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섬 외달도, 유달산 해상케이블카... 보고 즐기고 맛보는 여행

 

 

외달도 선착장에서 내려 마을로 들어가는 초입

[고양신문] 목포시는 6월 22일, 국제슬로시티연맹으로부터 '국제슬로시티 인증서'를 받았다. 평가단은 목포 원도심 일대 근대역사문화유산의 가치가 높고, 유달산과 외달도, 달리도 등 자연경관이 훌륭하며, 슬로푸드와 주민공동체 문화가 잘 보존돼 있어 색다른 매력이 있다고 호평했다. 특정 섬이 아니라 도시 전체가 슬로시티로 지정된 경우는 드물다.
 

외달도 산책로를 따라 걷다 보면 만날 수 있는 등대


햇살이 뜨거운 12일, 1박2일 일정으로 맛과 멋, 역사가 살아 숨쉬는 항구도시 목포를 다녀왔다. 이번 팸투어는 목포시 주관으로 진행됐다. 

첫 행선지는 ‘사랑의 섬’, ‘연인의 섬’이라 불리는 외달도다. 목포여객선터미널에서 여객선을 타고 30분 정도 가면 외달도에 도착한다. 해안선 길이가 4.1㎞인 이 섬은 바다 한가운데 외롭게 떨어져 있다. 외달도는 외로운 달동네라는 의미로 붙여진 이름이다. 목포 시가지 서쪽 바다에 있고, 동쪽으로는 달리도와 마주보고 있다. 달리도 바깥쪽에 있다 하여 ‘밖다리’라고도 한다. 이곳은 ‘자연생태 우수마을’, ‘가고 싶은 섬 33개’, ‘우리나라 100대 아름다운 섬’으로 선정됐다.

외달도 한옥민박촌 정원 모습


선착장을 지나면 양쪽으로 섬 전체를 산책하고 산림욕을 할 수 있는 해안 산책로가 이어진다. 왼쪽으로 방향을 틀어 길을 따라 가면 야외 해수 풀장이 나온다. 빨갛게 익은 열매가 주렁주렁 달린 해당화 나무와 녹색 열매가 풍성한 무화과 나무를 구경하며 낮은 언덕길을 오르면 아기자기한 민박마을이 나온다. 안쪽에는 한옥민박촌이 있고, 정원처럼 꾸민 앞마당에는 정자도 있다. 그 아래로 깨끗한 해변과 맑은 바닷물, 멋진 자연 풍광이 이어지는 산책로를 따라 거닐다 보면 슬로시티에 와 있다는 게 실감 난다. 울창한 숲에서 풍기는 달콤한 칡꽃 향기를 맡고, 등대를 배경으로 멋진 사진도 찍는다.

느릿 느릿 걷고 한옥민박촌 정자에서 복날에 먹는 전복 삼계탕이 보양식으로 손색이 없다. 회로 먹고, 탕에 넣어 익혀 먹는 커다랗고 싱싱한 전복 맛이 일품이다. 시원한 정자에서 바다를 보며 먹는 음식 맛이 꿀맛이다. 여름 피서철을 피해 비수기에 찾는다면 고즈넉한 슬로시티를 온몸으로 체험할 수 있겠다. 오래도록 머물며 한가로이 거닐고 싶은 마을이다.
 

유달산을 오르다 만날 수 있는 시내 풍경


행정선을 타고 목포로 나와 케이블카 예정지 중 한 곳인 유달산으로 향한다. 높이 228m의 유달산은 일출과 낙조가 아름답기로 유명하다. 신선이 두 팔을 벌리고 춤을 추는 듯한 모양을 하고 있다는 유달산에서는 저 멀리 아기자기한 도시 풍경은 물론 탁 트인 남해 먼 바다까지 볼 수 있다. 산을 오르는 중간에 사랑의 연리지, 오포대, 고래바위, 일등바위, 이등바위 등을 만날 수 있다. 3시간 정도 걸리는 유달산 둘레길 코스도 많은 시민들이 찾고 있다.
 

바닥이 투명한 유리로 된 크리스탈 캐빈(왼쪽)과 일반 캐빈


올 10월 개통예정인 목포해상케이블카는 총 길이가 3.23㎞로 국내 최장이다. 해상을 건너는 최고 높이는 155m로 상상을 초월하는 스릴과 쾌감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목포 시내 북항스테이션을 출발해 유달산 정상부에서 기역자로 꺾여, 해상을 지나 고하도에 도착한다. 해상과 산 정상만을 운행하는 다른 지역의 케이블카와 다르게, 이곳 케이블카는 유달산 밑에서부터 출발해 정상을 통과하기 때문에 산 전체를 감상할 수 있다. 

