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첫 여성 조경전문가

국내 첫 여성 조경전문가
말년엔 고양의 이웃으로 봉사
마지막 작품은 87세 때 만든
백석 교통공원 야생화 정원

[고양신문] 차정숙 환경운동본부 회장님<사진>이 지난 31일 지병으로 세상을 떠나셨습니다. 향년 89세.

차정숙 회장님은 청년시절 프랑스로 유학을 떠나 조경분야를 학문으로 전공한 국내 최초의 여성이었습니다. 청와대와 세종로 조경 등 국내 역사적인 조경공간을 설계했고, 상암 월드컵 경기장 조경을 끝으로 현업에서 떠난 차 회장님은 이후에도 환경운동본부를 꾸리고 회장을 맡아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일을 지속하고자 했습니다. 인생의 마지막 작품은 87세 때 백석동 어린이교통공원 내에 만든 작은 야생화 정원이었습니다.

고인은 평소에 병원 한번 가지 않고 건강하게 생활했고, 돌아가시기 4개월 전 위암 말기 판정을 받기 전까지 하천살리기 운동, 정원 가꾸기 운동 등 왕성한 봉사활동을 펼치셨습니다. 스스로를 ‘할머니 깡패’라고 별명 붙이고 부당한 일, 도움이 필요한 일에는 거침없이 나섰던 고인은 발병 이후 죽음을 준비하며 장례 소식을 주변에 알리지 말고 조용히 치렀으면 한다고 당부하셨다고 합니다. 고인을 기억하는 많은 이웃들은 고인의 발병과 장례소식을 뒤늦게 접하고 아쉬움과 슬픔을 전했습니다.

막내딸 선경씨는 “너무나 많은 추억들이 있었지만 막상 돌아가시니 아프셨던 4개월의 기억만이 생생해 너무 슬프다”고 엄마가 평생 그리울 거라고 전했습니다. 막내 사위 김기승 감독(고양문화원 공연감독)은 “장모님을 엄마라고 불렀다”며 “부족한 저를 처음 인정해 준 인생의 은인인 엄마를 어떤 말로 떠나 보내드려야 하는지 도무지 생각이 나지 않는다”고 슬픔을 전했습니다. 고인의 슬하에는 혜경, 우남, 선경 등 세 딸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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