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적 사료에 근거한 기녀의 일대기

강선마을에 살고있는 소설가 문성배씨가 ‘홍원의 명기 홍랑’(미래문화사)이라는 새책을 출간했다.

문작가는 ‘소설 황진이’‘부안의 명기 이매창’에 이어 조선의 명기 시리즈를 다시 출간해 화제가 되고 있다. 이 책은 기존의 기녀들에 대한 이야기 틀에서 벗어나 사실적 자료를 토대로 일대기를 다루고 있어 역사적으로도 의미가 있고 조선의 사대부와 기녀가 주고받은 애틋한 사랑이야기를 엿볼 수 있다.

◇매화로서의 해어화 홍랑
한 세기에 한 송이가 필똥말똥한 해어화(解語花:미녀, 기녀)가 1500년대에는 무려 세 송이나 피어올랐다. 송도의 명기 황진이와 부안의 명화 이매창, 홍원의 명희 홍랑이 그들이다. 뉘라서 홍랑의 일생을 서럽다 하랴.

조선조 11대 중종에서 14대 선조 연간에 피어난 세 송이 해어화는 참으로 명희 중의 명기였다. 몸뚱이를 적절히 내맡긴 황진이가 해당화 해어화라면, 평생 그림자 하나를 따른 이매창이 해바라기 해어와요, 끝까지 의리와 절의를 다한 홍랑이 매화로서의 해어화이다.

… 중략 … 그러나 이를 어쩌랴. 기방에 뛰어든 지 1년도 못 되어 성가를 올리기 시작했다. 그도 그럴 것이, 다소곳한 미모에 뛰어나 지능과 예능, 여자로서의 예의 범절, 어느 것 하나 나무랄 데가 없는 홍랑이다.

그러니 뭇 유랑들의 선망의 적이 된 홍랑을 보호해야 겠다. 짓줓은 한량이며 부잣집 도령, 관변 토호 세도가들이 여러 가지 작전으로 구사해도 … 그들이 홍랑의 문지방을 닳도록 넘나들어도 그녀의 뛰어난 기지를 믿기에 안심이다. 그러나 모르는 일, 생각지도 않은 놈이 홍랑의 가랑이에 바람구멍을 내면 큰 일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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