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도식+역세권+20평대’ 장성마을 2단지 591세대 의기투합

일산에서 아파트 리모델링 사업을 처음으로 시도하는 일산서구 대화동 장성마을 2단지. 이 단지는 복도식이고, 전체 세대가 모두 20평 대로 구성돼 있다.

포스코건설과 사업설명회 개최
세대 당 1억5천 분담하면,
20평대에서 30평대 확장하고
전체 세대수도 88세대 증가
분담금 넘는 실거래 이익 예측

[고양신문] 1기 신도시인 일산에서 건물을 새로 짓는 형태의 아파트 리모델링 사업이 처음으로 시작될 예정이다. 과거엔 노후 아파트 단지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재건축만이 유일한 해결책이었지만 이제는 재건축보단 리모델링 사업이 더 각광을 받고 있다. 

고양시에서도 처음으로 리모델링 추진위가 구성된 단지가 있다. 바로 대화역 인근 장성마을 2단지다. 리모델링을 쉽게 표현하면 뼈대만 남겨두고 아파트를 새로 짓는 것인데, 30년 된 노후 아파트 도시인 고양에선 매우 의미 있는 시도라 할 수 있다.

올해 2월 추진위가 구성된 장성2단지는 이달 1일 사업설명회를 가졌다. 사업설명회를 주최한 업체는 국내 리모델링 시공을 주도하고 있는 포스코건설이다. 추진위원회의 요청으로 성사된 이번 사업설명회에는 약 250명의 아파트 주민들이 참석해 성황리에 마무리됐다.


30년 아파트, 리모델링이 해법

아파트 리모델링이란 무엇인가? 먼저 개념부터 잡고 보자. 지은 지 15년 이상 된 아파트는 모두 리모델링 대상에 포함된다. 고양시는 전체 528개 단지 중 87%에 해당하는 460개 단지가 리모델링 대상이다.

리모델링의 사업유형은 크게 유지관리형, 맞춤형, 세대증가형으로 나눌 수 있다. 가장 큰 관심을 받는 것이 ‘세대증가형’인데, 이것이 바로 일반적인 리모델링 사업이다.

세대증가형은 아파트 골조만 남기고 증축과 개축을 하는 것으로 외형과 세대 구조를 놓고 보면 완전히 새롭게 지어진 아파트라고 할 수 있어, 사업을 통해 증가한 세대에 대해서는 신규 아파트 분양가 수준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일산에서 첫 추진위가 구성된 장성2단지도 세대증가형을 준비 중이다.   

세대증가형은 증가한 세대만큼 일반분양이 가능하다. 사업은 기존 가구수의 15% 이내에서 가구수 증가가 가능하다. 15층 이상 아파트는 3개 층까지 수직증축이 가능하고, 14층 이하는 2층까지 증축할 수 있다. 층수만 올릴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아파트의 몸체를 부풀릴 수 있는 수평증축도 가능한데, 85㎡(26평) 이하인 경우엔 전용면적의 40% 이내에 증축을 허용하고 있다(85㎡ 이상은 전용면적 30% 내 증축 허용).

지난 1일 열린 사업설명회 모습, 이날 591세대 중 약 250명의 주민들이 참석했다.


장성2단지가 왜 첫 주자일까

아파트 리모델링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재건축 사업처럼 사업성이 담보돼야 가능하다. 구분소유자 세대당 분담금을 투자해야하기 때문에 사업성이 충분하다고 생각되지 않고서는 조합이 설립되더라도 건설사가 선뜻 나서지 않는 경우도 있다.

다행히 장성2단지의 경우엔 추진위가 구성되기 전인 작년 12월부터 포스코건설이 입주민들과 접촉했고, 이후 6개월이란 짧은 기간에 설명회까지 개최하게 됐다. 이를 두고 추진위 관계자는 빠른 시일 내에 사업설명회를 개최한 것은 시공사 입장에서도 사업성이 충분하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송광섭 장성2단지 추진위원장은 리모델링 사업의 성패를 결정짓는 요인을 크게 3가지로 꼽았다. ▲복도식 아파트 ▲20평대 ▲역세권 등 좋은 입지가 그것이다. 이 세 가지를 모두 충족하는 단지를 일산에서 찾아보기 힘든데 장성2단지가 그 조건에 딱 들어맞는다는 것이다.  

