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경제포럼 ‘창릉 3기 신도시 과제와 해법’

고양시 경제인들과 시정 담당자들의 소통의 장 역할을 하고 있는 고양경제포럼이 지난 12일 ‘창릉 3기 신도시’를 주제로 6월 모임을 열었다.
이영아 고양신문 대표, 이재준 고양시장, 송규근 고양시의원, 김준우 시정연구원 연구원이 차례로 마이크를 잡은 이날 포럼은 고양시에 던져진 가장 뜨거운 이슈를 다룬 만큼 전례 없는 관심과 열기 속에서 진행됐다.

 

 

고양시가 얻어낼 것 냉정하게 질문해야

 

가장 먼저 이영아 고양신문 대표가 창릉 3기 신도시와 관련한 국토부와 고양시의 발표 내용을 요약했다. 이 대표는 “1989년 일산신도시 발표가 많은 저항과 희생을 야기했지만, 특례시를 바라보는 인구 100만 대도시 발전의 기회가 되기도 했다”고 평한 후 “정확히 30년 만에 재현된 창릉 3기 신도시는 또 다른 변화의 기점이 될 것”이라며 신도시 발표의 맥락을 거시적 안목으로 짚었다.

또한 “30년 나이를 먹은 일산신도시가 도시 리뉴얼에 대한 고민을 시작하는 시점에서 3기 신도시 발표를 접하게 돼 반발 분위기가 거세진 것 같다”고 진단했다. 이어 “주택공급에만 초점이 맞춰져 도시기능 불균형을 초래하는 택지개발과 달리 신도시개발은 녹지와 자족시설이 함께 들어오고, 정부를 상대로 고양시가 얻어낼 것을 요구하는 기회가 된다”면서 “우리가 어떤 선택을 해야 하는가를 냉정하게 질문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고양시 다양한 요구 동시다발 분출

3기 신도시 발표와 관련해 공개 석상에서 처음으로 시민들과 만난 이재준 시장은 3기 신도시 개발과 연계한 협상 전후를 비교하며 고양시가 적지 않은 이익을 확보했음을 설명했다.

구체적으로 교통대책으로는 고양선 전철 및 광역도로 신설, BRT·서울간선도로 입체화, 일산2호선 고양연장, 3호선 파주 연장, 경의선 증량, GTX 조기 우선개통 등을 짚었고, 1차 판교 신도시의 2.5배에 이른 자족용지와 서울숲 2배 규모의 공원녹지를 확보했다고 밝혔다.

또한 경기북부테크노밸리에 고양도시관리공사가 현금출자를 통해 최초로 개발사업에 참여하며, 킨텍스 주변에 공항터미널과 면세점 입점이 조만간 발표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또한 일산신도시의 노후 대책과 관련해서는 우선적으로 엘리베이터와 상수관 등의 리뉴얼 비용을 일부 지원하고 있다고 밝힌 후, 긴 안목으로 다양한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시장은 “일산신도시 뿐 아니라 식사, 도래울, 향동 등 여러 곳에서 다양한 요구가 분출하는 것은 그동안의 도시계획이 촘촘하지 못했다는 방증”이라고 인정한 후 “고양시 전체의 이익을 하나라도 더 확보하는 일에 함께 힘을 보태달라”고 요청했다.
 

3기 신도시 개발과 연계한 협상 성과와 과제를 설명하고 있는 이재준 고양시장.

 

덕양 균형 발전은 고양시 오랜 과제

창릉 신도시 지정지구가 지역구인 송규근 고양시의원(더불어민주당)은 그동안 일산에 가려졌던 덕양지역 주민들의 상대적 박탈감을 조심스럽게 전하며 “일산과 덕양의 균형발전은 고양시의 오래 묵은 체증이었다는 사실을 상기해달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이번 문제가 결코 일산과 덕양의 민-민 갈등으로 확산되지 않아야 한다”고 강조한 후 “일어나지 않은 일에 대해 성급하게 걱정과 두려움을 스스로 만들어내지 말았으면 한다”는 바람을 전했다.

송 의원은 “교통망 확충을 비롯해 고양시 전체의 미래 비전을 담은 대표발의한 상태”라고 밝혔다. 이어 “판교가 조성되며 1기 신도시 분당과 시너지를 만들어냈다”면서 “창릉신도시가 1기 신도시의 미진한 부분을 견인하며 도시 전체의 발전에 속도감을 부여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덕양과 일산의 균형 발전 과제를 짚은 송규근 고양시의원.

