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수 원당 도시재생주민협의체 대표 인터뷰

“어느 날 문득, 사무실에 들어온 분들이 주민모임을 만들어보겠냐고 제안하셨고, 그걸 계기로 지금까지 와있네요.”

원당도시재생주민협의체 대표를 맡은 신동수씨<사진>에게 도시재생은 그렇게 영화처럼, 아니 운명처럼 훅 들어왔다. 시 공무원과 고양마을포럼 활동가들이 신동수 대표가 운영하는 마루재가복지센터의 문을 열고 들어온 것이 2017년 가을. 원당에 살지는 않지만 복지센터를 운영하면서 마을의 사랑방이 되고자 했던 마음이 있었던지라 도시재생에서 제일 중요한 것이 주민모임이라는 얘기에 아는 주민들을 한자리에 모았다. 2017년 9월 첫 모임 이후 지속적으로 마을모임을 갖게 됐고 이를 기반으로 그해 11월 원당이 국토부 뉴딜사업지역으로 선정되는 데 한몫했다.

“도시재생이요? 뭔지도 잘 몰랐어요.”

신 대표를 비롯한 마을사람들은 마을이 달라질 거라는 얘기에 “한번 해보자”고 팔을 걷어붙였다. 도시재생대학에서 함께 공부하며 선진사례도 찾아가보고, 매달 두 번씩 주민모임을 가지면서 ‘조금씩’, ‘함께’ 밑그림을 그려가기 시작했다. 2018년 7월 드디어 현장지원센터가 문을 열고 10월부터는 12월 총회를 목표로 7인의 발기인단을 꾸려 준비작업에 들어갔다.

“총회 준비하면서 지향점에 관해 논의를 많이 했어요. 무엇보다도 ‘인간중심’이 중요하다는 생각을 공유했고 선언문을 작성하게 되었죠. 지금 생각해도 뿌듯해요.”

총회자료집에 명시한 선언문에는 이 마을 사람들의 지향점과 가치가 담겨있다.

신동수 대표는 협의체활동을 하면서 이런 질문을 많이 받았다고 한다.

“우리 마을에 83억원이 들어와? 그럼 얼마씩 나눠줘?” “83억원을 협의체가 집행해? 뭔가 생기니까 하는 거 아니야?”

그는 협의체 임원들이 자신의 시간을 내서 무보수로 활동하고 있는데 이런 말을 들으면 억울한 마음도 든다. 하지만 주민들이 잘 모르고 하는 이야기니까 인내심을 갖고 찬찬히 설명을 한다.

“도시재생은 동네를 고쳐서 살기 좋게 하는 거예요. 물리적인 공간을 개선하고 사람과 시스템을 바꾸는 사업이에요. 83억원은 그런 일에 쓰인답니다. 예산 집행은 고양시가 직접 하는 거예요”라고.

협의체활동을 하면서 생각한대로 진행되지 않아 답답하고 힘들 때도 있지만 도시재생에 관심을 갖고 마음을 보태주는 주민들이 늘어나고 있어 힘을 얻는다.

“뭔가 행사를 할 때마다 새로운 분들이 오세요. 그래서 재미있는 일이 뭐가 있을까 고민하고 자꾸 일을 벌이게 돼요. 그 과정이 즐거워요.”

협의체 임원들은 구슬땀을 흘리며 커뮤니티센터 1층의 비어있는 공간을 손수 페인트칠하고 꾸며서 사랑방을 만들었다. 지난 5월 31일 골목에 차린 치맥파티에는 200명가량 다녀가기도 했다.

신동수 대표는 20년간 비영리단체(한국천주교평신도사도직협의회)에서 근무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주민협의체를 잘 꾸려나갈 계획이다.

“도시재생강의를 들으면서 고양형 모델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어요. 원당이 그런 모델이 되면 더 좋겠다는 욕심이 생겼어요. 협의체 회원들, 마을분들과 살기좋은 마을, 즐거운 마을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신동수 대표는 밝은 미소로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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