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소개> 김종일 『클린세탁소』

[고양신문] 김종일(63세) 동화작가가 이번엔 소설집 『클린세탁소』(어문학사)로 독자와 만나게 됐다. 소설집으로는 『돌의침묵』 이후 두 번째 작품이다. 고양시 토박이인 김종일 작가는 1994년 MBC창작동화대상 수상으로 문단에 나온 후 10여 권의 동화집, 5권의 기획물, 3권의 청소년 소설을 써오며 장르 구분없이 전방위로 활동해왔다.

이번 소설집에는 8편의 단편과 1편의 중편소설이 실렸다. 작품마다 작가가 드러내고자 하는 것들이 조금씩 차이가 있지만, 서민들의 마주할 수밖에 없는 험난하고도 굴곡진 삶의 모습을 잔잔히 그리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유일한 중편인 ‘은포리의 노래’는 고양지역인 송포면에서 전승돼온 들소리인 ‘송포호미걸이’에서 영감을 얻었다. 조상대대로 불러온 들소리를 유일하게 재현하고 있는 노인. 그리고 귀향해서 농사를 짓고 있는 주인공. 이 두 사람이 지역의 들소리를 계승해 간다는 이야기다. ‘은포리의 노래’에서는 동네 체육대회 이야기도 그려지는데, 광복절을 기념해 시작된 후 6·25 전쟁 때를 제외하곤 한 번도 거른 적 없다는 면민 체육대회가 소개된다. 고양시에서 실제로 73회째 열리고 있는 ‘지도체육대회’와 판박이 역사를 지녔다. 고양의 역사를 아는 사람이라면, ‘은포리의 노래’는 지역 이야기를 소재로 다룬 만큼 친근함을 느낄 수 있다.

소설집을 통해 작가의 감수성과 성향도 어렵지 않게 가늠해볼 수 있다. 자연에 대한 애틋함, 농촌생활에 대한 갈망 등을 여러 작품을 통해 드러냈다. ‘달맞이꽃’은 귀농한 사람을 주인공으로 내세웠다. 또한 ‘달빛 아래 천리향’은 팍팍한 도시를 떠나고 싶은 주인공 남성이 등장한다. 그는 남도여행을 하던 중 오직 꽃향기를 더 맡기 위해 모르는 노인 집에 하룻밤을 묵는다. 떠나고 싶은 마음과 자연만이 주는 감동이 중첩되면서 무언가에 대한 그리움을 느끼게 하는 아름다운 작품이다.

“어렸을 적부터 뭔가 모를 그리움에 눈물짓던 기억이 있다. 장엄한 노을빛에 감동하였고, 들과 산에 피어있는 들꽃과 산꽃에 감동했다. 그리고 먼 훗날 감동은 그리움이 됐다(작가의 말)”라는 김종일 작가. 동화적 감수성을 지닌 60대 작가가 표현하고자 하는 그리움과 애틋함은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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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일 작가

<김종일 작가 미니인터뷰>

“소설 주인공처럼 귀촌 준비하고 있어요”

작가로서 어떤 작품을 추구하나.
평범한 사람들의 애환을 촘촘하게 애정을 가지고 바라봤다. 작품을 통해 사람들을 위로해주고 보듬어주고 싶다. 주인공이나 등장인물들이 나의 모습일 수도, 여러분의 모습일 수도 있다.

특히 귀촌 이야기가 소재로 많이 쓰였다. 이유가 있나.
자연은 나에게 조건 없이 감동과 기쁨을 준다. 사람 사이의 관계는 이해가 얽혀서 복잡하고 힘들다. 하지만 자연은 그 자체로 나를 위로해 준다. 그래서 나도 도시를 떠나 귀촌을 준비하려 한다. ‘달빛 아래 천리향’에 나오는 주인공이 나와 가장 흡사하다.

최근 6년간 작품활동이 없었다.
청소년지도사, 노인복지사, 문해교육사, 평생교육사 등의 자격증 공부를 했다. 국가자격증을 포함해 6개나 땄다. 공부를 하면서 문학적 상상력도 키워졌다. 이런 공부는 나중에 귀촌해서 요긴하게 쓰일 것 같다. 농촌에서 사회적 기여도 하고, 다양한 소재를 통해 작품활동도 꾸준히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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