북항, 유달산, 고하도 3곳의 스테이션에는 카페, 베이커리숍, 기념품숍, 전망대 등 다양한 먹거리와 볼거리, 즐길거리가 들어설 예정이다. 유달산 승강장에서는 다도해 넘어 멀리 외달도와 달리도, 장좌도 등 주변의 섬들과 두 마리 학이 날갯짓하는 형상을 하고 있는 목포대교를 볼 수 있다. 10인승의 일반 캐빈과 바닥이 투명한 유리로 된 크리스탈 캐빈도 있어 아찔한 모험을 원하는 이들에게 맞춤하다. 

왕복 40분이 걸리고, 중간 승강장에 내려 주변을 구경하고 다시 탈 수 있다. 주차는 3시간 가능하다. 가격은 일반 캐빈을 기준으로 왕복 2만2000원이다. 하루에 200척 이상의 선박과 요트가 운행하는 모습을 하늘에서 보는 것은 분명 장관일 것이다.
 

올 10월 운행예정인 목포해상케이블카


둘째 날은 아침 일찍 목포와 제주를 운행하는 크루즈를 견학했다. 국제여객터미널에 정박해 있는 퀸메리호는 정원이 1264명인 대형 선박이다. 연중 무휴로 운항하는 이 배를 타면 4시간만에 제주도에 도착할 수 있다. 흔들림이 거의 없어 멀미 걱정이 없고, VIP룸에는 TV, 냉장고, 침대를 갖춘 침실과 욕실, 소파, 테이블이 있는 응접실까지 있어 쾌적한 여행을 보장한다. 바다 위에서 즐길 수 있는 레스토랑과 카페, 베이커리에 영화관과 노래방, 오션뷰 비어홀까지 완벽하게 갖췄다. 조종실까지 둘러보며 선장으로부터 운행 정도 등 자세한 설명을 듣고 제주도를 향해 출발하는 배를 배웅했다.
 

유달산 케이블카 스테이션 모습


목포 으뜸맛집 중 한 곳인 ‘한일생태탕’은 멀리 외국에서도 찾는 이들이 있을 정도다. 시원한 생태탕과 생태에 청국장을 넣고 끓인 생청탕을 처음으로 맛본다. 특유의 잡냄새가 없는 청국장을 듬뿍 넣고 끓여 깊은 맛이 나고, 누구나 거부감없이 먹을 수 있다. 

마지막 일정을 마친 후 찾은 목포 으뜸맛집이자 목포음식 명인의 집 ‘JD인동주마을’에서 맛본 홍어삼합과 간장게장은 밥도둑이 맞았다. 이곳에서만 마실 수 있는 인동초막걸리는 발명 특허를 받은 상품으로 막걸리 마니아들에게 인기다. 우정단 대표는 목포음식명인 제1호로, 목포의 신지식인으로 지정됐고, 농림식품부로부터 신지식 농업인으로 선정된 인물이다. 홍어를 잘 먹지 못하는 이들을 위해 조금 덜 삭힌 홍어를 내고, 조금 더 강한 맛을 원하면 일주일 정도 삭혀 코가 알싸한 홍어도 맛볼 수 있다. 간이 적당한 간장게장은 두고 두고 생각나는 맛이다.
 

남도음식명가 'JD인동주마을'의 밥도둑 간장게장


목포시 김종식 시장은 “목포만의 매력과 장점을 살린 차별화된 전략을 수립해 국내를 뛰어넘어 세계적인 슬로시티로 발돋움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해 나가겠다”면서 “슬로시티 목포의 미래 비전과 정책 방향을 담은 기본 계획을 마련해 10월 ‘슬로시티 목포 선포식’을 통해 제시하겠다”고 밝혔다.

목포에서는 매년 유달산봄축제를 시작으로 가을에는 난영가요제, 목포 문화재 야행, 세계마당페스티벌, 목포항구축제 등 곳곳에서 축제와 공연이 펼쳐진다. 목포에는 시민들이 선정한 ‘목포를 대표하는 9가지 맛(9味)’이 있다. 세발낙지, 홍어삼합, 민어회, 꽃게무침, 갈치조림, 병어회, 준치무침, 아구탕(찜), 우럭간국이다. 올해는 맛의 도시 목포에 구경(九京)가서 구미(九味) 당기는 음식을 맛보는 것도 좋겠다.
 

JD인동주마을의 홍어삼합과 간장게장

 

막걸리 마니아들이 좋아하는 JD인동주마을의 인동초 막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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