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현심 ‘담쟁이-화분’ 대표작가

[고양신문] 최현심 도예작가는 “자연 속에 있는 꽃과 나무, 숲의 정신을 담을 수 있는 화분을 빚고 있다”고 말한다.

서오릉 입구 야트막한 산자락에는 ‘담쟁이-화분’ 공방이 자연의 한 부분처럼 정겹게 자리 잡고 있다. 도예공방에 어울리듯, 돌담 한켠에 자리 잡고 있는 누운 항아리는 의젓하게 이곳의 우체통 역할을 한다. 공방전시장의 작은 창가에 있는 넝쿨성 담쟁이도 오묘한 자태의 화분을 구경하려는 듯 창틀에 머물고 있다.

공방전시장에 있는 소나무가 심겨진 화분은 산자락 어디에선가 잠시 놀러온 세월을 품은 바윗돌 한 부분을 연상케한다. 그리고 비탈진 곳에서 살았던 소나무의 형태 그대로를 담은 듯한 모습과 비바람에 흔들렸던 모습을 담쟁이 화분으로 생동감있게 표현했다.

신비로운 화분을 빚고 있는 최 작가는 아이들의 흙장난을 통해 천진난만함을 보게 됐다고 한다. 그는 “20년 전 유아교육 전공으로 유치원을 운영하면서 그 당시 교육프로그램 중 흙놀이를 했는데 아이들이 흥미를 느끼는 것을 보고 도예가의 길에 들어서게 됐다”고 회상했다. 

'담쟁이'는 '아이다움'의 '다움'에서 그 이름을 떠올렸고, ‘다움쟁이’의 준말로 ‘담쟁이’만의 ‘나다움’이라는 뜻을 품은 화분을 만들고 싶어서 이름 짓게 됐다. 공방전시장에서 고개를 들면 보이는 작업실로 들어섰다. 다양한 형태로 이곳 담쟁이 화분의 깔(작가정신)과 결(겉으로 드러난 표현하기 위한 작법)을 통해 오직 손으로 작은 자연을 담아내는 화분들이 만들어지는 곳이다.

담쟁이 화분은 해저 삼만리 바다 속에서 건져 올린 듯한 모습과 화산에서 분출한 주상절리의 강력한 형태 등 신비롭고 특색 있는 모습으로 빚어냈다. 창의적인 도예작품 활동을 하는 최 작가는 “도예 디자인의 영감은 가까이 있는 북한산에서 얻는다”며, “작업이 안 될 때 달려가면 북한산 바윗돌이 다정한 친구가 되어서 끊임없는 대화로 디자인을 떠올려주고, 소나무의 세밀한 잎 하나하나에 맺힌 투명하게 작은 물방울들의 모습에서도 어떤 신선한 지혜로움을 받게 된다”고 말했다.

무수히 반복되는 연습과 고뇌 속에서 탄생되는 담쟁이 화분. 그의 작품이 세상 밖으로 나갈 수 있는 것은 최 작가의 끊임없는 내면 수행 과정의 연속이다. 담쟁이 화분을 좋아하는 마니아들은 전국에 분포되어 있고, 킨텍스에 전시하는 팀들도 한결같이 꽃과 나무를 담쟁이 화분에 담아서 전시할 정도로 유명세를 타고 있다.

국내뿐만 아니라 중국에도 3년째 고가로 수출되고 있고 대만, 싱가포프 등에서도 전시와 판매가 성사되고 있다. 개인전과 그룹전을 무수히 하며 마니아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최 작가는 아동도예교육연구소 회장, 한국여류도예가 협회작가, 명지대 산업대학원 도자전문교육특강 강사, 경기도 과학기술과 도자기 첨단소재 기술개발사업 연구원으로도 활발하게 활동 중이다.

최현심 작가는 “앞으로도 자연을 거스르지 않고 꽃과 나무를 돋보이게 하는 오래된 느낌의 깊은 색을 화분에 담아내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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