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여류화가협회 소속 고양작가 4인전 ‘물감 속의 시간’
8일~27일, 더디에이치아트(THE DH ART)갤러리

 

'물감 속의 시간'전을 함께 여는 황정자, 조초자(앞줄 왼쪽부터), 최구자, 정경애(뒷줄 왼쪽부터) 작가


[고양신문] 한국여류화가협회 소속 고양작가 4인전이 8일부터 27일까지 일산동구 식사동에 위치한 더디에이치아트(THE DH ART)갤러리(대표 손도희)에서 열린다. 주인공은 황정자, 최구자, 조초자, 정경애 화가로 각각 소품 2점을 포함해 6점씩을 출품할 예정이다. 이들은 모두 1972년에 창립한 한국여류화가회의 회원들이다. 전시 오프닝을 앞두고 갤러리에서 작가들을 만났다. 평생 붓과 물감을 곁에 두고 살아온 60대~80대 원로 여류화가들에게서 느껴지는 원숙함이 그 어떤 화려함보다도 더 빛을 발했다. 그들의 작품은 추상화와 구상화가 혼재해 있지만, 아직도 현역 작가로 활동하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1939년 부산에서 태어난 황정자 작가는 60년 이상 그림을 그리고 있다. 세종대학교 회화과를 졸업한 이후 한국, 미국, 일본에서 19회의 개인전을 열었다. 1997년 멕시코에서 진행된 제14차 I.A.A 국제회의에 한국대표로 참석한 이래, 한국여류화가협회 제 8대와 9대 회장과, 한국미술협회의 부이사장을 역임하는 등 우리나라 미술사에 큰 이력을 남겼다. 일본 일동화랑(日動畵廊)의 계약작가이기도 하다.
 

황정자 'Pink Roses'


꽃, 과일, 풍경 등 자연에서 볼 수 있는 모든 물체가 황 작가의 그림 소재다. 그것들에서 특별한 아름다움을 찾아내서 ‘맛을 낸다’. 그 덕분에 작가들 사이에서도 “그의 구상을 따라갈 사람이 없다”고 평가받고 있다. 그의 작품을 관람하는 관객들도 쉽게 자리를 뜨지 못하고 한참을 응시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자연스러우면서도 조화로운 그의 유화작품들은 활기차다.

이화여자대학교의 서양화과를 졸업한 최구자 작가는 다수의 개인전과 초대전, 단체전에 참여한 경력이 있다. 대한민국미술대전에서 세 차례 특선을 수상했고, 2013년부터 2017년까지 프랑스 국립살롱(SNBA) 까르셀 루브르에 출품해 2015년에는 은상을 수상했다. 현재 한국미술협회, 가톨릭미술협회, 한국여류화가협회에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그의 작품은 문화관광부, 한국마사회, 분당요한성당, 분당마르코성당에서 소장하고 있다.
 

최구자 화가의 작품 '자연, 공존'.

‘정열의 화가’라 불리는 최 작가는 미대에서 공부를 했지만 결혼과 함께 그림을 중단했다. 종갓집 며느리로 챙겨야 할 일이 많았고 아이들이 태어나고, 남편의 반대가 극심해서 그림을 그릴 수가 없었다. 항상 그림을 그리고 싶은 불덩어리 같은 열망을 가슴속에 품고 살았다. 50대 중반에서야 남편과 투쟁을 하면서 그림을 다시 시작했고 프랑스 그룹전에도 참여했다. 10년 이상 반추상화를 그리다 지금은 추상도 그리고, 평화로운 공존, 자연과의 공존을 주제로 작품활동을 하고 있다. 블루톤의 그의 작품들은 독특한 그만의 개성을 보여준다. 그에게 있어서 그림은 삶의 원동력이자 존재 이유인 듯 보인다.
 

조초자 화가의 작품 '계절'.


세종대학교 회화과를 졸업한 조초자 화가는 다수의 개인전과 단체전에 참여했고, 현재는 한국미술협회 고문, 한국여류화가협회 이사, 고양원로작가회 회원으로 활동 중이다. 부드러우면서 밝고 화사한 그의 작품들을 보고 있으면 마치 동심으로 돌아간 양 기분까지 좋아진다. 어찌보면 단순해 보이는 그의 그림들은 수십 번의 작업을 통해 완성된 작품들이다. 색광(色光)을 혼합해 만들어 내는 색감이 우화적인 느낌을 주고, 작가의 감성이 고스란히 우러나 보인다.

정경애 작가는 대구가톨릭대학교의 회화과를 졸업했고, 일본에서 10년간 거주하면서 국립 니이가타대학교 대학원에서 그림을 공부했다. 한국과 일본에서 14회의 개인전과 300회 이상의 그룹전에 참여했다. 일본의 ‘감동 창조 미술전’에서 수상했고, 대구가톨릭대학교에서 강사로 일했으며, 현재 한국미술협회, 한국여류화가회, 일산창작그룹의 회원으로 활동 중이다. ‘블루밍(Blooming)’이라는 제목의 그의 작품들은 제목 그대로 ‘활짝 핀 꽃’의 향연을 보여준다. 작가의 감성이 잘 드러나는 붉은색과 진녹색의 색채가 강렬하고 인상적이다. 한지를 이용해 꼴라주 회화로 작품을 완성하기도 한다.
 

정경애 화가의 작품 'Blooming'


전시를 기획한 손 대표는 “오랜 시간 동안 한국여류화가협회뿐만 아니라 여러 분야에서 전업작가로 활동을 하고 계시는 선생님들의 크고 작은 작품들을 통해 시간 속에서 무르익은 원로 작가들의 작품세계를 만나려고 한다”면서 “통통튀는 아이디어와 기법으로 화려하게 돌아가는 요즘의 미술시장 속에서 만나는 선생님들의 작품들은 마치 복잡한 시내 한복판에 있는 녹색의 정원과 같이 두통에 시달리는 우리의 머릿속을 정리해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림을 잘 그린다’ 혹은 ‘색감이 좋다’는 표현으로는 설명하기 힘든 안정감과 편안함이 배어있는 작품들을 통해, 한 분야에서 평생을 바치면서 살아온 원로 작가들의 향기와 시간을 조금이나마 이해하고 느낄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이번 전시는 식사동 아파트 단지 안에 위치한 갤러리에서 같은 지역에서 생활하고 있는 주민들을 위한 지역 작가들의 작품전이라 더 특별하다. 전시 오픈행사는 8일 오후 3시에 진행된다.

 

더디에이치아트 갤러리 ‘물감 속의 시간’

장소 : 고양시 일산동구 위시티2로 11번길 6-31, KS PLAZA 1층
문의 : 031-965-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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