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숙 낙원농장 대표

[고양신문] 이숙(59세) 낙원농장 대표는 브로콜리 농사 덕분에 ‘마음의 감기’라고 불리는 우울증을 날려버렸다. 이 대표는 일산 신도시에 13년간 살다가 연로하신 부모님과 함께 살기 위해 남편 고향인 식사동으로 옮겨왔다. 그러다 5년 전 로컬푸드직매장이 생기면서 또 다른 꿈을 꾸게 됐다. 조상 대대로 내려오는 식사동 견달산 자락 땅에서 식구들 먹을 것만 농사 짓다가 로컬푸드직매장으로 출하할 농작물을 생각하게 된 것이다. 이미 2010년 농업기술센터 유기농 자격증반에서 공부했던 기본 교육을 바탕으로 특색 있는 작물을 떠올렸는데 바로 브로콜리였다.

이후 1000여 평에 브로콜리를 비롯해 양배추, 찰옥수수 등을 혼자 재배하면서 밥 먹는 것, 휴식하는 것, 잠자는 것도 잊고 농사짓는 재미에 푹 빠졌다.

이 대표는 “로컬푸드직매장에서 판매하는 작물이 다양하지 않을 시기엔 오전 6시30분에 진열해둔 브로콜리가 오전 11시쯤이면 다 떨어진다”며 “직매장에 브로콜리를 다시채우러 가져갈 때 신바람이 절로 난다”고 흐뭇해 했다.

애써 키운 농작물을 소비자가 알아주고 찾아주면 고단함도 모를 정도로 환희를 느꼈다. 그 무렵 친정엄마를 여의고 우울증이 왔는데, 작물재배에 온통 신경을 쏟은 덕분으로 금세 벗어날 수 있었다.

특히 브로콜리는 타임지가 선정한 세계 10대 푸드 중 하나여서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다. 브로콜리는 탐스러운 꽃송이와 꽃줄기까지 섭취할 수 있다. 식이섬유가 풍부해 체중감량에도 도움이 된다. 식감이 담백하고 아삭해 샐러드, 무침, 볶음, 수프, 죽, 피클 등으로 먹어도 좋다. 하지만 재배법이 까다롭다.

이 대표는 미생물과 광합성으로 1년 동안 충분히 발효된 퇴비 등을 넣어서 땅을 건강하게 만들었다. 이러한 기초가 튼튼한 토양에서 브로콜리, 돌미나리, 청양고추, 양배추 등 12여 가지 농작물을 튼실하게 재배해 로컬푸드직매장으로 출하한다.

이 대표는 “자영업 하는 남편이 틈날 때면 농기계 다루는 일을 도와주고, 삼송 사는 큰언니는 수시로 와서 반찬을 만들어줘 많은 도움이 된다”면서, “지난 3년간 수익이 아주 좋았다”고 자랑했다. 이어 “농가들이 유행하는 작물을 따라 하기보다는 새로운 작물을 개발해 심어야지 서로 상생할 수 있다”며 “현재 특용작물을 시험재배 중인데 기회가 되면 스마트팜 농장에 도전하고 싶다”는 바람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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