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시, 경기도 첫 청년사회주택 사업자 공모

서울시에서 공급하고 있는 사회주택 모습. (출처: 서울시 사회주택 플랫폼)

내년부터 추진, 12가구 이상 출발
임대료 시세 80%, 최대 10년
17억5천만원 지원, 사업자 공모
커뮤니티 공간 배치 의무화


[고양신문] 저렴한 임대료에 쾌적한 환경, 쫓겨날 걱정 없이 오랫동안 안심하고 살 수 있는 집. 무주택 청년들을 위한 주거모델인 청년사회주택이 내년이면 고양시에도 생기게 될 전망이다. 시는 오는 10월 18일까지 고양시 청년 주거안정 및 지역활성화를 위한 ‘고양시 청년사회주택 지원사업’에 참여할 사업시행자를 공개 모집한다고 밝혔다. 이후 부지매입과 공사까지 원활하게 이뤄지면 내년 1월부터는 입주가 가능할 예정이다. 경기도내 지자체 중 시흥시에 이어 두 번째이며 청년을 대상으로 하는 사회주택으로는 도내에서 최초다.

민관협력 통한 공동주택 임대방식

일반적 의미에서 사회주택은 비영리법인이나 협동조합, 사회적기업 등 민간 사업자가 공공의 재정적 지원을 조성한 뒤, 집이 필요한 사람에게 저렴하게 임대하는 구조로 설계된다. 사회주택 사업자들은 공공 소유의 토지나 건물을 장기간 빌리거나 공공으로부터 건물 건축과 리모델링에 드는 비용을 지원받는다. LH(한국토지주택공사) 등이 공급하는 공공임대주택과 가장 큰 차이점은 주택영리를 추구하지 않는 민간이 운영한다는 점이다. 공공과 시장의 경계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기존 주택공급체계에서 발생하는 주거사각지대를 없애고 임대주택의 선택지를 넓힐 수 있다는 점에서 각광받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사회주택 공급에 가장 앞장선 것은 서울시다. 서울시는 2012년 사회주택 공급을 위해 ‘사회투자기금’을 조성하고 2015년에는 ‘서울특별시 사회주택 활성화 지원 등에 관한 조례’를 제정했다. 이후 2016년 6월에는 중간지원조직인 서울시 사회주택종합지원센터도 문을 열면서 사회주택 공급량이 꾸준히 늘고 있다. 2015년부터 올해 9월까지 공급된 서울시 사회주택 수는 총 1275가구(사업승인기준). 작년에만 361호가 공급됐고 올해에도 270호가 추가될 예정이다.

서울시 사회주택 모델이 확산되기 시작하면서 정부에서도 나서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2017년 말 발표한 ‘주거복지 로드맵’에서 ‘사회적경제 주체에 의한 임대주택(사회주택) 공급 활성화’를 정책 목표로 내세웠고, 올해 초에는 2022년까지 매년 사회주택을 2000호씩 공급하겠다는 내용을 담은 ‘사회주택 활성화 방안’을 발표하기도 했다. 해당 발표에 따르면 고양삼송지구에도 저층·단독형 집합주택형태(35호, 175가구)의 사회주택이 공급되며 내년 하반기 착공을 예정하고 있다.

주거취약 1인 가구 청년 대상

이번에 고양시가 이번에 추진하는 청년사회주택은 사업시행자가 희망하는 토지·건물을 고양도시관리공사가 매입한 뒤 사업자가 건물 리모델링, 입주자 모집·관리, 주택 유지관리 등을 운영하는 방식이다. 사업규모는 1개동 이상 12가구 이상 공급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사업비는 토지건물 매입비와 리모델링 지원비를 포함해 총 17억5000만원 규모다. 전액 고양시 자체예산으로 추진된다.

고양시 청년사회주택의 입주대상은 고양시 거주 무주택자로서 도시근로자 월평균 소득기준 100%이하인 만19~39세 청년이다. 임대료는 주변시세의 80%이하 수준으로 책정될 예정이며 임대기간 또한 최대 10년까지 연장 가능하다(2년마다 재심사 후 재계약). 부담 가능한 임대료로 오랜 기간 안심하고 살 수 있기 때문에 주거문제로 어려움을 겪는 청년들에게 큰 힘이 될 것으로 보인다.

청년사회주택 예정부지는 사업시행자가 선정할 몫이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미정이다. 다만 역세권이나 재정비촉진지구 해제지역에 가점이 부여되는 만큼 대략적인 유추가 가능하다. 시 관계자는 “청년사회주택 특성상 대중교통 이용여건이 양호하고 주변에 생활편의시설이 입지한 곳이 대상지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입주민과 지역주민 함께하는 커뮤니티 형성 목표

낮은 임대료와 넉넉한 임대기간 외에도 청년사회주택이 가진 장점은 다양하다. 무엇보다 또래 청년들이 모여살기 때문에 한 지붕 아래 이웃 간의 교류를 통한 ‘주거 공동체’회복을 기대할 수 있다. 앞서 사회주택을 추진한 서울시·시흥시·전주시와 LH 등이 사회주택 지원사업을 시행하면서 입주민들이 모여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는 ‘커뮤니티 공간’을 필수요소로 넣은 것도 이 때문이다.

고양시 청년사회주택 또한 사업지원 내용에 커뮤니티 공간 확보와 커뮤니티 활성화를 위한 입주민 맞춤형 특화 프로그램 운영을 의무적으로 명시했다. 아울러 사회적 가치 등 공공성을 지향하는 사업장을 마련해 수익금을 사업지 대출금 상환 및 건물 유지보수에 재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운영주체 또한 청년, 경력단절여성, 지역소상공인, 사회적기업 등에 우선 공급될 예정이다.

앞서 사회주택 사업을 추진해온 서울시의 경우 이러한 커뮤니티 시설이 다양하게 활용되고 있다. 지난해 서울 금천구 독산동에 문을 연 ‘홍시주택’의 경우 커뮤니티 시설을 ‘로운쌀롱’이라는 이름의 독특한 공간으로 마련했다. 입식테이블, 메인홀, 미니바, 야외정원의 네 가지 공간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입주민들만 이용하는 것이 아니라 인근 주민들도 대관할 수 있도록 했다. 이곳에서는 반상회 뿐만 아니라 전시회, 청년 문화·교육 프로그램 등 다양한 행사들이 진행되는 등 새로운 지역문화를 창출하고 있다.

최근 사회주택은 수요자의 생활 방식과 취향을 반영한 복합주택으로도 진화하고 있다. 정광섭 고양도시재생센터장은 “프랑스의 경우 젊고 유망한 건축가들이 일반주택보다 더 멋지고 쾌적한 사회주택 설계에 참여해 사회주택에 대한 인식과 가치를 끌어올리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며 “고양시 청년사회주택 또한 주거취약계층을 위한 안정적이고 저렴한 임대주택을 넘어 젊은 세대의 새로운 니즈를 만족시키는 모델이 되길 바란다”는 의견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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