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빛시론> 김종일

김종일 동화작가, 소설가

[고양신문] 최근 정부는 3기 수도권 신도시 개발 계획을 발표하였다. 이에 신도시로 지정된 시·군의 해당 주민들의 찬반양론이 뜨겁다. 일산의 경우 찬성보다는 반대 여론이 훨씬 우세하다. 서울시의 뛰는 부동산 가격을 잡겠다고 지역 주민의 의견을 무시한 채 일방적으로 지역을 개발하겠다고 발표한 점이 반란의 이유다.

이번 3기 신도시는 서울에서 가까운 것이 특징이다. 서울 접근성을 가장 먼저 고려했기 때문이다. 특히 서울 경계에서 1km 거리인 창릉 신도시 입지가 발표되자 서울에서 대략 10km 떨어진 일산 신도시 주민들의 불만이 폭발했다. 이에 신도시 반대 커뮤니티가 만들어져 회원 6000여 명이 넘는 회원이 가입했다. 이들은 신도시 반대 3차 집회까지 열어 정부의 신도시 발표 반대 성토를 벌였다.

과연 정부의 복안대로 신도시를 개발하면 서울시로 집중되고 있던 인구가 분산되고 뛰고 있는 부동산 가격을 안정시킬 수 있을 것인가?

결론적으로 말하면 그럴 가능성은 아주 적어 보인다. 오히려 지방 인구의 수도권 집중을 가중화해 지방 인구 소멸의 위기를 키우는 부작용으로 나타날 수가 있다.

일산 주민들이 유독 이번 발표에 대하여 예민한 반응을 보이는 것을 집단 이기주의로 볼 것이 아니라 지역 현안으로 보아 경청해야 할 것이다. 주민들의 반대 여론은 서울 강남권 신도시 보다 열악한 사회 및 교통 인프라 문제와 함께 수도권 집값 안정을 위해 일산이 희생양이 되었다는 피해의식까지 겹친 것이다. 그동안 고양시는 일산 신도시 건설 이후 삼송동의 삼송지구, 행신동의 서정지구, 원흥지구, 향동지구 등 많은 택지가 조성되어 아파트 수만 채가 건설되었다. 그런데다 최근 일산 장항동 일대에 예정된 행복주택 6500여 가구, 영상밸리 4000 가구, 킨텍스 주변 9000 가구 등 모두 2만8500 가구가 입주를 기다리고 있다.

특히 일산의 명물인 호수공원 주변으로 최근 고층 아파트들이 대거 건립되었다. 이로 인해 호수 주변 경관은 벌써 나빠지고 있다. 호수공원의 분수대에서 보이던 저녁노을은 이미 인근 주변에 건립된 고층 아파트에 가려져 보이지 않고 있다.

최근 완공되어 분양을 기다리고 있는 고층 아파트는 바로 호수공원 옆에 들어서 장항동의 넓은 들과 한강을 차단했다. 이런 무계획적이고 행정 편의주의 개발로 인해 호수공원은 원래의 빛을 잃고 공원을 찾는 시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이처럼 여기저기 들어서는 아파트 건립은 비록 고양시만의 문제는 아니다. 우리나라 전국 어디에나 천편일률적으로 아파트들이 여기저기 우후죽순 건립되어 있다. 그만큼 아파트는 전 국토를 뒤덮을 만큼 많이 건립되어 있고 현재도 건립되고 있다. 그런데도 계속 아파트를 끊임없이 지어대는 이유는 무슨 이유일까?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다.

그토록 끊임없이 아파트를 지어대는데도 집이 없는 서민들이 많은 이유는 무엇인가? 과연 그 많은 아파트에 실소유자들이 살고 있는 것인가. 필자의 생각은 그렇지 않다. 돈 많은 사람들이 투기 목적으로 아파트를 몇 채씩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공급 부족이 생기는 것이다. 이에 따른 분석과 함께 근본적인 해결책을 마련해야 한다.

그 해결책의 하나가 아파트를 분양 개념에서 임대 개념으로 전환하는 것이다. 그러면 자연히 투기는 없어지고 실수요자는 자기 형편에 맞는 아파트를 임대해 살게 될 것이다. 아파트 건립 역시 최대한 억제해야 한다. 아무데나 마구잡이로 지어대는 아파트로 말미암아 환경과 경관을 해치는 것은 물론 자연 생태계가 망가지고 있다. 정책 당국자들과 건설회사는 이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저작권자 © 고양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