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영철 송포초 총동문회장, 11월 가평 단합대회 제2의 원년 기대

송포초등학교 길 건너 중산말의 중국집·정육점·막걸리 도매집. 1970년대 초중반 송포 사람들이라면 이곳을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였다. 송포면 인근에서는 귀하 디 귀한 짜장면을 만드는 중국집이 이곳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부모님 인심에 대한 후함을 기억하고 있는 최영철 송포초등학교(36회) 총동문회장의 유년 시절은 중산말에 멈춰있다. 희로애락의 모든 것이 그곳에 있기 때문이다. 그는 일산중·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에 진학하려 했다. 하지만 불현듯 찾아온 가정의 어려움으로 직장생활을 해야만 했고 대학에 진학하기 위해서는 학비를 마련해야 했다. 서울 생활의 시작이었다. 2년 동안 열심히 일했고 학비를 마련해 상대에 진학했다. 친구들보다 대학도 입대도 늦을 수밖에 없었다.

최영철 동문회장은 "송포초교 총동문회는 모든 동문의 관심과 참여로 성장했고 앞으로도 그럴것이다"라고 말했다.

1989년 대학을 졸업한 그는 1990년 동부건설 인사기획팀에 입사해 경영관리 실무를 쌓아갔다. 10대 그룹 안에 들 정도의 회사라 주변 사람들의 부러움도 많았다. 하지만 1997년 12월 3일 대한민국의 IMF 구제금융 요청으로 구조조정과 퇴직 폭풍도 몰려왔다. 아픔을 안고 동료들과 이별을 해야 했다. “이때 생각했습니다. 지금 당장 사회에 나가서도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일까를. 부서를 옮겨 부동산개발을 배워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부동산 관련 공부도 시작했습니다.”
IMF구제금융을 마친 후 2002년 주변의 만류에도 그는 회사에 사표를 냈다. 44세가 돼서야 퇴직을 할 수 있었고 2003년 12월부터 창업을 준비한다. 이듬해 6명의 직원과 도시정비사업전문관리업체 해울CMC를 법인으로 설립한다. 직원 모두가 열심히 했고 1년여 만에 사업을 수주 했다. 철저한 기획과 시스템, 인맥 관리로 현재는 전국에서 부동산개발 관련 사업을 펼치고 있으며, 고양시에도 능곡뉴타운 2구역의 도시개발사업을 시행중에 있다. 

이렇게 사업을 하는 중에도 늘 고향과 친구는 그리웠다. 퇴근 후 술 한 잔이 생각날 때도 여지없었다. 특히 송포초 친구들이 많이 생각났다. 그리움 때문만은 아니지만 결국 37년 만인 2017년 고양으로 귀향한다. 
“이해 관계없이 그냥 편하게 만날 수 있는 친구들이 좋았습니다. 지금도 마찬가지고요. 그래서 순수한 친구들과 송포가 그리웠나 봅니다. 지금은 마음이 무척 편합니다. 송포가 아닌 관산동이지만 고향 친구들이 자주 찾아옵니다”라며 친구들과 고기 굽고 술 한잔하는 장소를 가리킨다. 
그는 친구들과 만나면서 동문회에 더 애착을 갖게 됐다. 어울리고 수다 떠는 게 일상이 되면서 추억을 만들어준 교정을 위해 보답도 하려 한다. 그중 하나가 얼마 전 동문회가 주축이 돼 82년 전통의 송포초등학교의 교표를 약간의 디자인 변경으로 제작해 기증한 것이다. 이날은 역대 동문회장들은 물론 오정희 교장, 이봉운 전 고양시부시장도 참석했다. 기증식을 마치고 토종닭 요리로 식사를 하며 선후배 간의 우정도 쌓으며 동문회의 자문도 구하고 발전방향도 논의 했다.

지난 10월 2일 송포초총동문회가 새로 제작된 교표를 모교에 기증했다. 이날 최영철 동문회장(왼쪽 세번째) 오정희 교장, 이영태·이대희·이경재 역대동문회장, 이봉운 전)고양시부시장. 이길용 시의원 등 동문회 임원들이 참석했다. 

올해 송포초교 총동문체육대회는 인근 파주와 김포에서 발병된 아프리카 열병으로 인해 11월 단합대회로 변경했다. 11월 9일 경기도 가평으로 장소만 옮겨 체육대회에서 하려 했던 모든 기획을 그대로 가져간다. 그 자리에서는 동문의 환갑·칠순잔치와 명랑운동회도 할 예정이다. 최대한 많은 동문들이 참여해 즐기고 새로운 도약의 기회가 되도록 최선을 다해 기획·홍보를 하고 있다. 
“송포초교 동문회는 미래를 위해 멀리 내다봅니다. 동문 선후배들에게 탄탄하고 순수한 지역 동문회가 되려고 많은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많은 동문의 참여가 있을 때 가능합니다. 이제 참여는 시대에 맞는 자연스러운 변화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요 몇 개월간 저도 그걸 배웠구요. 참여하고 격려하는 동문회로 변화가 되어 가고 있습니다. 동문도 많은 관심 바랍니다”라며 이번 단합대회에 많은 기대를 하고 있었다. 

최영철 회장은 동문회에 대한 고마움을 늘 간직하고 있었다. 동문회의 지속가능한 초석을 다져놨고 탄탄함을 구축한 선후배들에 진심 가득한 고마움이다.
“82년 전통의 송포초교 동문회 발전에 기여 안한 동문들은 없을 것입니다. 어떤 형태로든 기여를 했습니다. 친구를 반기는 미소와 손짓, 발걸음이 가장 큰 기여라고 생각합니다. 우리 송포초교 동문은 사계절 초록의 소나무와 같습니다”라며 웃음을 보였다. 그의 얼굴에서 가을 운동회를 앞둔 초등학교 6학년생의 천진난만함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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