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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대 문학인들의 현주소<높빛시론> 정수남 소설가
  • 정수남 소설가. 일산문학학교 대표
  • 승인 2019.07.10 14:42
  • 호수 1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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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수남 소설가

[고양신문] 며칠 전 2018년 말에 출간된 ‘문학인들의 실태조사 보고서’를 읽은 적이 있다. 이것은 행정당국이 문학인들의 창작 활동 현황 등을 조사하여 문학정책의 질적 발전을 도모하고자 3대 전국 문학단체(한국문인협회, 한국작가회의, 국제 PEN 한국본부)에 가입된 문학인들을 조사한 내용으로 매우 신빙성이 높다고 판단되었다.

이 보고서에는 우리나라 문학인들의 현주소가 적나라하게 드러나 있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선진국 대열에 들었다는 우리나라 경제 수준과 비교했을 때 문학인들이 처한 환경은 아직도 그 후진성을 면치 못하고 있다는 점이었다. 이는 무엇보다 문학인 43.4%의 일 년 수입이 1000만원 미만이라는 수치가 증명해주고 있었다. 그나마도 순수한 창작활동으로 받은 금액은 그것에서도 훨씬 미달되는 수치였다. 그럼에도 평생 동안 문학을 천직으로 알고 오직 자신의 세계를 구축해가는 문학인들이 이 땅에 존재한다는 게 경이로울 따름이었다.

이에 대한 원인은 물론 여러 가지가 있을 터이지만 가장 큰 것은 국민 대다수가 가지고 있는 문학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다는 점이었다. 이를 반증하는 것이 국민들의 독서량이었다. 통계에 의하면 우리나라 국민 1인당 작년 서적 구입량은 10권을 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었으며, 그나마도 이는 선물용까지 포함한 숫자였다. 더구나 그 가운데 문학 서적이 차지하고 있는 비율이란 32.3%밖에 되지 않았다. 언어예술인 문학은 그 결과물이 책으로 결집되게 마련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다수의 국민들이 이처럼 책을 외면하고 있다면 이는 출판문화의 발전을 저해하는 것은 물론이고, 한국문학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며, 그 악순환이 작가들에게 그대로 돌아갈 수밖에 없지 않겠는가.

문제는 이것뿐만이 아니었다. 내적으로는 문단 안에 존재하는 폐쇄적인 문학 권력과 창작 역량이 떨어짐에도 불구하고 제작비를 충당하기 위한 방편으로 무절제하게 신인 양산을 꾀하는 문예지들의 난립, 그리고 학연 지연 등으로 이루어진 편파적 문학비평과 비판 문화 등도 문제가 아닐 수 없으며, 외적으로는 구체성을 잃고 탁상공론을 일삼는 정부의 미흡한 문학 진흥정책과 입시 위주의 학교 교육, 문학작품 소개에 대한 언론매체의 인색함 등도 걸림돌이 되었다. 그러나 이와 같은 문제점이 비단 어제오늘 누적된 것은 아니었다. 어찌 보면 이는 자유경쟁시대가 시작될 때부터 예상된 결과라고 볼 수도 있었다.

사실 다수의 작가들은 창작활동을 마음대로 하지 못하는 첫 번째 이유를 경제적 요인으로 꼽았다. 그리고 그 다음으로는 발표 지면의 한계와 창작 공간의 환경 여건 등이라고 밝혔다. 우리나라 문학인들 가운데 전업작가보다 겸업작가가 특히 많은 이유도 결국은 그것 때문이라고 할 수 있었다. 그런데 특기할 만한 것은 겸업작가들이 생계를 위해 겸하고 있는 직업이었다. 물론 자영업과 교사 등 정규직도 23.0% 차지하고는 있었으나 대부분이 기간제와 계약제, 임시직, 촉탁직, 파트타임, 시간제, 일용직, 파견용역직 등이라는 것은 과연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이런 점에서 볼 때 문학인들의 미래가 밝을 것이라고 전망하기는 어려운 실정이다. 그러나 아직 절망하기에는 이르다고 본다. 이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민 69.1%가 아직 독서에 대한 필요성을 절대적으로 공감하고 있다는 점과 아르코 문학창작기금 지원 등, 행정당국이 지원책을 시행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예술인들의 복지 정책을 점점 더 실질적이고 구체적으로 계획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발표 지면을 확대시키기 위해 문예지를 육성 발전시키는 발간 지원도 이미 실행 중인 까닭이다. 물론 아직은 초기단계를 벗어나지 못한 까닭에 미온적이며 소극적이다. 또 이에 대한 정책이 시급하다는 것을 인지하지 못한 지자체 등이 아직까지도 작가 개인이나 작품보다는 허울뿐인 단체 위주로 지원하고 있다는 점과 전문가들을 동참시키는 등 열린 정책 수립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는 점 등은 분명 시정할 부분이지만 그래도 이렇듯 한 걸음씩 나간다면 머잖아 우리도 문화 선진국 대열에 합류할 수 있을 게 틀림없다고 본다. 더욱이 작금에 들어와 지자체가 주도적으로 기업체와 연계하여 지원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는 것은 고무적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는 일이다.

그러나 문학의 발전을 도모하기 위해서 가장 먼저 하여야 할 일은 문학에 대한 자국민들의 인식 변화가 될 것이다. 영국은 셰익스피어와 인도를 바꾸지 않는다고 할 정도로 그것을 숭고한 문화유산으로 계승 발전시켜 나가고 있다. 하지만 그 나라만 그런 게 아니라는 것을 우리도 보여줘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이 땅에도 그와 같은 문화적 긍지를 심고 가꾸기 위해 밤을 하얗게 밝히는 문학인들이 있다는 것을 결코 잊어서는 아니 될 것이다.

 

정수남 소설가. 일산문학학교 대표  webmaster@mygo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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