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년퇴임 후 운정진로성장연구원을 통해 새 꿈을 이뤄가는 이양순 원장-

“사과 속에 있는 씨앗은 셀 수 있지만 씨앗 속에 있는 사과는 셀 수 없습니다.”라고 말하는 이양순 운정진로성장연구원 원장. 씨앗 속에 있는 사과는 희망이고 꿈이다. 이양순 원장은 고양시 덕양구에 위치한 행남초등학교 교장으로 은퇴한 후 1년의 시간을 자신의 꿈을 실현하기 위한 시간으로 만들었다. ‘꿈이 있다는 건 이 세상을 살아나갈 힘이 있다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이 원장에게 그 시간은 긴장과 설렘과 희망과 기쁨의 시간이었다.

1977년 초등학교 교사를 시작한 후 2016년 8월 교장으로 정년퇴임한 이양순 원장은 40여 년간 교육현장에 있으면서 전문상담교사1급, 미술심리지도사 1급, 초등1급정교사 자격연수 미술강사(15년간), 고양시, 파주시 미술교과연구회 회장, 미술교육학 석사, 상담심리학 석사 학위를 취득했다. 교육에 몸담고 있으면서 늘 배우며 가르쳤던 시간이었고 새로운 인생을 준비하는 시간이었다.

교직생활을 끝내면서도 ‘나의 교육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생각하며 파주시 운정지구에 운정진로성장연구원(이하 연구원)을 개원하며 제2의 교육활동을 시작했다. 교직 생활을 하면서 접하게 됐던 독일의 사상가 루돌프 슈타이너가 제창한 발도르프 교육은 그녀가 인생2막을 시작할 수 있는 계기였고, 목적이었다.

이 원장은 “발도르프교육에서는 교육과 치유가 함께 일어납니다. 어린이들과 청소년들이 자신을 찾아가는 길의 동행이 되고자 하는 것이 저의 꿈입니다.”라고 말한다. 유네스코가 인정한 21세기 개혁교육 모델인 발도르프 교육은 아날로그 교육, 슬로 교육, 자연주의 교육을 중시한다. 그래서 연구원에서는 고양시와 파주지역의 유치원 어린이부터 성인들을 대상으로 발도르프교육, 심리상담, 미술심리상담, 진로상담, 인문고전독서동아리, 초등맘과 교사 아카데미, 교육부 꿈길 진로체험터 등을 운영하고 있다.

아동, 청소년, 성인을 대상으로 하는 미술치료 프로그램으로 ‘속 시원한 미술체험’과 유초등학생 대상인 ‘자유를 향하는 발도르프 프로그램’이 있다. 초등 4학년~청소년 대상 ‘학습성격유형&진로검사’와 초등 고학년 대상 ‘인문고전독서 동아리’가 운영되고 있고, 유초등 부모를 대상으로 하는 ‘해피맘 아카데미’는 12주차 교육이 있다.

올해 여름방학특강으로 초등1학년 아동들과 그림과 시로 한글을 익히고 구체물과 이야기로 수를 익히는 시간을 가졌다. 초등2학년은 동화속 이야기를 그림과 시로 이해하고 표현하며 몸과 놀이로 익히는 구구셈 교육방법을 도입했다. 초등 3~4학년 학생들과 호수공원과 동네를 돌아다니며 삶의 주변에서 볼 수 있는 현상을 익히는 '동네학, 식물학, 동물학' 포르그램, 초등 5~6학년과는 신화와 민담과 인물의 전기로 짚어보는 우리나라 역사공부를 했다,

이 원장이 만난 여러 상담자 중에 특히 “학교생활이 어려웠던 학생이 진로상담을 받은 후 자신의 가치를 깨닫고 1년간 미술을 열심히 해서 예술고등학교에 합격한 일과 은둔형 외톨이로 지내던 청년이 1년 이라는 긴 시간 상담을 통해 독서에 몰입하며 자신의 꿈을 펼치고 있는 일을 생각하면서 늘 보람을 느낀다.”고 말한다.

이 원장은 ‘아이들 각자의 개성과 재능을 존중하면서 발달 단계에 맞게 신체와 감성, 사고를 통합하는 교육’의 필요성을 강조한다. “성장발달은 머리에서 아래로 가고, 사지와 신진대사는 아래에서 위로 올라가기 때문에 만나는 지점인 가슴을 건드려주는 교육이 필요합니다.”라며 “도덕, 인성, 예술교육을 통해서 감성발달과 사고작용이 활발히 일어나는 각 성장발달 단계에 맞는 교육이 이뤄져야 합니다. 잠자는 단계, 꿈꾸는 단계, 깨어나기 단계가 있는데 깨어나기 단계가 바로 세상을 알아가는 단계입니다. 아이마다 깨어나기 단계에 차이가 나타납니다. 느린 것도 아이의 특성이라고 생각하고 영감과 감수성이 잘 발현될 수 있도록 지켜보는 여유가 필요합니다.”라고 말한다.

그래서 “도전하는 것을 두려워하는 아이라면 아이에게 자율성을 주고, 작은 목표를 정하고 성취를 통해 자신감이 상승할 수 있게 해줘야 하고, 독립성이 부족한 아이라면 스스로 선택할 기회를 많이 주고 자신이 선택한 것에는 책임을 질 수 있는 기회를 많이 주어야 하며, 욕심이 너무 많은 아이는 아이가 갖고 태어난 풍부한 핵심역량을 고려해서 진로를 결정해야한다.”고 말한다.

어린 유치원생들로부터 청소년, 성인, 학부모 선생님까지 아울러 교육하고 상담하는 일을 도맡아 하고 있는 이양순 원장. 그녀는 모든 교육에 앞서 “당장 눈앞에 보이는 성과를 기대하는 것이 아니라 표나지 않게 아이들의 꿈이 영글어나갈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녀의 교육철학에 춘추전국시대를 살았던 맹자가 제자에게 말해줬다는 ‘알묘조장(揠苗助長)’이라는 말과 1960~70년대 비틀즈(The Beatles)의 ‘let it be’가 생각난다.

교직생활 당시 어려움에 처했던 어린 제자들에게 ‘나는 너를 믿는다. 이제는 네가 너를 믿을 차례다’라는 마음으로 교육에 임했고, 그 아이들이 진정으로 변화하는 모습을 지금도 마음 깊이 담고 있는 이양순 원장. 그녀는 가슴을 건드려주는 교육, 기다리는 교육, 상처가 보듬어지는 교육, 자신의 주변에 있는 사물들을 통해 작은 것부터 시작하여 이웃과 공동체까지도 돌아보는 교육을 하면서 늘 행복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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