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문화원, 전통과 현대 잇는 수준급 상설공연 9월까지 계속

한뫼블루스밴드 이낙진 연주자의 변화무쌍한 하모니카 연주.
단 무용단의 '한량무'.
한뫼풍물단과 정발초등학교 풍물단의 합동무대.

하모니카&블루스밴드의 ‘가와지 아리랑’
한뫼풍물단, 정발초 풍물단, 단 무용단 등
국악과 현대 장르 넘나드는 ‘컬래버레이션’
새로운 고양문화의 재미와 감동 ‘큰 호응’

 


[고양신문] 고양문화원이 야심차게 준비한 전통문화 상설공연 ‘토요 난장’이 신명나는 무대를 선보이며 일산의 여름밤을 들썩이게 만들고 있다.

2019 토요 난장 두 번째 무대가 열린 13일 저녁. 해가 서서히 기울자 일산호수공원 노래하는 분수대와 연결된 고양문화원 야외공연장에서 풍물단의 흥겨운 가락이 들려온다. 화사한 의상을 차려입은 한뫼풍물단이 분수대 광장을 돌며 토요 난장의 개장을 알리는 길놀이 공연을 펼치자 사람들의 눈과 귀가 모아진다.

공연장 객석 의자가 채워지자 한뫼 블루스밴드가 본 무대의 첫 장을 연다. 첫 곡은 고양가와지볍씨를 노래한 ‘가와지볍씨 아리랑’이다. 블루스 하모니카의 일인자 이낙진의 변화무쌍한 하모니카 연주에 맞춰 젊은 뮤지션으로 구성된 밴드의 합주가 흥을 더한다. 고유의 우리 가락과 블루스 음악의 풍부한 감성이 멋진 컬래버레이션을 만든다. ‘한뫼블루스’ 역시 신도시가 되며 옛 정서를 잃어가는 고양의 희로애락을 표현한 곡이다. 리더 이낙진은 신촌블루스를 비롯한 국내 정상급 뮤지션들과 작업을 한 언더그라운드의 실력자다. 작사·작곡에 조각가로도 활동하는 그의 신들린 연주가 관객들의 환호를 이끌어낸다.
 

한뫼블루스밴드 이낙진 연주자의 변화무쌍한 하모니카 연주.


이어 ‘단 무용단’의 전통무용 ‘한량무’가 펼쳐진다. 하늘색 도포에 반듯한 갓을 쓴 멋쟁이 한량들의 우아한 춤사위가 가빠졌던 호흡을 한 숨 다독여준다. 다음 순서로 장구석 회장이 이끄는 한뫼 풍물단이 무대에 올라 ‘경기웃다리풍물’을 펼쳐보이자 또다시 객석이 흥으로 들썩인다. 몇몇 관객이 마당으로 나와 풍물장단에 맞춰 즉석에서 근사한 춤을 선보이자 큰 웃음이 쏟아지기도 했다.

이날 공연에서 가장 뜨거운 박수를 받은 출연진은 특별 게스트로 초청된 ‘정발초등학교 풍물단’ 친구들이었다. 4·5·6학년 40여 명으로 구성된 단원들은 초등학생 실력이라고 믿기 힘든 솜씨로 풍물장단을 연주하고 상모를 돌리고 소고춤을 추며 무대와 마당, 그리고 객석까지도 하나로 만들었다. 한뫼풍물단과 정발초 풍물단의 합동공연이 피날레를 장식하자 300여 명 관객들의 박수와 환호가 길게 이어졌다. 마치 한 줄기 소나기가 몰아쳐 여름밤의 더위를 시원하게 날려준 듯했다.
 

단 무용단의 '한량무'.
한뫼풍물단과 정발초등학교 풍물단의 합동무대.

 
고양문화원이 전통문화 상설공연을 펼친 지는 오래됐지만, 지난해부터 ‘토요 난장’이라는 새 이름을 갈아입고부터 공연의 면모가 새로워졌다. 전통 계승에 머물지 않고, 장르와 레퍼토리의 과감한 변화를 시도한 것. 덕분에 공연장을 찾은 관객들은 전통의 가락과 현대적 멜로디가 행복하게 어우러지는 명품 공연을 즐길 수 있게 됐다.

지난해부터 ‘토요 난장’을 기획·진행하고 있는 김기승 예술감독은 “돈을 주고 관람해도 아깝지 않은 수준의 무대를 올리기 위해 연출자로서의 자존심을 걸었다”면서 은근한 자신감을 표했다. 그는 공연 전체를 관통하는 가치는 당연히 전통예술이지만, 그것을 전달하는 형식을 다채롭게 제시하고 싶었다고 말한다.
“전통문화 공연은 어르신들만 보는 고리타분한 무대라는 선입견을 깨 주고 싶었어요. 다른 장르와 교류하고 소통할 때 전통예술의 매력과 장점이 배가된다는 사실도 입증하고 싶었구요.”
 

관객들의 연령대도 어르신부터 어린아이까지 다양하다. 그는 지난해보다는 올해가, 그리고 첫 공연보다는 두 번째 공연이 더 많은 관객들의 호응을 이끌어냈다고 말했다. 특히 이날 공연에 특별 초청된 정발초등학교 친구들이 기대 이상으로 너무 멋진 공연을 펼쳐줬다며 고마움을 표했다.

올해 토요 난장은 총 6회 공연을 준비했다. 이제 4번의 공연이 남은 셈이다. 무대는 격주로 열린다. 김기승 감독은 남은 출연진들의 면면도 쟁쟁하다고 귀띔한다.
“고양행주취타대는 나발, 태평소, 운라, 용고 등 전형적인 대취타의 면모를 갖췄습니다. 화려한 의상도 볼거리구요. 가얏고 앙상블은 25현 가야금을 중심으로 다양한 연주를 선보이는 정상급 국악연주단입니다. 그런가 하면 어템포 밴드는 트럼펫과 트럼본 등 서양 관악기로 군밤타령과 아리랑 모음곡 등을 선보이는 퓨전밴드입니다.”

그밖에도 고양시 향토문화재로 지정된 고양들소리와 고양전통연희단 풍광, 젊은 춤꾼들로 구성된 춤다락의 공연도 펼쳐질 예정이다. 전통가락의 흥겨움이 선사하는 여름밤의 낭만…. 다음번 토요 난장 무대가 벌써부터 기다려진다.
 

 

 

‘토요 난장’ 공연 일정

7월 27일(토) - 한뫼풍물단, 가얏고 병창, ATEMPO BAND
8월 10일(토) 고양행주대취타, 고양들소리+농악
8월 24일(토) - 고양행주대취타, ATEMPO BAND, 가얏고 앙상블
9월 7일(토) - 고양전통연희단 풍광, 춤다락

* 공연 시작 : 오후 7시
* 공연 장소 : 고양문화원 야외공연장(노래하는 분수대 광장 옆)

※ 모든 공연은 우천시 한 주 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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