마련하자

문 연구위원은 “50플러스 세대 지원에 대한 당위성은 충분히 공감할 수 있을 것”이라며 “지원센터 형태의 플랫폼을 구축하기 위해서는 ‘(가칭)고양시 50+세대 지원에 관한 조례’를 제정하고, 조례에 센터 설치와 운영에 관한 사항들을 포함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끝으로 그는 “고양시는 장년층의 인적 자원을 충분히 활용하는 것만으로도 지역사회 복지증진을 꾀할 만큼 세대의 역량이 뛰어난 것으로 확인됐다”며 “다양한 정보와 공간을 제공할 수 있는 지원센터가 마련돼야만 급속한 고령화로 인한 고양시의 사회적 문제를 예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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