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시평생교육 ‘맥주인문학교’ 시청앞 ‘카페 루’에서 매주 진행

[고양신문] 퇴근길 저녁, 맥주 한잔이 생각나는 직장인들을 위한 특별한 강좌가 있다. 올해 고양시 지역평생교육 활성화사업 중 하나인 맥주인문학교 프로그램이 지난 5월부터 매주 월요일 시청 앞에 있는 고양시 지정 평생학습카페인 ‘카페 루’에서 진행되고 있다. 기존에 마시고 취하는 데만 익숙했던 술 문화를 넘어 맥주에 대한 다양한 지식과 역사를 배우고 이를 통해 새로운 커뮤니티 형성까지 돕기 위해 마련된 자리다. 

1일 저녁 7시 맥주인문학교가 열린 ‘카페 루’는 직장을 마치고 강좌에 참여하기 위해 온 수강생들로 금세 북적거렸다. 이날 강의는 ‘밸기에 맥주 탐험하기’. 플란더스 레드, 윗비어, 트라피스트 등 국내에서 구하기 힘든 벨기에 맥주들을 일부 시음해보고 각각에 얽힌 역사와 문화에 대해 설명하는 시간으로 진행됐다. 강사가 미리 준비해온 맥주를 맛보고 카페 주인이 손수 준비한 치즈 케이크도 먹어가며 벨기에 맥주이야기를 듣는 동안 어느새 강의가 끝나는 시간인 밤 9시를 훌쩍 넘겼다. 

이번 맥주인문학교는 직장인들을 위한 퇴근길 학습프로그램으로 마련된 강좌다. 총 8주차 강의를 담당하는 윤한샘 한국맥주문화협회장은 “단순히 맥주에 대한 종류나 시음 같은 지식전달 수준을 넘어 인류역사와 오랫동안 함께 해온 맥주의 다양한 문화와 이야기를 알려주고 이를 통해 수강생들에게 긍정적 영향을 주기 위해 교육프로그램을 마련했다”고 전했다. 때문에 이번 맥주인문학교는 다양한 맥주를 소개하는 대신 즐길 수 있을 정도만의 시음 양을 제공한다. 또한 맥주를 매개로 수강생들의 관계가 돈독해지고 새로운 커뮤니티가 형성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맡고 있다. 

맥주인문학모임 회장을 맡고 있는 박경준씨는 “사실 직장인들은 출퇴근하기에 바빠 지역정보를 접하기 어려운데 마침 집사람이 소개해줘서 참석하게 됐다”며 “처음에는 별 기대 없이 왔는데 맥주에 대한 새로운 문화를 배우고 또 수강생들과 친해지면서 이제는 매주 월요일 저녁만 기다릴 정도로 삶에 활력이 생겼다”고 전했다. 박씨의 말처럼 수강생들은 모두 바쁜 직장인임에도 불구하고 개설 초기부터 단톡방을 만들고 회장, 총무를 뽑으면서 단순히 수업만이 아닌 함께 어울리는 커뮤니티로 확장해나갔다. 박씨는 “수업에 대한 만족도가 워낙 높다보니 다들 주변에 추천하면서 어느새 20명의 인원이 모이게 됐다”며 “4주 전 첫 만남 때만 해도 서먹서먹한 사이였는데 맥주를 매개체로 수업이 이뤄지다보니 자연스럽게 대화도 나누고 가까워지는 계기가 됐다”고 이야기했다. 

시작 당시만 해도 어려움도 많았다고 한다. 맥주인문학교를 담당하는 임은정 행복학습정원사는 “술을 주제로 강좌를 여는 데 부담도 있었고 초반에 수강생 모집이 안 돼 폐강이 되지 않을까 걱정했던 것도 사실”이라며 “다행히 이제는 모임이 기대 이상으로 활성화 된 것 같아 다행”이라고 전했다. 여기에는 올해부터 평생학습카페로 지정돼 교육장소를 제공해준 ‘루 카페’의 공도 컸다. 모임 참여자들은 “사장님께서 강의일마다 맥주와 잘 맞는 치즈를 넣은 빵같은 안주거리를 내주시고 장소도 제공해줘서 너무 감사하다”고 추켜세웠다. 이곳 이승주 카페 사장 또한 “처음에는 카페홍보 차원에서 시작했는데 이제는 이곳이 커피 마시는 장소만이 아니라 지역주민들이 함께 모이는 배움의 장이 된 것 같아 뿌듯하다”고 전했다. 

맥주인문학교 수강생들은 이번 강좌가 끝난 후에도 맥주를 주제로 지속적인 모임을 가질 예정이라고 전했다. 아울러 기회가 된다면 맥주에 대한 지식뿐만 아니라 직접 크래프트 맥주 같은 수제맥주를 제조해보는 심화과정도 진행해보고 싶다는 의지를 밝혔다. 윤한샘 회장은 “실제로 서울에서 지역 청년그룹과 함께 도시재생의 일환으로 맥주제조수업을 통한 커뮤니티 활성화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며 “고양시에서도 맥주를 직접 만드는 프로그램까지 진행할 수 있다면 새로운 지역문화를 만드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 같다”는 의견을 냈다.

저작권자 © 고양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