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 소개> 고양어린이박물관 특별전 ‘소리의 발견’

온 가족 함께 즐기는 사운드 아트 전시
아이들은 놀이 체험, 어른들은 예술 감상

 

[고양신문] ‘소리’는 귀로 듣는다는 상식을 깨는 흥미로운 전시가 열리고 있다. 고양시 화정동에 자리한 고양어린이박물관이 개관 3주년을 기념해 마련한 기획전 ‘소리의 발견’을 찾으면 소리를 눈으로 보고, 온 몸으로 느끼고, 직접 만들어보는 오감 체험을 즐길 수 있다.
예술과 놀이, 체험과 관람을 결합한 ‘체험형 사운드 아트 예술놀이터’라는 부제가 전시의 성격을 잘 설명해준다. 어린이들에게는 신나는 놀이터를, 어른들에게는 수준 높은 미디어아트 감상의 기회를 제공해주는 신박한 온 가족 나들이 코스로 손색없다.

 

고양어린박물관 기획전 '소리의 발견'.


소리를 만나고, 소리를 느끼고…

특별기획전은 고양어린이박물관 2층에 마련됐다. 첫 번째 만나는 전시공간은 김기철 작가가 디자인한 ‘소리를 만나다’이다. 안으로 들어서면 수 백 개의 대나무 줄기가 천장에 매달려 있다. 마치 무림고수들이 수련을 하는 대나무 숲을 연상시킨다. 아이들이 숲을 헤치고 돌아다닐 때마다 대나무가 부딪히며 재미있는 소리를 만들어낸다. 대나무가 몸에 부딪히는 촉감과 함께 움직임에 따라 대나무숲이 물결치며 만들어내는 시·청각적 쾌감을 더불어 즐길 수 있다.

한쪽에는 대나무통 두 개가 벽에 붙어있고, 그 사이에 어린아이 높이의 의자가 마련됐다. 의자에 앉으면 어린이들의 청력에만 들리는 주파수의 소리가 들린다고 한다. 청력 발달이 마무리된 어른들에게는 들리지 않는 소리라고 하니 궁금하고 신기하다.
 

첫 번째 코너 '소리를 만나다'.

 
두 번째 공간 ‘소리를 느끼다’는 권병준 작가의 작품이다. ‘어린이를 위한 입체음향관’이라 이름붙인 공간의 외형은 아늑한 동굴, 또는 원형텐트처럼 생겼다. 안으로 들어가면 한 가운데 둥근 나무구조물이 놓여있는데, 동굴 안을 울리는 소리에 따라 구조물이 섬세한 울림을 전한다. 어른들은 구조물 위에 앉기만 하지만, 아이들은 그 위에 엎드리기도 하고 뺨을 대며 진동을 느끼기도 하며 자유분방하게 소리를 느낀다.

동굴 안을 채우는 소리는 일상의 주변에서 채집된 것들이라 가만히 듣고 있으면 기분이 상쾌해지고, 몸의 리듬이 안정되는 느낌이 든다. 덕분에 평범한 소리에 몰입되는 특별한 경험을 선물해준다.


내 손으로 ‘소리’ 만들어볼까

세 번째 공간 ‘소리를 보다’ 코너의 작품명은 ‘빅뱅’이다. 관람자가 목소리를 내면 가상의 우주 공간 속에 떠 있는 점이 생명을 갖고 멋진 색상과 무늬로 변화하는 모습을 감상할 수 있다. 소리로 떠나는 상상의 우주여행을 하는 기분이다.

‘소리를 연주하다’ 코너를 디자인한 이는 해외 작가 앤더슨 그린이다. 각각 ‘5LINES',  ‘10LINES', ‘15LINES'이라는 이름을 단 작품들은 섬세한 센서가 관람자들의 신체 움직임을 감지해 음의 높낮이와 박자, 강약을 변화시켜 나만의 연주를 만들어준다. 작품마다 발로 스탭을 밟거나 손의 높이를 오르니려서, 또는 앉았다 일어나며 내가 원하는 소리를 만들어내는 즐거움에 빠질 수 있다. 음의 높이를 컬러풀한 색상으로 표현해 놓아 시각적으로도 멋진 예술적 경험을 느끼게 해 준다.
 

