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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성운수 버스 파업 장기화… 고양시 ‘교통대란’ 출구 안 보인다
  • 유경종 기자
  • 승인 2019.11.20 12:17
  • 호수 1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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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성운수 노조 버스기사 500여 명이 19일 오전 일산동구청 앞에서 '총파업 승리 결의대회'를 진행하는 모습. 현수막 너머 버스정류장에서 오지 않는 버스를 기다리는 시민들의 모습과 대조를 이룬다.

[고양신문] 19일에 이어 영하의 추위가 몰아친 20일에도 고양시민의 발이 꽁꽁 묶였다. 고양시 최대 버스회사인 명성운수가 사측과의 임금협상 결렬로 19일 새벽 전면파업에 돌입하며 20개 노선 270대 버스가 멈춰 섰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20일부터 코레일 파업까지 겹쳐 경의선과 3호선 지축~대화구간 배차가 일부 감축되고 있어 혼잡이 가중되고 있다. 전례 없는 ‘교통대란’ 상황이다.

문제는 명성운수 파업이 장기화 될 수 있다는 점이다. 신종오 명성운수 노조위원장은 “협상 결렬 후 지금까지 회사 측에서 아무런 대화 제의가 없었다”면서 “사측의 성의 있는 대응이 없는 한 파업은 계속될 수밖에 없다”는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20일 오전 현재). 

도로를 운행해야 할 버스들이 차고지에 묶여 있다. 대화마을 명성운수 본사 차고지 모습.

영하 추위 속 시민들 발 동동

운행이 중단된 노선은 ▲광역버스 M7129, 1000, 1100, 1900, 3300, 9700, 1082, 1500번 ▲좌석버스 830, 870, 871, 108, 921번 ▲시내버스 72, 77, 82, 66, 11, 999번이다.
19일 아침, 평소와 다름없이 출근길에 나섰던 시민들은 영문도 모른 채 오지 않는 버스를 기다리며 길게 늘어선 줄 속에서 발을 동동 굴렀다. 광화문, 또는 영등포 방면의 대체 노선과 지하철역으로 승객들이 몰려 혼잡을 이뤘다. 주엽동에서 서울 종로구를 매일 오가는 한 시민은 “출근과 퇴근 모두 전쟁 치르듯 애를 먹었다”면서 “당분간 지금과 같은 상황이 이어진다면 너무 끔찍하다”며 하소연했다.


혼란과 불편은 20일에도 이어졌다. 고양시 구간 시내버스 이용객들도 큰 불편을 겪기는 마찬가지였다. 후곡마을에서 고양시청 부근으로 출근하는 한 시민은 “마을버스와 지하철, 택시를 번갈아 타며 겨우 출근했다”면서 신속한 대책을 호소했다. 대중교통 출근을 포기한 시민들이 승용차를 끌고 나와 자유로와 제2자유로 주요 나들목 긴 병목현상이 이어졌고, 공공기관과 공영주차장도 빈 자리를 찾기 어려웠다.

경기도와 고양시는 비상수송대책본부를 꾸려 대응에 나섰으나 역부족이었다. 고양시는 중앙로를 비롯한 주요 버스정류장에 운행 차질을 알리는 현수막을 내걸고, 부랴부랴 대체교통수단으로 버스 20대를 마련해 시민들의 수요가 가장 큰 1000번과 1100번 노선(고양~광화문(서울역) 운행)에 투입하는 게 전부였다. 시 대중교통과 관계자는 “전세버스 업체를 더 알아보고 있지만, 조건이 맞지 않아 쉽지 않은 실정”이라며 “대체버스가 추가로 확보되면 광화문 다음으로 영등포 방향을 운행하는 노선에 투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11번, 999번 등 고양시를 운행하는 지역노선은 아예 대체버스를 기대조차 하기 힘든 실정이다.   

 길거리로 나선 버스 기사들

운행을 전면 거부한 명성운수 노조원 550여 명은 19일 오전 일산동구청 앞에서 ‘명성운수 노동조합 총파업 승리 결의대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신종오 노조위원장은 “조합원 쟁의 찬반투표에서 90%가 넘는 조합원들의 압도적 찬성으로 파업을 강행하게 됐다”면서 “조합원의 생활임금 쟁취를 위해 끝까지 함께 투쟁하자”며 참가자들을 독려했다. 이 자리에는 경기지역자동차노동조합과 한국노총 경기지역본부 관계자, 인근지역 버스회사 대표들도 대거 참석해 명성운수 파업에 쏠린 비상한 관심을 방증했다.    

