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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마을 일구는 ‘행주동 청지기’마을과 함께하는 이웃 이흥윤 행주동주민자치위원장
  • 이옥석 기자
  • 승인 2019.07.15 14:01
  • 호수 1428
  • 댓글 0

13대 이어오는 행주동 토박이
2004·2016년 자치위원장 맡아
고양최초 어린이위원회 만들어
“낙후된 마을위해 봉사하고파”


[고양신문]이흥윤 행주동 주민자치위원장은 법무부 보호관찰위원 고양보호관찰소 고양지구협의회 회장도 맡아 지역 활동을 활발히 하고 있다. 행주에서 나고 자란 그는 농사뿐만 아니라 행주강에서 물고기 잡는 일까지 하며 힘겨운 어린 시절을 보냈다.    

그의 집안이 행주외동 211번지에 자리 잡은 것은 250여 년 전 화정동 경주 이씨에서 갈라져 나오면서부터다. 그 후로 지금까지 아들, 손자까지 총 13대를 이어오고 있다. 부친은 의용소방대 간부로 활동하면서 15~20마지기 농사를 지었다. 하지만 홍수만 나면 논밭에 물이 껴서(들어와서) 농사를 망치곤 했다. 그래서 행주강에서 어업을 병행했다. 어업은 어른들만 하는 게 아니었다. 이 위원장은 행주초 4학년 때부터 메기나 장어를 잡는 일을 부친과 함께 했다. 

그는 이 일을 중학교 졸업 때까지 했다. 주낙 놓는 일은 주로 오후 3~4시경에 하는데, 가끔 아버지와 함께 일하셨던 큰아버지가 못 나오시면 그가 부친과 배를 타고 나가 주낙을 놨다. 
“많이 잡을 때는 3~4관 정도 잡았는데, 4㎏가 한 관이니 12㎏ 정도죠. 1년에 한 번 있을까 말까 한 일이에요. 보통은 1관도 못 잡을 때가 많아서 쌀 한 말거리 하기도 어려웠어요.” 
당시 쌀 한 말이 1800원에서 비쌀 대는 3200원할 때였다. 4~5월에는 웅어를 잡았다. 늦으면 6월까지 잡기도 하는데 5월 단오만 지나면 가시가 단단해져서 먹기 어려웠다. 당시 모내기할 때 웅어회를 많이 먹었다. 

“들물 즉 밀물 때는 행주산성이 있는 덕양산부터 김포대교 사이에서 웅어를 잡았고, 썰물이 될 때는 유독 물살이 빨랐던 이산포까지 가서 해질녘인 해거름(해어름)에 웅어를 잡았어요"
새벽부터 일을 했으니 공부와 거리가 멀었다. 능곡중학교에 다니면서 조카뻘인 1년 선배에게 영어 과외를 3일간 받았다. 하지만 선배가 두 손을 들고 말았다. 할 수 없이 영어책에 한글로 토를 달고 해석을 써달라고 했다. 20점 만점에 늘 2~3점 받던 그가 손을 번쩍 들고 영어책을 읽겠다고 했을 때 다들 놀랐다. 책에 한글로 써놓았던 것을 눈치 챘던 선생님은 기를 꺾지 않아야 한다는 생각으로 ‘가’만 받던 어린 이흥윤 학생에게 ‘미’를 주셨다. 이후 그는 의정부고등학교에 입학한 아들과 함께 교무실에 갔다가 당시 영어선생님을 만났다. 너무나 반가웠고, 어린 학생의 열정을 기특하게 생각하셨던 선생님의 마음을 알게 됐다고 한다.  

그는 학교에서 나오면 이미 다 닳아빠진 운동화지만 얼른 벗어서 옆구리에 찼다. 더 신어야 했기 때문이다. 가난과 일 때문에 소풍도 몇 번 못 갔다. “아무것도 안 싸줘도 되니 소풍 다녀오게 해달라고 해도 못 갔죠. 내가 해야 하는 일들이 너무 많았던 거죠.” 어린 맘에 소풍을 못가는 게 얼마나 속상했을까. 그래도 행주초 5~6학년 땐 행주나루터에서 배를 타고 김포대교 건너 쪽 김포평야 있는 곳으로 소풍을 갔다. 그 당시 마을에 여자뱃사공이 있었는데, 그 분이 노 젓는 배를 타고 소풍을 갔다. 

이흥윤 위원장은 성인이 되던 해인 1964년 부평에 있는 방위산업체에 근무했고, 고향으로 돌아와 1987년 1월 1일부터 행주외동 이장을 맡았다. 이후 행주동 주민자치위원장이 된 것은 2004년이고, 20016년에 두 번째로 주민자치위원장이 됐다. 추진력과 신뢰, 책임감이 있고 소통을 잘한다는 평을 받았다. 장학금을 만들었고, 고양시 최초로 어린이명예주민자치위원을 만들었다. 
그는 “행주동은 크지 않지만 행주초등학교를 비롯해 4개의 학교가 있는 교육도시이고 공항에서 올 때 고양시의 관문이 되기도 한다”며 “낙후된 행주동을 건강하고 아름다운 도시가 되도록 아낌없이 봉사하고 싶다”고 말한다. 
‘청지기의 사명은 주인이 맡긴 일에 충성하는 것이다. 봉사로 사회에 이바지 하라’는 가훈대로 그는 지금도 늘 자신이 있는 곳을 더 나은 곳으로 만들려고 노력하고 있다. 


이옥석 기자  los100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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