 

각각의 정체성과 문화 만들어가야

마지막 발표를 한 고양시정연구원 김준우 연구원은 “그린벨트 지역의 신도시 개발은 중앙정부만 할 수 있는 것”이라고 전제한 후 “기대와 우려가 공존하지만, 3기 창릉 신도시가 도시 균형개발 측면에서 원흥, 삼송, 향동, 화정을 묶어내는 시너지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한다”는 의견을 표했다.

협상에 대해서도 “창릉 신도는 신도시 개발 역사상 가장 높은 자족기능 비율을 확보했고, 신규 지하철 노선까지 받아냈다”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는 “고양시 전체가 개발의 요구에 직면하고 있는 상황에서, 민간이 주체가 되는 개발보다는 정부의 계획에 의한 개발안을 받아들이는 게 현명하다”고 말했다.

창릉 신도시에 들어서게 될 자족시설에 대해서는 “산업적 기능을 적극적으로 넣는 정공법이 해법”이라고 진단하며, 고양시 전체의 이익을 창출하는 배후 산업단지로 육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연구원은 ‘3기 신도시는 일산신도시의 사망 선고’라는 반대 측의 캐치프레이즈에 대해 “성급한 판단을 자제하고 싶다”며 “일산신도시가 지나온 30년은 어디에서도 따라올 수 없는 높은 문화를 축적한 시기”라고 평가했다. 그는 “이웃이 좋아지면 우리가 피해를 본다는 시각으로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면서 “창릉신도시가 개발되는 기간 동안 일산신도시가 새롭게 변모하고 균형을 맞추는 시간으로 만들어가자”고 주문했다. 김 연구원은 “일산과 덕양, 신도시와 원도심이 각각의 문화와 정체성을 가지고 함께 공존하는 사회를 만들어가자”며 “이를 위해서는 토론회 등 지속적인 만남의 자리가 마련돼야 할 것”이라는 바람을 밝혔다.
 

창릉 신도시 자족기능에 대한 적극적 설계를 주문한 고양시정연구원 김준우 연구원.

 

독립 기반 확보 위해 “사생결단 각오 보여달라”

이어진 토론 시간에는 기업인들의 다양한 목소리가 표출됐다. 배광학 메디닥스 대표는 “현재의 협상안에 자족하는 것 같아 실망스럽다. 산업과 교통 측면에서 고양시가 독립적 기반 확보대책을 따낼 수 있도록 사생결단의 각오를 보여달라”고 촉구했다.

김진백 지역경제살리기조합 대표는 “일산과 덕양의 연결고리인 대곡역 주변 개발을 촉진해 양쪽이 함께 만족할 수 있는 첨단 산업단지를 조성하자”는 아이디어를 제시하기도 했다.

이상헌 고양시기업경제인협의회 회장은 “기존의 계획들이 시간을 끌며 속도를 못 내고 있는 상황에서 새로운 계획이 추가돼 힘을 분산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일산에 들어설 경기북부 테크노밸리의 조속한 추진을 요구했다.

일부 참석자들은 새로운 산업단지 유치에 앞서 기존의 기업들의 환경을 돌볼 것을 강하게 주문하기도 했다. 특히 가장 많은 기업이 몰려 있는 장항1동 인쇄단지가 20년 가까이 교통여건 등의 숙원사업을 해결하지 못하고 있는 현실을 토로했다.

이에 대해 이재준 시장은 “고양시가 과밀억제권에 묶여 산업단지와 대학 유치 등이 불가능한 현실적 한계가 있다”고 밝힌 후 “경기북부테크노밸리, 방송영상밸리, 킨텍스 제3전시장, 공항터미널, 통일경제특구 등에서 새로운 해법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이번 기회에 고양의 장기적 발전을 담보하는 도시계획을 세울 것”이라고 말했다.

행사에 앞서 포럼 개회 인사를 한 이서윤 명은커리어 대표는 “경제전문가는 위기를 위협이라고 말하지만, 기업가는 위기를 기회로 생각한다”면서 “혁신만이 위기를 헤쳐나갈 돌파구”라고 말했다. 이어 “고양경제포럼을 함께 하는 이들이 더 큰 목표를 향해 지혜를 모으자”고 말했다.
 

포럼 개회 인사를 한 이서윤 명은커리어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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