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탁지의 음양오행 성격론 칼럼

오경아 교환일기 대표

[고양신문] 인간의 영원한 화두 ‘사랑’. 물질문명이 아무리 발달해도 결코 풀지 못한 숙제이다. ‘사랑’의 본질은 생명체의 숙명인 불완전을 채우고 싶은 갈망이다. 어쩌면 앞 주에 언급했던 욕망에 대한 글에서의 ‘결핍’과도 맞닿아 있다.
   이미 심리학 분야에서 남녀의 인연에 대한 연구는 수도 없이 이루어지고 있다. 먼저 ‘다른 성향을 가진 사람들끼리 서로에게 끌린다’라는 설이 등장했고, ‘정반대의 성향을 갖고 있는 사람들끼리 보다는 비슷한 점을 가지고 있으면서 보완관계인 사람들이 연인으로 발전될 가능성이 높다’는 설이 그 뒤를 이었다.
   자신에게 없는 특징을 가진 사람에게 호기심을 갖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 그러나 공통분모가 없는 관계는 오래 지속되기 힘든 법이다. ‘기본적인 공통분모 위에 서로의 단점을 보완해줄 수 있는 관계가 최상이다’라는 설이 더 설득력 있어 보이긴 한다.
   명리적으로 보면 오행 중 자신에게 부족한 오행을 가지고 있는 사람에게 끌리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오행은 생명체가 살아가는 데 있어 필수적인 다섯 가지 성분이다. 그 오행끼리 상생상극이라는 작용을 통해 생명체에게 필요한 성분을 적절히 조절해서 살아가는 것이 생명체인 것이다. 자 그렇다면, 모든 사람들이 적절히 균형 갖춘 오행을 가지고 있다면 이 세상에 사랑은 필요 없는 것일까?
   그동안 많은 커플의 궁합을 보면서 신기하기도 하고 재밌기도 하고 어쩔 때는 소름끼치기까지 했다. 기본적으로 자신에게 부족한 오행을 가진 사람에게 끌리는 것은 당연했다. 하지만 그것만 가지고 관계를 논하는 것은 너무나 유아적인 발상이기도 하다. 한 여성분이 수의 기운만 4개를 가지고 있었다. 수에게는 토가 남자로 들어오지만 그 많은 물을 막기에 그녀의 사주에는 토가 턱없이 부족했다.
   “어떤 남자에게도 만족을 느끼기가 힘드시겠어요.” 내가 물었다. “어? 남편에게는 만족하는데요?” 그녀가 답했다. 필자는 무의식적으로 “남편분이 토가 많으신가보죠.” 했다. 그녀의 사주를 다 본 후에 남편의 사주를 보았는데, 토가 4개였다. 그러면 그렇지. 수가 많은데 토가 부족할 경우에는 토가 수에 쓸려 내려가 버린다. 토가 무용지물인 것이다. 그녀는 토가 많은 남편을 만나 그래도 댐 안에 담긴 물의 역할을 할 수 있는 것이다. 물론 목기운이 많은 남자였어도 그녀와 맞기는 했겠지만 그녀가 가진 수의 기운이 뺏기는 형국이라 남편이 아닌 자식을 키우는 상황이 되었을 것이다.
   사주원국도 중요하지만 대운이라는 10년마다 변하는 기운도 역시 중요하다. 개인차는 있겠으나 변화하는 환경에 따라 사람의 마음과 상황도 변하기 마련이고 변해야 하는 것이 마땅하다. 그러니 한 사람을 만나 영원한 사랑을 약속한다는 것이 얼마나 사람의 본성과 맞지 않는 일인지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상관’이라는 십성의 기운이 들어오면 여지없이 남편이나 남자친구에게 불만을 가지게 되고 일지(태어난 날의 땅의 기운이며 배우자 자리)가 충을 맞거나 원진살이나 귀문관살이 형성되면 이혼 위기까지도 갈 수 있다. 물론 그런 시기에 서로 떨어져 지낸다든가 각자의 일에 충실해 거리를 유지하면 결혼생활이 파탄나지야 않겠지만, 감정이 지속된다는 보장은 없다.
   “어떻게 사랑이 변하니?”라고 하는 분들에게 반문하고 싶다. “사람이 변하는데 어떻게 사랑이 안 변하나요?”라고. 사랑은 물처럼 흐르고 변화하는 생물과도 같다. 결코 충족되지 않아야 영원히 사랑할 수 있는, 사랑은 어찌 보면 채워지지 않는 욕망의 또 다른 이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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