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민주당 '보이콧'에 반대 시민들 "왜 시작 안하나" 분통

[고양신문] 창릉 3기 신도시 관련 시정질의가 쏟아질 것으로 예정됐던 18일 고양시의회 제232회 정례회 오전 일정이 결국 파행으로 끝났다. 

시정질문 이튿날인 이날 정례회에는 창릉 3기 신도시에 대한 8개의 시정질의가 진행될 예정이었다. 정당별로 살펴보면 민주당에서는 김미수, 정판오, 김서현 의원이 신청했으며 자유한국당에서는 박현경, 심홍순, 엄성은, 손동숙, 이홍규 의원이 각각 질의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하지만 오전 10시부터 예정됐던 정례회는 이재준 시장과 이윤승 시의장, 민주당 시의원들이 본회의장에 입장하지 않으면서 이날 오후 2시까지 열리지 않았다. 민주당 측의 불참 사유는 본회의장 내 한국당 의원들이 든 ‘3기 신도시 철회’ 피켓 때문이었다. 시정 질의를 통해 찬반을 이야기하면 되는데 굳이 피켓까지 들며 갈등을 유발할 필요가 있느냐는 것이 민주당 의원들의 주장이었다. 이로 인해 이날 오전 내내 본회의장에는 한국당과 정의당 일부 의원들만이 자리를 지켰다.

창릉 3기 신도시 반대 피켓시위를 지나 본회의장에 입장하는 정의당 박시동 시의원
본회의장에서 의견을 나누는 자유한국당 시의원들

당초 정례회 시작 시간을 훌쩍 넘겼음에도 이재준 시장이 모습을 드러내지 않자 참관을 온 시민들은 “뭐가 무서워서 나타나지 않느냐” “시민들을 우롱하는 처사”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이들은 앞서 신도시 문제에 대한 시정질의 소식을 전해 듣고 아침 일찍부터 본회의장을 찾은 신도시 반대 시민들이었다. 일산신도시연합회 회원을 비롯한 50여 명의 참가자들은 ‘사전 도면 유출 3기 신도시 원천무효’, ‘고양시 시장 소환’ 등의 피켓을 들고 본회의장에 입장하는 시의원들을 대상으로 ‘신도시 철회’를 촉구하는 구호를 외치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고양시는 본회의장 앞에 폴리스 라인을 치고 경찰병력을 부르는 등 부적절한 대응으로 빈축을 사기도 했으며 한 공무원은 피켓시위 참석자들의 사진을 찍다가 강한 항의를 받고 삭제하는 등 '사찰논란'도 발생했다.

일산신도시연합회의 한 회원(닉네임 고사모)은 “105만 시민을 대표해서 3기 신도시 문제 해결을 위해 정부와 싸워도 모자랄 고양시장이 고작 수십 명의 시민들 앞에 나와서 소통도 하지 못하는 비겁한 모습을 보며 너무 화가 난다”며 “여기 모인 시민들은 다 생존권 문제로 나와있는데 그깟 피켓문제 때문에 협상하느라 본회의장 입장을 거부하는 것이 말이 되느냐”고 강하게 비판했다. 아울러 민주당 시의원들에 대해서도 “시민을 대리하고 시정을 감시해야 할 시의원들이 시장과 같은 정당이라는 이유로 옹호하면서 본회의 참석을 거부하는 모습을 보니 너무 황당하다”며 “엄연한 직무유기”라고 비판했다.

한편 이윤승 시의회 의장은 시정질의 파행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3당(민주당, 한국당, 정의당) 대표들과 함께 협의를 진행 중이지만 아직까지 해결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이날 본회의장 앞에서는 '3기 신도시 반대'를 외치는 주민과 '김완규 자유한국당 시의원 음주운전 제명촉구'를 외치는 시민단체들 사이에 언쟁이 오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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