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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수한 연잎밥과 향긋한 수제차<맛있는 외출> 밥집 겸 찻집 '수다 스토리'
  • 정미경 기자
  • 승인 2019.06.07 19:39
  • 호수 1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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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갈하고 맛있는 연잎밥


[고양신문] 정갈해 보이면서도 건강한 맛, 엄마의 손맛을 느낄 수 있는 밥상은 언제나 반갑다. 특히 몸이 아플 때는 정성스런 밥 한끼가 마법의 묘약과 같다. 대화동에 위치한 수다스토리(대표 박진숙)는 그에 꼭 맞는 숨겨진 맛집이다. 10년 전부터 밥집이자, 찻집, 문화 사랑방과 평생학습카페로 다양한 활동을 해 온 곳이기도 하다.

소문으로만 듣던 연잎밥을 먹기 위해 미리 예약을 했다. 7개월 전 옮긴 주소를 확인하고 찾아갔다. 자리에 앉으면 내주는 물부터 특별하다. 대추와 감초를 넣고 끓여 식힌 것으로, 순한 향과 부드러운 물맛이 식욕을 돋운다.

잠시 후 깔끔하면서도 소박해 보이는 연잎밥이 나온다. 들깨가루를 넣어 진한 미역국을 먼저 한 술 뜬다. 부드럽고 구수하다. 멸치와 버섯을 넣고 끓여낸 육수에 미역과 들깨가루를 넣고 오랜 시간 끓여서 맛이 깊다. 연잎밥을 펼치면 특유의 향과 함께, 흑미, 밤, 은행, 완두콩, 땅콩, 단호박 등 건강한 재료들이 얹힌 밥이 나온다. 기대한 만큼 적당히 찰지고 맛있다. 열무를 살짝 데쳐 된장에 무쳐낸 나물도 간이 잘 맞는다. 아삭한 오이피클과 깻잎 장아찌, 잘 숙성된 나박 김치, 들깨소스를 뜸뿍 올린 연근과 브로콜리 데침 등 밑반찬도 남김없이 비운다. 불편했던 속도 편하다. 각각의 음식 재료들이 주인장의 손끝을 거쳐 내 몸속에 들어와 좋은 영양소로 변할 것 같은 건강한 맛이다.
 

흑미와 다양한 재료가 들어간 연잎밥


박진숙 대표는 애초 바느질을 좋아해서 이런 공간을 만들었다. 여기에 찻집을 겸했다. 시간과 정성이 들어가는 수제차를 만들다 보니 바느질은 짬짬이 하게 됐다. 이곳으로 이사하기 전에는 30여 평의 넓은 공간에서 퀼트, 자수, 규방공예 강좌를 운영하며 재미있게 놀았다. 이렇게 모인 이들이 먹거리를 원해서 연잎밥을 시작하게 됐다. 지금은 차보다 밥을 찾는 이들이 더 많다.

“조미료를 거의 쓰지 않고 식구들이 먹는 것처럼 만들고 있어요. 특별한 것 보다는 제철 음식을 하려고 애써요. 요즈음 열무에 사포닌 성분이 많아서 열무를 먹으면 좋대요. 고양시 로컬 재료를 많이 이용하고 있는데요. 유기농으로 농사짓는 도시농부들을 많이 알아서 그분들 재료를 쓰려고 노력하고 있죠. 반찬을 할 때는 몸에 좋은 들깨가루를 듬뿍 넣기도 하고요. 저희는 정수기도 없어요.”
 

홍대 함박

 
식사 메뉴는 연잎밥과 홍대 함박, 진숙씨밥, 딱 3가지다. 홍대 함박은 홍대 쪽에서 유명한 함박스테이크를 먹어보고 응용해서 만들었는데 인기가 좋다. 소스와 패티도 직접 다 만든다. 박 대표의 어머니가 요리를 잘하셨던 분이라고 하니 그 영향을 받은 것 같다. 진숙씨밥은 연잎밥 반찬에 찌개나 불고기덮밥, 겨울에는 매생이밥 등 그때 그때 마음대로 식단을 꾸린다. 작은 공간이지만 거의 혼자서 준비해야 하기 때문에 연잎밥과 홍대 함박은 미리 예약을 해야 한다.

“사람들이 이곳을 문화 사랑방이라고들 하는데요. 이왕이면 이곳에서 밥도 차도 즐기면서 드셨으면 좋겠어요. 특히 여성분들이 힐링하는데 수다 만큼 좋은 게 없는데요. 이곳에 오시면 말씀을 잘 안하시던 분들도 잘하세요.”
 

수다스토리 실내 모습

이날 마침 지인과 함께 식사를 하러 온 박채란 작가를 마주쳤다. 이곳에 자주 온다는 그와 자연스레 인사를 나누고 음식 맛을 물었다. “서점에서 작가와의 대화를 마치고 채식을 하는 선생님들께 점심식사를 대접할 일이 있어서 오게 됐는데요. 고기 안드시는 분들을 모시고 갈 곳이 마땅치 않거든요. 이곳에서 연잎밥을 드시고 너무 좋아하셔서 자주 오고 있어요.” 이날 처음 먹어봤다는 홍대 함박도 “너무 맛있다”면서 “고기가 꽉 차 있는 느낌이고, 소스가 달콤하면서도 매콤한 특제 소스여서 어른들 입에 딱 맞는다”고 덧붙였다.

식후에 마시는 시원하고 달달한 단호박식혜도 아주 맛나다. 그 외 대추차와 생강차, 전통차도 있다. 황선미 작가도 단호박식혜를 자주 사간다고 한다. 커피는 머신없이 핸드 드립으로만 내린다. 쥬스류도 모두 수제다. 겨울에는 생강으로 편강도 직접 만들어 판매한다. 매장 바깥부터 안쪽에 초록 식물들과 노란꽃을 피운 화초들이 많아 분위기도 좋다. 박 대표가 직접 바느질 한 소품들과, 옛날 주판, 절구, 책꽂이, 대들보 등으로 꾸민 실내도 아기자기하다. 테이블은 4개밖에 없지만 한꺼번에 최대 25명까지 손님을 받은 적이 있다. 맛있는 유혹에 자주 빠져들 것만 같다.

메뉴 : 연잎밥 1만원, 홍대함박 1만원, 진숙씨밥 8000원, 단호박식혜 5000원
주소 : 일산서구 대화동 2151-4 (설, 추석, 토요일만 휴무, 오전 11시~오후 9시 운영)
문의 : 031-912-6216
 

시원하고 달달한 단호박식혜

 

내부를 꾸민 장식 접시

 

정겹게 꾸민 내부 장식

 

수다스토리 전경

 

밥집, 찻집, 문화 사랑방 '수다스토리'의 박진숙 대표

 

정미경 기자  gracesophi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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