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동아리 동네친구
1년간 활동공유 ‘펀펀 페스티벌’

지난 6일 한양문고에서 펀펀 페스티벌을 마친 '동네친구' 회원들

[고양신문] “동네친구에 오면 재밌어요. 정말로 친구가 생겨요. 우리 동아리의 96%가 기혼 여성인데요. 원칙은 책을 매개로, 나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하기 때문에 나를 돌아보고 성찰하고 싶은 분들이 오시면 좋을 것 같아요. 빈손으로 와도 건져갈 게 있는 곳이에요.”

2017년 만들어져 회원이 80명이 된 고양시의 대표 여성동아리 플랫폼 ‘동네친구(운영위원장 장민정)’ 창립멤버 김민애 회원의 자랑이다. 동네친구에는 3년 전 시작된 모임부터 최근에 만들어진 것까지 총 18개의 동아리가 있다. 다양한 소재로 자유로운 글을 쓰고 나누는 ‘글로서기’, 클래식을 함께 듣는 ‘카덴차’, 그림책을 읽는 ‘같이&가치’, 주제별로 그림책을 선정해 이야기를 나누는 ‘바스락’, 어린이를 탐색하는 ‘어린이 탐구생활’, 최신 과학서와 고전을 두루 읽는 ‘과일녀’, 수학을 쉽고 즐겁게 공부하는 ‘피타고라스’, 사회과학책을 읽는 ‘사는태도’와 ‘스밈’, 영어원서를 읽는 ‘새벽시대’, ‘리드(READ)’, ‘와이낫(WHY NOT)’, 60년대생 여성들이 모인 ‘함께 나이들기’ 등이다. 주로 오전에 모이고, 남성은 없다. 영어원서 읽기 ‘리드’가 유일한 저녁 모임이다. 현재 4명의 회원이 천천히 읽기를 추구하며 함께 책을 읽고 있다.

6일 한양문고 주엽점에서 진행된 ‘펀펀 페스티벌(fun fun festival)’에는 회원 50여 명이 참석해 동아리별로 1년 동안 진행한 내용을 함께 나누고 발표하는 축제를 열었다. 카덴차는 클래식 동영상을 보여줘 큰 박수를 받았고, 독서모임은 책 관련 퀴즈들을 내 웃음과 환호가 터졌고, 같이 & 가치는 ‘나’라는 그림책을 낭독해 잔잔한 감동을 선사했다. 2시간 동안 진행된 행사 내내 즐겁고 흥겨운 분위기가 이어졌다.

흥겹고 신명난 펀펀 페스티벌 현장

운영위원 중 한 명이자 글로서기, 사는태도, 스밈에 참여 중인 문화라 회원은 “본인이 선택해서 활동하기 때문에 유대감과 동아리 내부의 결속력이 좋다”고 설명했다. “각 동아리별로 특징은 다르지만, 1년 동안 진행한 결과물을 보여주고, 공유하고 나누는 것을 모토로 하고 있어요. 글로서기는 총 5명이 정해진 주제에 맞춰 자기 글을 써와서, 함께 읽고 자신의 경험을 이야기 하는 모임이에요. 올해는 방·손·별·날·색 등 한 글자를 주제로 글을 썼고, 그것을 한데 모아 두 번째 문집도 냈어요. 한 글자로 글을 쓰니 다양하게 생각을 확장시킬 수 있어 좋아요”라고 덧붙였다.

동네친구들은 회원들 각자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건의해서 스스로 만드는 자율적인 동아리다. 모두가 다 주인이라는 생각으로 자발적으로 운영하는 게 가장 큰 특징이자 장점이다. 전업주부들이 많다 보니 아이나 집안일, 여성에 국한된 시각에 치우치기 쉬운데 동아리 활동을 하며 시야가 넓어지고 있다.

7월부터 시작된 동아리 사는태도에서 활동 중인 김용희 회원은 “사회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알기 위해서 출간된 지 1년 이내의 책을 읽고 있다”면서 “어떤 회원은 매일 육아서만 읽다가 사회과학서를 읽어서 너무 좋다고 하더라”고 전했다. 최근 『모멸감』 , 『팩트풀니스』, 『90년생이 온다』 , 『왜 우리는 불평등을 감수하는가』 등을 읽었다.

그림책 읽기를 하는 3년차 회원 정은재씨는 “동네친구들은 엄마로서, 주부로서가 아니라 나를 위한 무언가, 자기만의 무언가를 찾고 싶은 사람들이 모였다”면서 “처음 아이를 업고 참석하다 지금은 조금 자유로워졌다. 혼자 하면 한 개를 얻는데 같이 하면 열 개를 얻는 것 같다. 함께 놀고, 공부하고, 생각하고, 나누고, 동네친구는 감동”이라며 웃었다.

활동한 지 5개월 된 40대 중반의 강송희씨는 과일녀와 와이낫에 참여 중이다. “아이들 키우면서 계속 집에 있었어요. 한양문고에 왔다가 우연히 안내문을 보고 오게 됐는데요. 책을 읽어서도 좋지만, 다른 분들을 만나서 책이라는 공통된 주제에 대해 다양한 대화도 나눌 수 있어서 좋아요.”

영어 강사 일을 하고 있는 장민정 운영위원장은 창립멤버로 리드와 스밈에 참여 중이다. 이날 그는 회원들로부터 깜짝 감사패를 받기도 했다. “79명의 회원 모두가 참여해서 행사를 만든다는 게 무척 감동적이에요. 어느 누구도 빠지지 않고 동아리들이 주체적으로 준비를 했어요. 3년 진행하면서 모든 동아리들이 안정세에 접어들었는데요. 추가로 동아리 만드는 건 언제든 환영이에요. 재미있는 이 경험을 많은 분들과 같이 하고 싶어요.”

12월 11일에는 회원들을 위해 『원숭이도 이해하는 자본론』을 쓴 임승수 작가를 모셔 현대사회 재벌 구조에 대한 특강을 듣는다. 문의 010-8193-0403

동네친구의 운영위원장을 맡고 있는 장민정 회원
펀펀 페스티벌에서 동아리 회원들의 발표에 즐거워하는 회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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