노조 vs 회사 측 협상안 커다란 격차
 
명성운수가 입금협상 결렬로 전면파업을 강행한 것은 창사 이후 처음이다. 그러나 이번 사태는 일찌기 예고된 시한폭탄이었다. 표면적으로 드러난 노사 협상 결렬의 이유는 임금인상폭의 차이와 현재 13일로 정해진 월별 의무근무일수의 감축 문제다. 노조는 기본급 37만원 인상, 의무근무일수 12일로 변경을 협상 조건으로 내걸었지만, 사측은 기본급 14만원 인상, 의무근무일수 현행 유지를 고집하고 있다.


언뜻 보면 기본급 37만원 인상과 의무근무일수 1일 감축을 제시한 노조 측에서 무리한 임금인상을 요구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속내를 들여다보면 사정이 복잡하다. 우선 지난해 정부에서 발표한 주 52시간 근무제도가 버스업계에 적용된 1년간의 유예기간을 마치고 지난 6월부터 본격 적용되기 시작하며 고양시 버스기사들의 실질 임금이 대폭 감소했기 때문이다. 신종오 노조위원장은 “명성운수 기사들은 준공영제가 적용되는 서울시 버스기사와 엇비슷한 임금을 손에 쥐기 위해 살인적인 추가 근무를 감내해 왔는데, 법적으로 근무시간이 주 52시간을 초과하지 못하게 되면서 그마저도 막혀버렸다”고 밝혔다. 이어 “노조 요구안은 결코 무리한 요구가 아니며, 기사들의 생계 보장을 위한 최저선”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사측 입장도 강경하다. 명성운수측은 직원들에게 배포한 안내문에서 ▲월 14만원 임금인상액은 버스노조 경기도지부와 공동교섭을 통해 합의한 안임에도, 당사 노조만 이를 거부해 협상이 결렬됐고 ▲경기도 버스요금이 9월에 인상됐지만, 타 버스노선 신설과 경의선 배차간격 증대로 인해 승객수는 전년 대비 7% 감소한 상황이며 ▲요금인상분은 노동시간 규제에 따른 신규 추가인력 충원 및 적자보전에도 이용돼야 하기 때문에 노조 측의 요구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요금 인상에 파업까지... 애꿎은 시민들만 피해
 

파업 해결전망이 불투명해지며 경기도와 고양시도 예견된 사태를 대책 없이 방치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경기도는 주 52시간 적용에 따른 근본적인 타협안을 제시하지 못했고, 고양시 역시 파업이 강행된 당일에야 부랴부랴 대체 전세버스를 수소문했다는 점에서 대비를 소홀히 했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사전 예고기간 없이 전격 파업을 강행한 명성운수 노조 역시 시민들의 따가운 눈총을 피하지 못하고 있다. 노조원들은 20일 출근시간에 주요 버스정류장에서 노조 측의 입장을 담은 유인물을 나눠주며 시민들에게 양해와 지지를 호소했지만, 유인물을 받아 든 시민들의 반응은 차가웠다. 한 시민은 “파업을 하려면 며칠 전이라도 미리 예고를 해서 시민들의 불편을 최소화했어야 하는 것 아니냐”며 강한 불만을 표출했다.    

경기도 버스 문제를 지속적으로 지적해 온 민경선 도의원은 “노조와 회사, 그리고 경기도와 고양시가 현안 대처에 동분서주하고 있는 시점이라, 지금 시점에서는 어디가 문제인지 지적하기가 조심스럽다”면서도 “시내버스 200원, 광역버스 400원 요금인상이라는 부담을 시민들에게 안겨주고도 합의안을 찾아내지 못하고, 또 다시 시민들에게 막대한 불편을 떠안긴 모든 주체들이 비난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 아래 관련기사 2건은 ‘명성운수 버스 파업’ 우려를 예견한 2019년 5월 기사입니다.) 

중앙로 버스정류장 안내판에 붙은 대체 버스노선 안내문.
20일 아침, 명성운수 노조원들이 주요 버스정류장에서 노조측의 입장을 담은 유인물을 시민들에게 나눠주고 있다.

유경종 기자  duney78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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