복도식이 유리한 이유는 세대당 전용면적을 손쉽게 늘릴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20평대를 강조한 이유는 리모델링을 통해 20평대를 30평대로 늘리는 게 평당 가격을 생각하면 가장 높은 가격 상승을 노릴 수 있기 때문이다. 송 추진위원장은 “10평이나 30평 이상일 경우 전용면적이 늘어나더라도 가격 상승폭이 크지 않다”며 “현재로선 전 세대가 모두 20평일 때 사업성이 가장 좋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좋은 입지다. 입지가 좋다면 증가 세대분인 일반분양을 주변 새 아파트 시세와 비슷한 가격으로 맞출 수 있기 때문에 높은 분양가를 받음으로써 주민들의 사업비 부담은 더욱 줄어들게 된다. 장성2단지는 3호선 대화역과 가깝고, GTX 킨텍스역과도 근거리에 있기 때문에 현재 높은 가격에 거래되고 있는 킨텍스 신규아파트 만큼이나 인기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총 591가구 6개 동으로 구성된 장성2단지는 80.7㎡(24평형, 300가구), 85.7㎡(26평형, 291가구) 두 가지 타입으로 구성돼 있다. 모두 복도식 3룸 타입으로, 리모델링 시 계단식 30평형 대 아파트로 변신하게 된다. 전체 가구수도 88세대 늘어난다.

단지 내 26평 기준 현재 시세는 3억3000만~3억6000만원 정도. 추진단에 따르면 “세대당 1억5000만원 정도의 분담금을 내고 사업을 완성시켰을 때 현재 시세대로라면 킨텍스 신규아파트 정도인 30평대 약 6억원의 분양가가 예측이 가능하며, 실제 거래가는 8억~9억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송광섭 장성2단지 리모델링사업 추진위원장.

리모델링 사업 조건은?

리모델링 사업의 적용 기준은 15년 이상 된 아파트다. 재건축 요건이 준공 후 30년 이상인 것과 달리 사업조건은 까다롭지 않다. 또한 재건축은 도로, 공원 등의 기부채납 의무가 있지만 리모델링 사업은 기부채납 의무가 없다.

조합설립은 전체 구분소유자의 4분의 3 이상, 동별 구분소유자의 2분의 1 이상의 동의를 얻으면 설립 신청이 가능하다.

리모델링의 사업절차를 살펴보면, 추진위 구성–조합설립-(1차)안전진단–건축심의–사업계획승인–조합 총회를 통한 분담금 확정–이주 및 (2차)안전진단–철거 및 착공–준공 및 조합청산으로 마무리 된다. 원활히 사업이 추진된다면 추진위 구성에서 착공까지 3년, 착공에서 입주까지 3년, 총 6년의 사업기간이 소요된다.

 

고양시 지자체 차원 준비 필요

고양시의 아파트 리모델링 사업은 수도권의 타 지역에 비해 조금은 늦은 감이 있다. 서울과 수도권 남부권에 비해 아파트 가격상승률로 봤을 때 사업성이 상대적으로 떨어졌기 때문이다. 서울은 이미 성공사례도 있을 뿐 아니라 최근까지도 중구, 구로구, 송파구, 강동구 등 4개 자치구 7개 단지를 리모델링 시범단지로 선정해 ‘서울형 리모델링’을 추진하고 있다. 경기도에서는 성남시와 수원시, 안양시, 용인시 등도 시범단지를 선정하거나 기본계획을 수립해 이를 지원하고 있다.

고양시는 리모델링에 있어서는 후발주자다. 작년 5월에서야 아파트 리모델링에 대한 기본계획을 고시했다. 이후 관련 부서는 작년 말까지 관련 지원조례를 만들 계획이었지만 올해까지도 조례가 제정되지 못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지원을 위한 세부 항목을 아직까지 정하지 못한 상황이며, 기금(지원금) 마련에 대한 준비도 아직 덜 됐다”며 “타 지자체의 사례를 면밀히 비교해 준비해 나가겠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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