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탁지의 음양오행 성격론 칼럼

오경아 교환일기 대표

[고양신문] 철학을 전공하던 시절, 한 교수님이 질문을 하셨다. '운명이 정해져 있다고 생각하는가 아니면 선택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 한명 한명 자기 의견을 얘기하고 드디어 내 차례가 됐다. 겉보기엔 의지가 강하고 자기 주장도 강한 편이어서 다들 내 대답을 예측하고 있었을 수도 있다. 

“순간의 선택은 내 의지가 결정하겠지만 운명의 큰 틀은 어느 정도 정해져 있다고 생각합니다.” 

말이 끝나기 무섭게 모두들 의아한 듯 나를 쳐다보았다. 결정론보다는 선택론쪽에 손을 들어줄 거라 믿었나보다.

학창시절 공부를 그다지 열심히 하지 않았던 내가 30대 중반에 엄청난 학구열에 불타올랐다. 인문학 전반에 대한 공부와 영화에도 푹 빠져 몇 년을 보냈던 기억이 난다. 그러다 명리학에 입문하면서 내 인생이 바뀌기 시작했다.

명리학 공부를 시작한 이유는 단 한가지였다. ‘나는 누구인가?’ 그 질문에 대한 답을 찾고 싶었다. 좀 더 솔직히 말하자면 ‘사는 게 왜 이렇게 힘들까?’를 알고 싶었던 것 같다. 적어도 이유를 알고 나면 힘든 상황을 받아들이기가 더 수월하지 않을까 싶었다.

내 사주를 놓고 공부를 하다 보니 30대 중반부터 인성(쉽게 말해 공부를 의미, 정인과 편인으로 나뉜다) 대운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내가 학구열에 불타올라 내 자신에 대한 탐구에 빠지던 시기였다. 그러다 2018년부터 ‘편인’(정인과 비교해 더 깊게 들어가는 학문을 의미하기도 하고 보편적이지 않은 학문을 일컫기도 한다) 운대에 들어섰다. 내가 2017년부터 명리학 공부를 했으니 시기적으로도 비슷하다.

누군가 내게 운명을 바꾸기 쉽냐고 물으신다면, 일단은 No이지만 Never는 아니라고 말씀드리고 싶다. 운명을 바꾸는 4가지 노선 중 하나는 바로 ‘공부’이다. 명리용어로는 ‘인성’이라고 하는데 쉽게 말해 공부이지만 낳아주신 ‘어머니’를 의미하기도 한다.

죽었다가 다시 태어나지 않는 이상 인간이 변하기란 쉽지가 않다. 그렇다면 죽지 않고 다시 태어나는 방법은 무엇일까? ‘인성’을 사용하라. 다시 말해, 공부를 통해 엄마의 자궁속으로 들어가 다시 태어나야 한다는 의미이다.

평생 자신을 모르고 죽는 사람들이 태반이다. 자신을 모르는데 타인을 어떻게 알겠는가. 자신도 모르고 타인도 모르면서 소통을 강요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궁극적으로 인간은 완전한 소통이 불가능한 존재이다. 인간은 하나의 소우주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자신을 알고 그 앎이 타인에게 확장되면 불완전한 소통일지언정 소통은 가능하게 된다.

자신의 장점과 단점을 알고 난 후, 장점은 승화시키고 단점은 고치려고 매일 1분씩만 투자하고, 그 시간이 3년의 시간을 거치면 그 사람은 또 다른 인생을 살 수 있다고 감히 말씀드리고 싶다. ‘만시간의 법칙’이란 말이 있다. 만시간을 환산해보면 3년 정도의 시간이다. 그 시간 동안 자신을 변화발전 시키려고 노력한다면, 3년 뒤의 모습은 자신을 실망시키지 않을 것이다.

자신을 변화시키는 공부는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다. 열심히 공부해서 사회에서 인정하는 소위 말하는 그럴듯한 직업을 갖는 것도 한 가지일 수 있다. 그러나 필자가 말하고 싶은 것은, 인성을 사용해 스스로의 존재를 내적으로부터 강하게 만드는, 즉 자존감을 높이는 공부를 하지 않는 한 타인이 인정하는 삶은 껍데기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자신을 변화시키는 최고의 공부는 인문학이고 그 중 명리학은 단연 으뜸이라고 감히 주장해보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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