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 2억원 들여 100개 설치

▲ 고양시가 올해부터 설치한 파라솔 모양의 야외그늘막. 사진은 화정역 건널목.

예산 2억원 들여 100개 설치
시의원 “지역배분 신경써달라”
“올핸 시범사업, 더 늘리겠다”


[고양신문] 아스팔트 열기로 더욱 뜨거워지고 있는 요즘, 고양시 도심 곳곳에 파라솔 형태의 ‘야외그늘막’이 설치되면서 시민들의 크게 반기고 있다.

“여름철엔 조금만 햇볕을 쬐고 있어도 어지러울 정도인데, 횡단보도에 그늘막이 설치되면서 거리를 다니기 한결 수월해졌어요.” - 양진현(55세, 행신동)

고양시는 여름철 폭염에 대비해 올해 5월 말까지 파라솔형 야외그늘막 총 100개를 유동인구가 많은 횡단보도를 중심으로 설치했다. 예년엔 천막형으로 설치했지만 통행을 막고 외관상 보기에도 좋지 않았다. 올해부턴 파라솔 모양으로 설치하면서 디자인도 훨씬 좋아졌고 장소도 많이 늘었다. 하지만 이렇게 시민들에게 인기를 끌면서 오히려 ‘우리집 앞엔 왜 설치를 안했냐’는 민원도 급증하고 있다.

담당공무원에 따르면 그늘막 설치를 요청하는 전화가 각 주민센터와 시청에 하루에도 수십 통씩 걸려오고 있다. 이런 주민들의 반응은 이번 행정감사에서도 그대로 전달됐다. 2일 고양시의회 정연우·정판오 의원 등은 “그늘막 설치 위치에 대한 기준이 무엇인지 궁금하다”며 “그늘막으로 인한 갈등이 발생하지 않도록 세심한 고려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에 김효상 시민안전과장은 “2억원의 예산으로 올해 개당 약 160만원인 파라솔 100개를 설치했는데, 예산이 조금 남아 올해 안에 20개 정도를 추가로 설치할 예정”이라며 “예산대비 반응이 너무 좋아 예상 밖의 민원과 항의전화가 지속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올해는 시범사업으로 추진되면서 유동인구가 많은 지역부터 설치가 됐다. 내년에 추가설치 시에는 시 외곽지역 등 자연마을에도 설치할 수 있도록 계획하겠다”고 답했다.

정판오 시의원은 “지역별 배분을 보니, 일산동구 23개, 일산서구 26개로 일산은 분배가 잘 된 것 같은데, 덕양구는 선거구별로 구분했을 때 고양시갑이 37개, 고양시을은 14개로 큰 차이를 보인다”며 “인구수는 비슷함에도 이렇게 차이가 있는 이유가 무엇인지 모르겠다. 한쪽만 편중된 이유가 예전 시장님 지역구이기 때문이라는 우스갯소리가 나올 정도다”라고 말했다. 이어 “설치장소에 대한 기준이 명확해야 한다. 1일 통행량을 제대로 조사하고 했더라면 좋았을 것 같다”라고 지적했다.

정연우 시의원 또한 “예를 들어 제 지역구 중 하나인 고봉동은 한 군데도 설치된 곳이 없는데, 화정동엔 건널목 하나에 4개나 설치된 곳도 있다”며 “형평성을 고려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에 김효상 시민안전과장은 “이렇게 시민들이 민감하게 반응할 정도로 인기가 있을지 예상 하지 못했다”며 “기본적으로 인구밀도 등을 고려해 설치했지만, 다양한 지역에 분포될 수 있도록 설치장소에 대한 기준을 명확히 하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야외그늘막 추가 설치 외에도 쿨링포그(인공 안개 분사) 신규 설치, 도로 살수 등 여름철 폭염피해 예방에 총력을 다하겠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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