뒷돈

어느 땐가부터 정치자금 하면 검은 돈을 떠올리게 되었다. 그래서 정치자금보다는 뒷돈이 더 맞는 단어가 되었다. 뒷돈이란 놀음판에서 뒤를 대어주는 밑천을 말하기 때문이다. 금리가 높지만 다급하니까 빌려 쓰는 돈이 바로 뒷돈이다. 지금 이런 뒷돈에 얽히고설킨, 결코 듣고 싶지 않은 사연들이 하나 둘 씩 세상에 알려지고 있다. 마치 이른 아침 노름판에 잘못 들어가 못 볼 것을 본 것만 같다. 방안공기는 연기가 자욱하고 토해내는 오물에서는 냄새가 진동한다. 밤새워 놀음한 탓에 정신이 혼미한 사람들이, 핏발선 눈으로 상대에게 뒷돈을 대어준 사람까지 거론하며 싸우는 격이다. 이런 상황에서 할일은 다시는 놀음판을 못 열게 하는 것일 것이다. 그러면 자연히 뒷돈을 대는 사람도 없어질 것이기 때문이다.

바라는 것은 정치인들은 더 이상 정치판을 놀음판으로 만들지 말라는 것이다. “의롭지 않은 돈과 재물은 끓는 물에 뿌린 눈과 같다.(無義錢財湯潑雪)『明心寶鑑』<省心篇 上>”는 말을 가슴깊이 새기라는 것이다.
<김백호·회산서당훈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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