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중희 보좌관 이윤승 의장에 막말

시의회 민주당 의원들 의총서
"시장 인사권 존중하자" 결론
민주당끼리 대립 '봉합에 초점'
의장, 막말당하고도 비판받아
홍 보좌관 잇단 막말 물의로
이 시장 인사에 부담만 가중

 

[고양신문] 최근 이재준 고양시장의 최측근인 대외협력보좌관(3급)이 이윤승 시의회 의장에게 모욕적인 발언을 한 것을 두고 의회와 집행부가 대립하고 있다. 홍 보좌관이 자신의 거취 문제와 관련해 이윤승 의장이 이재준 시장에게 사퇴를 거론한 것에 반발하면서 전화와 문자로 막말을 한 것.

이에 시의회 각 당 대표들은 보좌관의 이번 막말과 그간의 크고 작은 돌출행위에 대해 비난하면서 거듭 시장을 만나 사퇴를 촉구하고 나섰다. 하지만 막말 사건과 관련해 민주당 내에서는 의장(민주당)이 당 내 의견을 조율하지 않은 채 한국당을 끌어들여 보좌관 사퇴를 요구한 것은 조금은 성급한 판단이었다며, 의장의 대응에 대해서도 비판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복수의 민주당 관계자들에 따르면 홍 보좌관의 언행은 분명 지탄 받아야 할 행동이라면서도 같은 민주당인 이재준 시장의 측근 인사권에 대해서는 존중해 주자는 의견이 더 강했다.

3일 열린 시의회 민주당 의총에서 논의된 바에 따르면 같은 당(민주당)인 이윤승 의장이 이재준 시장과 협치하는 모습을 보이진 못할망정, 적어도 시장의 인사권 정도는 존중해 줘야한다는 것이 민주당 의원들 다수의 의견이었다. 결과적으로 의회 다수당인 민주당과 이재준 시장이 이 사건으로 크게 대립각을 세우게 됐는데, 그 책임은 이윤승 의장과 김운남 민주당 당 대표가 막말 사건을 너무 확대시켰기 때문이라는 주장이다.

홍중희 대외협력보좌관의 막말 사건은 지난달 28일 불거졌다. 홍 보좌관이 이윤승 의장에게 전화로 자신의 거취문제에 대해 의회가 관여하지 말아달라는 뜻을 전하며 모욕적인 발언을 했고, 이후 이 의장은 3당 대표(민주당 김운남, 한국당 심홍순, 정의당 박시동)를 불러 자신을 모욕한 것은 시의회 전체를 모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공감한 3당 대표는 이재준 시장을 항의 방문해 공식적으로 홍 보좌관의 사퇴를 촉구했다.

그런데 이 사건은 결국에는 같은 민주당끼리(집행부와 시의회) 충돌하는 모양새가 됐고, 또한 이윤승 의장이 작년부터 홍 보좌관에 대한 채용비리 의혹을 제기했던 한국당과 뜻을 같이 한 것을 두고 민주당을 배신한 행위, 즉 해당행위(당원이 소속 정당에 해를 입히는 행위) 아니냐는 비난까지 받게 됐다.

실제로 3일 열린 민주당 의총에서 이 문제가 주요 안건으로 논의됐는데, 이날 합의된 내용은 ▲첫째, 홍 보좌관의 자격검증을 위해 위원회를 구성하는 방안은 앞으로 논의하지 않는다. ▲둘째, 의장에 대한 홍 보좌관의 막말에 대해서는 의장이 직접 사안의 해결방법과 수준을 결정토록 한다였다. 내용을 풀이하면, 홍 보좌관의 사퇴 요구는 더 이상 하지 않기로 하고, 의장이 개인적으로 사과를 받는 것으로 마무리하자는 얘기다.

복수의 관계자에 따르면 민주당 의총이 진행되는 동안 일부 의원들은 목소리를 높이며 의장이 이재준 시장의 인사권을 흔든 것은 문제가 있다며 크게 반발했다. 또한 이렇게 의원들이 강하게 반발하자 이 의장은 의총이 끝나기 전에 자리를 뜬 것으로 전해진다.

민주당의 한 의원은 “의장이 모멸감을 느꼈다는 점은 충분히 이해된다. 또 의장으로서 의회를 무시했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당 내에서 먼저 충분히 논의가 된 후에 움직였더라면 반발이 없었을 것이다. 김운남 당 대표와 이윤승 의장이 너무 감정적으로 대처한 것 같다”라며 아쉬움을 표했다.

또 다른 민주당 의원은 “홍 보좌관을 내치려 했던 쪽은 원래 한국당이었는데, 왜 우리가 이에 보조를 맞춰주는 것인지 모르겠다. 그간 홍중희씨의 태도에는 분명 문제가 있지만, 시의회 민주당 입장에선 적어도 이재준 시장의 인사권은 존중해주자는 것이 이번 의총에서 합의된 결론”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의총에서 이번 사건을 봉합하는 취지의 결정이 내려졌지만, 이 의장이 이런 결정을 무시하는 듯한 행동을 하면서 일부 의원들은 또다시 당혹스러워했다. 의총이 끝나고 이 의장은 의장 이름으로 홍 보좌관의 막말을 비판하는 성명서를 내려고 시도했으나, 민주당 의원들은 그 성명서가 의장 이름으로 나간다면 전체 의원이 동의한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며 반대했고, 성명서 발표는 결국 무산됐다.

홍 보좌관의 자격논란에 대해서는 한국당 이홍규 의원을 통해 지난해부터 지속적으로 제기돼왔으며, 한 시민이 국민권익위원회에 채용 의혹을 제기하면서 지난해 11월부터 조사가 시작됐다. 조사는 올해 2월쯤 마무리 됐는데, 몇 가지 지적사항으로 인해 ‘주의 요구’가 있었을 뿐 인사담당자 문책요구나 채용 취소 등의 행정적 처분은 내려지지 않았다.

이번 막말 사건으로 인해 홍 보좌관의 부적격 채용에 대한 의혹제기가 다시 한 번 도마 위에 오르자, 4일 시는 보도자료 형태로 적극 해명에 나섰다. 시 관계자는 “3급 대외협력보좌관은 관련경력 12년 이상이 요구되는 데, 홍 보좌관은 그 자격요건을 채웠다. 이번 조사를 통해 경력증명서와 국민건강보험으로 모든 관련 경력이 다시 한 번 확인된 이상, 홍 보좌관의 채용과 관련해서는 문제가 없음을 거듭 밝힌다”라고 말했다.

민주당 의총은 이재준 시장의 인사권을 존중하고 민주당끼리의 대립을 봉합하는 방향으로 결론을 내려 이 시장에게 힘을 실어줬지만, 홍중희 보좌관의 막말 문제는 여전히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홍중희 보좌관의 막말은 공무원 조직 내에서도 종종 논란이 됐고, 주요 민원과 관련해서도 논란을 불러일으킨 바 있다. 홍 보좌관은 앞으로도 이재준 시장의 인사문제와 관련해 큰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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