앤더슨 그린 작가가 설계한 '소리를 연주하다' 코너.

 
마지막 코너 ‘소리를 디자인하다’는 다양한 사물과 컴퓨터 코딩 프로그램을 융합해 소리를 직접 만들어내는 사운드랩이다. 플라스틱, 비닐, 천 등 전기가 안 통하는 물체와 알루미늄, 과일, 금속 등 전기가 잘 통하는 물체를 체험용 종이에 붙여 자신만의 디자인을 만든 후, 자신이 디자인한 작품이 소리로 변환되는 신기한 체험을 즐길 수 있다. 나만의 우주소리를 만드는 사운드 아티스트가 돼 보는 것이다.


어른들도 깜짝 놀라는 예술적 체험 
 
이처럼 전시의 전체 구성은 몸으로 접촉하며 소리를 만들어내는 원초적 워밍업으로 시작해, 소리를 느끼고, 보고, 연주하고, 최종적으로 직접 디자인하며 점점 깊이 있는 차원으로 소리를 발견하도록 설계됐다.

모든 전시물은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게 내용과 구조가 짜여졌다. 그러나 특별 기획전에 참여한 작가들이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 주목할 만한 창작작업을 선보이고 있는 사운드 아티스트들인 까닭에 아이들을 데리고 온 성인 관객들도 작품의 예술적 수준에 깜짝 놀라는 뜻밖의 경험과 마주칠 듯하다.     
 

마지막 코너 '소리를 디자인하다'.

 
1층 기획전시실에서는 지난해부터 이어지고 있는 또 하나의 기획전 ‘거꾸로 숲의 키즈모드’가 열리고 있다. 삼성 키즈모드와 공동으로 기획한 이 전시는 계절에 따라 아름답고 신비한 모습으로 변신하는 거꾸로 숲에서 4명의 키즈모드 캐릭터들과 미션을 해결하며 상상 여행을 떠나는 온 가족 미디어 체험전시다. 입구 숲속 옷장에서 어린이들은 자신이 좋아하는 캐릭터 의상을 선택해 입은 후 거꾸로 숲에 숨어 있는 키즈모드의 알을 찾아 잠을 깨우면, 거꾸로 숲이 사계절의 매력을 표현한 아름다운 모습으로 변신하게 된다.    
 

사계절을 테마로 한 환상적 세계가 펼쳐지는 '거꾸로 숲의 키즈모드'.


마당에 들어설 별관 “기대해주세요”

3년 전 문을 연 고양어린이박물관은 다채로운 상설전시와 기획전시를 선보이며 아이들의 신나는 놀이터이자 창조적 배움터로 자리매김했다. 최근 한정석 관장이 새로 부임하며 박물관은 또 다른 변모를 꿈꾸고 있다. 지난 3년간 어린이들의 눈높이에 맞는 전시프로그램 정착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바탕으로 이제는 연령대를 조금 높여 다양한 구성원들이 찾고 즐기는 공간을 지향하겠다는 포부다.

이를 위해 박물관 앞마당 부지에 콘테이너를 활용한 별관을 만들 예정이다. 박물관 건물은 기존의 역할을 충실히 이어가고, 새로운 시도는 별관을 통해 구현하겠다는 것. 한정석 관장은 별관 활용에 대해 “3D프린터와 IT기기는 물론, 목공과 전자제본 등을 갖춘 메이커스페이스와 크리에이티브 랩, 전시실, 공유주방 등이 있는 지역 커뮤니티공간을 아우를 것”이라며 “고양어린이박물관의 새로운 변신과 도약을 기대해 달라”고 말했다.     
 

고양어린이박물관
주소 : 고양시 덕양구 화중로 26
문의 : 031-839-0300 
 

첫 코너 '소리를 만나다' 입구.

 

대나무통에서 나는 소리는 어린이들의 귀에만 들리는 주파수라 어른들의 귀에는 들리지 않는다.

 

세 번째 코너 '소리를 보다' 코너.

 

1층에서 열리고 있는 기획전시 '거꾸로 숲의 키즈모드' 입구 간판.

 

메이커스페이스와 커뮤니티 공간을 품은 '별관'이 들어설 예정인 고양어린이박물관 앞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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