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 소개> 나무와 걸어가는 일-심문섭의 ‘목신’

12월까지, 파주 블루메미술관
원로작가 심문섭 목조각 25점 전시

'나무가 걸어가는 길-심문섭의 목신' 전시 전경. <사진제공=블루메미술관>

[고양신문] 정원과 나무를 품은 문화공간인 파주 헤이리 예술마을 블루메미술관이 원로조각가 심문섭 작가의 작품전을 열고 있다. ‘나무와 걸어가는 일-목신’이라는 타이틀로 열리는 이번 전시에서는 ‘목신(木神)’ 연작으로 널리 알려진 조각가 심문섭의 나무조각 작품 25점이 전시된다.

2년 전 국립현대미술관에서 대규모 회고전을 가졌던 심문섭 조각가는 형태 중심의 조각보다 돌, 흙, 나무와 같은 있는 그대로의 자연 재료를 사용해 물질과 조각가의 행위 사이에 다양한 관계의 스펙트럼을 드러냈다고 평가받는다. 특히 1982년부터 14년간 몰두한 ‘목신’시리즈로 삶의 은유를 품은 자신만의 온도와 너비를 개척해왔다.

블루메미술관 입구의 나무와 어우러진 심문섭의 목신 작품. <사진제공=블루메미술관>

그가 나무를 깎아 작품을 만드는 과정은 결론을 염두에 두지 않고 흐름을 타는 일이기도 하다. 그는 자신이 나무를 다듬는 행위가 “나무가 자라나서 생성하는 자연의 리듬과 통한다”고 말한다. 표면이 반들반들해진 작은 작품들이 있는가 하면, 무심히 쳐낸 듯한 크고 거친 작품들도 있다. 또한 그는 공간을 정지된 배경으로 삼는 것이 아니라, 나무가 지닌 본래의 자연적 에너지가 머무는 확장된 무대로 사용한다. 작가는 자신의 작품이 “예술작품의 완결성을 뛰어넘어, 궁극적으로 ‘일’로써 귀결되기를 원한다”는 바람을 밝혔다.

블루메미술관은 ‘나무와 만나다-전후 한국현대목조각의 흐름’, ‘조각의 속도’전과 같이 한국 조각사의 흐름을 새롭게 해석해온 전시를 연이어 열어왔다. 미술관 관계자는 “앞선 전시와 연결선상에서 심문섭이 오랜 기간 다루어온 나무조각 작업을 조명하며, 일의 관점에서 원로조각가의 작업을 새로이 고찰해보고자 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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