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산 자락 흥국사에서

19일 북한산 주요 봉우리를 한눈에 감상할 수 있는 흥국사에서 그림축제와 음식축제가 함께 열렸다.

북한산 자락 흥국사에서
로컬푸드 자연밥상페스티벌 & 북한산 그림축제 

[고양신문] 고양의 로컬푸드로 만든 자연밥상과 고양의 명산 북한산을 응원하는 축제가 19일 북한산 자락 흥국사에서 동시에 열렸다. 자연밥상 페스티벌은 고양마을포럼이 주최했고, 그림축제는 대한조계종 흥국사(주지 원용)가 직접 준비했다. 두 축제에 참가한 600여 명의 가족들은 흥국사 넓은 마당에 흩어져 평화롭고 재밌게 축제를 즐겼다.

흥국사는 이날 손님 맞을 준비에 정성을 다했다. 어린이와 엄마 아빠가 함께 참여할 수 있는 다도체험 다식체험 연꽃체험 등 다양한 전통문화 체험부스를 운영했고, 떡볶이와 어묵, 커피를 맛볼 수 있는 간식 공간도 마련했다. 북한산이 마주 보이는 곳곳마다 돗자리를 깔고 자리를 잡은 가족들은 어린 화가들의 그림이 어떻게 그려지는지 흐뭇하게 지켜보며 평화로운 가을날의 휴식을 즐겼다.

 

대회 출품 그림을 그리고 있는 어린이.


어린화가의 마음에 북한산을 담다 북한산그림축제

 ‘북한산 흥국사’라고 부르지만 천년 고찰 흥국사는 엄밀히 말하면 북한산 바로 맞은편 노고산(한미산)에 있는 절이다. 정작 산속에 들어가면 산을 보지 못하게 되니 북한산을 바라보고 느끼고 싶다면 흥국사만한 곳도 없다. 아침부터 사찰 곳곳 돗자리 위에 납작 엎드린 아이들은 건네받은 도화지 위에 쓱쓱 그림을 그려나갔다. 바로 옆 캠핑의자에 앉아 자연 속에서 느긋한 주말을 시작한 부모들의 표정엔 여유로움이 넘쳤다. 유치원, 초등학생 아이들로 경내가 북적이자 스님들도 인자한 미소를 띠고 아이들을 맞이했다.

그림축제의 주제는 ‘내마음에 담긴 북한산’이었다. 어린이들은 흥국사에서 마주보이는 북한산 능선을 찬찬히 바라보며 도화지에 옮겼고, 북한산 숲속 나무와 벌레, 생명체들에 대한 즐거운 상상을 그림으로 담았다.

심사위원으로 참여한 이경수 전 홍익대 교수는 “아이들의 그림은 누구도 간섭하지 않을 때 가장 멋진 그림으로 완성된다”며 “아이들은 누구나 훌륭한 화가”라고 응원했다. 함께 심사를 맡은 김석환 화가는 “온 가족이 평화롭게 옹기종기 모여 그림을 그리고 휴식을 취하는 모습 자체가 너무나 평화로운 그림이었다”고 전했다.

흥국사에서 열린 북한산 그림축제


고양로컬푸드로 건강한 밥상 로컬푸드 자연밥상페스티벌

고양로컬푸드자연밥상페스티벌은 고양에서 생산된 로컬푸드를 재료로 사용한 요리경연대회였다. 레시피 경연을 거친 23점의 요리는 소박하고 화려하고 다양했다. 10분이면 뚝딱 만들 수 있는 맛있는 반찬부터 제대로 시간을 투자해야 하는 발효요리까지 고루 출품됐는데, 눈과 입이 동시에 설레는 시간이었다. 심사는 주최 측 추천 심사위원과 사찰요리 전문가 심사위원, 그리고 이날 축제에 참여한 시민 중 즉석 추첨을 통해 선정한 시민심사위원 등 모두 16명이 진행했다.

요리는 패션후루츠로 만든 잼과 단호박생강식혜 등 간식부터 알타리파김치, 사과동치미, 고구마순김치 등 김치류, 구운가지 된장무침과 토마토바질구이, 묵은지들깨볶음 등 반찬류, 연잎밥과 발효야채초밥 등 밥류 등 분야별 음식이 고루 출품됐다. 심사기준은 건강성, 창의성, 실용성, 만족도였다. 

19일 흥국사에서 열린 로컬푸드 자연밥상페스티벌.

심사결과 어린가지를 올리브유에 노릿노릿 구운 후 된장소스를 버무린 구운가지 된장무침이 대상을 받았다. 된장소스는 메주80%의 전통된장과 참기름, 다진마늘, 메이플시럽으로 구성됐다. 몸에 좋은 재료를 사용했고, 요리시간도 15분 정도여서 건강성과 실용성 만족도에서 모두 높은 점수를 받았다. 최우수상은 배추쌈전골과 고구마순김치가 차지했다. 두 가지 모두 손이 많이 가는 요리였지만 맛과 건강성면에서 탁월했다. 이밖에 할머니 요리사들이 만든 고구마순들깨탕과 시원한 포기김치 등 손맛을 이용한 요리도 상을 받았다. 간식으로 제출된 단호박생강식혜와 패션후르츠 잼은 맛과 만족도에서 가장 높은 평가를 받았다.

심사가 끝난 후에는 미술대회에 참가했던 어린이와 가족들이 시식을 할 수 있는 잔치가 벌어졌다. 그림과 요리, 로컬푸드와 북한산이 만나는 흐뭇한 시간이었다. 흥국사 주지인 원용 스님은 “북한산의 장엄한 기상을 맞이하고 있는 이곳 흥국사에서 건강을 생각하는 음식 페스티벌이 열렸고, 동심의 눈으로 북한산을 바라보는 시간을 가졌다”며 “오늘 행사 취지가 부처님의 가르침과 다르지 않아 더욱 뜻 깊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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