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승수 노회찬재단 사무총장 (사)마을학교서 강연

마을학교에서 강연중인 조승수 노회찬재단 사무총장

 
[고양신문] 평생을 약자의 편에서, 소수의 힘없는 사람들의 자리에서, 그들과 함께 치열하게 살았던 노회찬 국회의원의 서거1주기를 맞았다. 이달 15일부터 28일까지는 노회찬재단이 정한 추모기간이다. 16일 (사)마을학교 주관으로 조승수 노회찬재단 사무총장이 일산서구청에서 ‘기억 속의 노회찬’이라는 주제로 강연을 했다. 아침부터 비가 부슬 부슬 내리는 날씨에도 불구하고 이날 강연에는 시민 30여 명과, 정의당의 이홍우 고양시 정 지역위원장과 박시동 시의원, 노회찬 의원이 출연한 영화 ‘달밤체조 2015’를 촬영한 신봉철 감독이 참석했다.

강연 전 이승배 마을학교 이사장은 “마을학교는 ‘공감, 우리시대’라는 강연을 통해 생활 속에서 진보에 대해 생각하고 무엇보다도 시대정신에 투철하고자 한다”면서 “3년 전 1800만 명의 촛불시민들이 모여서 내 삶을 바꾸는 개혁을 염원했었는데, 지금 우리의 시대정신이 많이 흔들리고 있는 것 같아 노회찬 의원의 빈자리가 참으로 커 보인다. 오늘 다시 한번 성찰하고 생각해 보는 자리가 되길 바란다”고 인사말을 했다.
 

인사말 중인 마을학교 이승배 이사장


이어 조승수 사무총장이 1983년 노 의원이 군부독재의 그늘 아래서 노동운동을 하게 된 배경과, 노 의원이 2012년 진보정의당 출범 당시 당 대표를 수락하면서 했던 ‘6411 버스’와 관련된 연설을 보여주면서 그가 추구한 정치는 무엇인지 들려줬다.

6411은 매일 새벽 4시 구로구 가로수공원에서 출발해 강남을 거쳐 개포동까지 대략 2시간 정도 걸리는 노선버스다. 매일 새벽 이 버스를 타고 강남에 있는 빌딩에 도착해 일을 해야 하는 사람들이 있다. 바로 청소하는 미화원 아주머니들이다. 존재하지만 그 존재를 우리가 느끼지 못하고 살아가는 투명인간 취급을 받고 있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이다. 노 의원은 “그들이 우리 같은 사람을 찾을 때 우리는 어디에 있었느냐, 그동안 이런 분들에게 우리는 존재했지만 보이지 않는 정당, 투명정당이나 다름없었다. 이제 이분들이 냄새 맡을 수 있고, 손에 잡을 수 있는 곳으로 이 당을 여러분들과 함께 가져가려고 한다”는 연설로 큰 박수와 환호를 받았다.

조 사무총장은 “6411버스는 아직도 대한민국 곳곳에 있다. 이것이 진보정치의 존재 이유”라면서 “가난하고 고단한 삶을 살아가는 동시대의 사람들에 대한 깊은 애정을 가지고 있었기에 가능한 정치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노 의원의 품격 있는 어록과 다양한 정당운동, 인간관계 등을 통해 그가 약자, 소수자, 여성들의 버팀목이었다고 덧붙였다. 강연 중간 중간 눈물을 훔치는 이들도 눈에 띄었다.

노회찬재단(이사장 조돈문)은 ‘평등하고 공정한 나라, 노회찬의 꿈을 이어가겠습니다’라는 캐치 프레이즈로 올해 1월에 설립됐다. 조 사무총장은 “사료관, 평전, 출판 등을 담당하는 아카이빙, 10월부터 운영예정인 정치학교, 새로운 대한민국을 위한 비전 만들기 등 다양한 사업을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16일 마을학교에서 '기억 속의 노회찬'이라는 주제로 강연중인 조승수 노회찬재단 사무총장

 

마을학교에서 강연중인 조승수 사무총장과 청중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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