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정 청소년카페 재단직영, 백마역・능곡역 운영중단

전국적으로 청소년 공간 운영 민관협치 모범사례로 평가받아 온 청소년 카페 3곳(화정, 백마역, 능곡역)에 대해 고양시청소년재단이 지난 9월 위탁운영 종료를 통보한 가운데 시설 이용 청소년 등을 중심으로 반발이 일고 있다. 사진은 백마역 청소년카페 깔깔깔 모습.

[고양신문] 전국적으로 청소년 시설운영의 모범사례로 평가받아온 고양시 청소년카페 3곳이 최근 위탁종료를 통보받은 가운데 민관협치를 강조하는 청소년 정책 흐름에 역행하는 결정이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백마역와 능곡역 청소년카페는 내년부터 운영이 중단될 예정이어서 이용 청소년들과 시민사회를 중심으로 강한 반발이 일고 있다.

고양시청소년재단은 지난 9월말 화정청소년카페 톡톡톡, 백마역청소년카페 깔깔깔, 능곡역청소년카페 놀러와 등 지역단체가 운영해오던 청소년 공간 3곳에 대해 위탁기간 종료에 따른 인수인계를 통보했다. 이들은 청소년 공간이라는 개념이 생소했던 7~8년 전부터 각 거점을 중심으로 고양시, 시민단체, 청소년, 학부모들이 협력해 선도적으로 운영해온 곳이다. 하지만 3년 전 재단 설립 이후 첫 계약만료시점을 앞두고 재단 측은 청소년시설 운영 일원화 원칙을 이유로 해당 청소년카페들의 위탁종료를 결정한 것.

청소년재단이 밝힌 계획에 따르면 화정청소년카페는 직영으로 전환하며 백마역 공간은 후기청소년(만19~24세)들을 위한 상담공간으로 용도가 변경된다. 능곡역 공간은 문을 닫게 될 예정이다. 즉 3곳 중 톡톡톡을 제외한 2곳이 사라지게 된 셈이다. 재단이 직접 맡게 될 화정청소년카페 또한 프로그램 등 운영체계 변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여 특히 공간을 이용하는 청소년들의 불만이 가중되고 있다.

1일 청소년카페 운영단체들이 공동주최한 ‘민관협치 7년 성과공유회 및 정책제안 토론회’에서도 재단의 이러한 결정에 대한 청소년들의 반발이 거세게 나타났다<관련기사 “다양한 경험을 준 곳, 사라진다니 막막”>. 공간의 운영주체이자 당사자인 청소년들의 의견이 전혀 반영되지 않은 일방적 결정이라는 주장이다.

토론회 패널로 참석한 박규리 깔깔깔 청소년 대표는 “백마역 공간이 사라지게 되면 그동안 그곳을 이용하며 (운영단체)선생님들과 쌓아온 유대관계와 활동들도 함께 없어질 수밖에 없다”며 운영중단 결정에 대한 반대의견을 나타냈으며 박세진 톡톡톡 청소년 대표는 “청소년들을 위한 공간의 문제를 결정하는 과정에서 정작 당사자인 우리의 목소리는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고 재단의 일방통보를 비판하기도 했다.

반면 청소년재단 측은 위탁시설 직영화는 불가결한 사안이며 공간 재배치 또한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결정했다고 밝혔다. 박윤희 청소년재단 대표는 “기본적으로 재단 업무는 고양시로부터 청소년정책 전반과 시설운영을 맡는 것인데 다시 민간에 위탁하는 방식은 관리도 어렵고 재단설립 목적과도 맞지 않는다”며 “올해로 계약이 모두 끝나는 만큼 고양시 청소년시설을 재단이 통합적으로 운영하기 위해 위탁을 종료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소통문제에 대해서는 “인수인계 과정에서 각 카페들에게 이후 절차를 설명하기 위한 청소년들과의 자리마련을 요청했지만 제대로 진행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화정을 제외한 두 공간의 운영중단 결정에 대해서도 “두 곳 모두 청소년 유입인구가 적은데다가 이용률도 높지 않아 그 공간을 그대로 인수받는다고 해도 활성화시키기 어렵다고 판단했다”며 “그동안 두 곳을 이용했던 청소년들은 인근 마두청소년센터와 토당청소년센터로 안내할 예정이며 인근에 청소년 자율공간도 마련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전국적으로 거점별 소규모 맞춤형 청소년 공간을 확대하는 추세인데 반해 오히려 기존에 잘 운영되던 공간을 없애는 것은 이러한 흐름에 역행하는 결정이라는 비판이 일고 있다. 게다가 고양시 청소년시설 현황자료에 따르면 작년 한해 기준 백마역 공간 청소년 이용인원은 3만5000여 명, 능곡역 2만5000여 명으로 나타났는데 재단직영인 주교동 카페는 3550명의 청소년들이 이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간 이용률이 낮아서 운영중단을 결정했다는 재단 측의 설명을 쉽게 납득하기 어려운 부분이다.

무엇보다 단순히 통계수치만을 놓고 청소년 공간의 필요유무를 판단하는 것이 옳은 것인가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이 제기된다. 최향숙 백마청소년카페 운영대표는 “그동안 청소년 카페 3곳 모두 민간단체의 특성을 잘 살려 성과위주가 아닌 독창적인 청소년문화를 만들어내고자 했으며 그 속에서 청소년들이 주체로 성장할 수 있도록 노력했다”며 “위탁사업이 끝나더라도 이러한 자산들이 그대로 발전계승 되기를 바라지만 현재까지 (재단이)그러한 고민이 없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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