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미서아코디언 회원들, 요양시설 찾아 재능기부
김미서 원장 지도로 배움과 나눔 병행

 

아코디언을 합주중인 김미서 원장(맨 오른쪽)과 회원들


[고양신문] 일산동구 중산동에 위치한 노인요양 주간보호센터 ‘간호박사’에 11일 아코디언 연주 소리가 울려 퍼졌다. 연주에 맞춰 30여 명의 요양원 회원들이 “푸른 하늘 은하수 하얀 쪽 배엔 계수나무 한 나무 토끼 한 마리…” 박수를 치며 노래를 함께 불렀다. 행신동에 있는 김미서아코디언의 김 원장과 회원들, 정운봉 색소폰 연주자는 한 달에 한 번, 고양시나 인접 지역의 노인보호센터와 시설 등을 방문해 음악 재능기부를 하고 있다. 이들이 봉사활동을 시작한지는 1년 정도 됐고, 이곳에는 3번째 방문이다.

이날은 김 원장에게 아코디언을 배우고 있는 60~80대 회원 12명이 함께 했다. 아코디언 독주와 합주, 댄스곡 연주 등 1시간 동안 흥겨운 시간이 이어졌다. 아코디언을 가슴에 안고 오른손으로는 피아노 건반을, 왼손으로는 90개가 넘는 버튼을 자유자재로 누르며 연주를 했다. 화정에서 6년 동안 아코디언학원을 운영 중인 김 원장은 “아코디언이 옛날 정서에도 맞고 향수를 불러일으키기 때문에 특히 어르신들에게 인기”라며 “단지 음악을 가르치는 학원이 아니라, 재능기부에 참여함으로써 회원들에게 동기부여가 된다”고 말했다.
 

재능기부 연주를 하고 있는 김미서 원장


대학에서 피아노를 전공한 김 원장은 평생 음악학원만 운영했다. 80세가 넘은 어르신들이 손이 굳은 상태에서도 아코디언을 제대로 배워보겠다고 오신다. 잊어버릴까봐 열심히 메모를 해 가면서 기초곡인 동요 ‘나비야’부터 연습을 하는 모습을 보면서 감동을 받는다.

김 원장은 젊은이들과 어린이들에게도 아코디언 연주를 적극 권하고 싶다며 “기회가 된다면 어린 꿈나무들과 젊은 유망주들도 지도하고 키우고 싶다”고 밝혔다. 좋아하는 악기 하나를 다루면 정서적으로도 안정이 되고 시간관리도 더 잘 된다는 말도 덧붙였다.

“1인 오케스트라라고 불리는 아코디언으로는 클래식, 영화음악, 팝송, 최신곡까지도 다 연주가 가능해요. 악기의 특성상 가슴에 품고 바람통(Bellows)을 열었다 닫았다 하면서 연주를 하는데요. 음량을 조절하기에도 편하고, 음색도 풍성하고, 휴대도 간편해서 누구나 배울 수 있어요.”
 

아코디언과 색소폰 연주에 즐거워하는 노인요양보호센터 회원들


아코디언을 배운지 3년 됐다는 72세 장균섭 회장은 “정년퇴직을 하고 쉬면서 배우고 싶었던 아코디언을 시작했는데, 인생을 다시 사는 것 같다”면서 “봉사를 하고 가지만 저희가 더 힘을 얻고 더 즐겁다”고 말했다.

여의도에서 외식업을 하고 있는 62세 이용암 총무는 평일 낮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매번 봉사 활동에 함께한다. 현업을 떠나면 취미생활이 필요하겠다는 생각을 하던 차에, 우연히 듣게 된 아코디언 소리가 너무 좋아 노후준비 차원에서 배우게 됐다. 여의도 가까운 곳에는 학원이 없어 1년 6개월째 1주일에 한 번씩 화정까지 와서 배우고 있다. 그는 “생각보다 어려워서 ‘목포의 눈물’을 5000번 정도 연습하고 있지만 회원들과 함께 하니 지속적으로 할 수 있고 재미있다”고 말했다.

화물회사를 운영하면서 아코디언을 배운지 5개월째라는 66세 변양섭 회원은 “1인 1악기 시대를 맞아 아코디언을 배우기 시작됐다. 음악을 하니까 성격도 차분해지고, 스스로를 다스리게 됐다”면서 “매월 봉사를 통해서 선배들과 함께 무대에 서면서 담력도 키우고 버스킹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회원들은 모두 실제 나이보다 훨씬 더 젊어 보인다는 공통점이 있었다.

간호박사의 김미영 센터장은 “어르신들이 너무나 행복해 하셔요. 이분들 음악을 듣고 병이 싹 낳은 것 같다고 다시 오게 해달라고 말씀들을 하신다”면서 감사인사를 전했다.
 

재능기부를 마친 김미서 원장(오른쪽에서 두 번째)과 함께한 회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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