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희망포럼, 어르신 국수나눔봉사 2년째 펼쳐

정발산동 호프 바보스에서 매달 나눔식탁 열어
각양각색 이웃들, 한마음으로 봉사에 힘 보태
영정사진·이불빨래 등 다양한 활동 함께 진행

 

3일 정발산동 바보스 호프에서 어르신들께 국수나눔봉사를 마친 더불어희망포럼 회원들


[고양신문] “아, 맛있어요. 콩국이 진국이네요.”, “더운데 이렇게 시원한 음식을 해주시니까 너무 좋아요.”, “어쩌다 한번씩 오는데 감사하게 잘 먹고 있어요.” 시원한 콩국수를 대접받은 어르신들이 봉사자들에게 고마움의 인사를 연신 건넨다.

폭염주의보가 발효되고 한낮 기온이 30도를 넘은 지난 3일 점심시간, 정발산동에 위치한 호프 바보스는 사람들로 북적였다. 더불어희망포럼(회장 박찬호)이 매월 첫째 주 토요일에 정발산동 어르신을 대상으로 국수 나눔봉사를 하는 현장이다. 2017년 9월부터 시작해 2년째 진행 중인 행사다. 매달 어르신 80여 명 정도가 이곳에서 점심식사를 한다. 메뉴는 다양하다. 여름에는 묵밥, 콩국수, 겨울에는 떡국, 잔치국수 등 국수를 주로 하고, 계절에 맞춰 메뉴를 준비하고 있다. 중국집을 운영하는 회원이 짜장소스를 후원한 덕분에 제공해 드린 짜장밥도 인기가 좋았다.
 

정발산동 어르신들에게 국수나눔 봉사를 하고 있는 회원들


건축업에 종사하고 있는 박찬호 회장은 “아직 부족해서 봉사를 더 해야 될 것 같다”고 겸손하게 말했다. “어르신들에게 할 수 있는 봉사를 고민하다가 접하기 편한 것이 먹을거리라는 생각을 하게 돼서 국수봉사를 시작했어요. 작지만 나누면서 살자는 생각으로 시작한 일이죠. 겨울철에 어르신들 이불빨래 등 앞으로도 회원들과 함께 다양한 일을 할 생각이에요. 적지 않은 봉사자분들이 꾸준히 오셔서 같이해주시기 때문에 감사하고, 뿌듯합니다.”

그동안 어르신들 영정사진도 찍어드렸고, 회원들과 외부 업체에서 후원해 주는 물품을 어르신들에게 나눠드리고, 판매수익금을 기부하고 있다. 이 포럼의 회원은 50명 정도로 직업도 다양하다. 매주 20여 명 정도가 자유롭게 참석하고 있다. 궂은 일도 마다 않고, 바빠도 꼭 참여하려는 이들이 대부분이다.

회원 중 한 명인 김경희 경기도의원(더불어민주당, 고양6)은 “한 달에 한 번, 한 끼가 큰 것은 아니지만, 이것을 기억하고 계속 오시는 어르신들이 계셔서 꾸준히 하고 있다”면서 “혼자 사시는 어르신들이 많고, 가족들과 함께 산다고 해도 마음이 허전하신 분들이 많은 것 같다. 이분들이 자연스럽게 모여서 맛있는 음식을 드시면서 안부를 전하고 이야기도 나누고 가시도록 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지역사회에서 어르신들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려드리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더불어희망포럼이 준비한 콩국수를 맛있게 드시는 어르신들

최은영 사무국장은 학생들과 같이 지적장애인들을 찾아가 미술 봉사를 하는 씨앗봉사단도 하고 있다. “어르신들이 제 손을 잡으면서 맛있게 먹었다고 말씀하실 때 보람을 느껴요. 봉사를 가면 저는 하나만 가져갔는데, 얻어 오는 게 2~3개씩 돼요. 봉사가 중독인 것 같다는 말이 이해가 돼요.”

장소를 제공하고 있는 바보스 호프의 이인수 대표는 사업장의 주방을 내주기가 쉽지 않을 텐데도 기꺼이 불편을 감수하고 있다. “요양원에 계신 86세 된 어머니와 동네어르신들을 생각해서 참여하게 됐다”고 말하는 그는 좋은 일도 많이 하고 있다. 3년 전 정발산동 주민센터 후문 쪽에 마련한 나눔냉장고 2대를 후원한 것. 그가 후원한 냉장고는 혼자 살거나 어려운 분들이 주로 이용하고 있는 ‘고양시 나눔냉장고 1호’가 됐다.

나눔냉장고를 관리하는 서인영(왼쪽)씨와 김경희 도의원

이 나눔냉장고를 관리·운영하고 있는 서인영씨는 1986년 아시안게임 당시 처음 자원봉사를 시작해 33년 동안 계속하고 있다. 정발산동주민자치위원회 위원장을 거쳐 현재 고문으로 활동 중인 그는 하루에 한 번 이상 봉사 중이라고 한다. 이날도 그는 남은 콩국과 국수를 1인분씩 정성껏 포장해 나눔냉장고로 향했다. 고양위너스 독립야구단 김장헌 이사장은 면을 삶는 전담자다. 그는 이날도 뜨거운 불 앞에서 묵묵히 면을 삶아내고 있었다. 어르신들에게 대접한 콩국은 김 이사장이 후원했다.

결혼 후 한국에 온 지 29년 된 일본인 호리에 마사꼬씨는 남북통일운동국민연합 재한외국인회 중앙위원이다. 그는 키다리봉사단과 적십자에서도 봉사 중이다. “정발산동에 살고 있는데, 동네에서 봉사를 할 수 있어서 좋다”면서 “혼자서는 못 할 텐데 이렇게 힘을 합쳐서 하니까 무척 좋다”고 말했다.

세상을 좀 더 따듯하게 만들고 싶다는 더불어희망포럼 회원들이 초청의 인사를 전한다. “어르신들 누구나 오세요. 봉사에 동참하고 싶은 분들도 환영합니다. 이웃의 정이 가득한 식사 한 끼를 함께 나누실 수 있습니다.”
 

국수나눔봉사를 위해 재료를 준비하고 있는 회원들

 

뜨거운 불앞에서 국수를 삶고 있는 김장헌 회원
어르신들에게 대접한 시원한 콩국수와 과일
국수나눔봉사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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