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정질의 김완규 시의원 반대의견에 “민간인 학살, 꼭 기억해야할 장소”

▲ 이재준 고양시장

<고양시의회 시정질의> 

김완규 시의원 유해 안치 반대의견에
“민간인 학살, 꼭 기억해야할 장소”
오히려 빨리 진행 못한 아쉬움 밝혀
유족회 “추모시설마저 집값논리에…,
혐오시설 낙인, 희생자 모욕 멈추길”


[고양신문] 이재준 고양시장이 한국전쟁 당시 경찰 주도로 민간인 학살이 자행됐던 ‘금정굴’을 평화공원으로 추진한다고 재차 밝혔다.

26일 고양시의회 시정질의에서 자유한국당 김완규 시의원은 “희생자들의 유해를 안치하는 추모공원 조성계획으로 폭락한 집값에 빚만 남은 탄현동 주민들의 분노가 하늘을 찌를 것”이라며 “전국단위 위령시설이 조성되고 있는 대전에 유해를 안치하는 것이 타당하다”는 의견을 냈다.

이에 이재준 시장은 “금정굴은 꼭 기억해야할 장소”라고 강조하며 “금정굴 추모사업이 특정시기마다 거론되면서 특정집단의 이해로 논란이 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과거 경기도가 고양시에 위령사업 예산을 내려줬음에도 집행을 하지 못한 것은 당시 시에 상당한 책임이 있다”며 위령사업이 더디게 진행된 것에 오히려 아쉬움을 표했다.

이날 시정질의에서 김완규 시의원은 “탄현동 황룡산 자락에 LH공공주택지구가 들어오는데, 그 개발수익이 특정 정치인의 정치적 이념을 실현시키는 사업으로 변질되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또한 “택지지구 세부계획이 바뀌면서 500세대가 증가했고 원래 계획에 없었던 행복주택이 들어오게 됐다”며 “저소득층이 집단화되면 주변 주택가격이 하락하고 사회적 비용이 증가하는 등 다양한 문제가 발생한다”고 말했다.

이에 이 시장은 "집값 폭락에 대한 발언에 대해서는 동의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는 “고양시 집값은 조정지역 해제로 평균 3000만~5000만원이 올랐다. 특히 탄현지역은 인천 2호선이 연장되면서 탄현근린공원(황룡산) 또는 중산체육공원 부근에 차고지가 들어오는 걸로 안다. 때문에 집값이 떨어질 가능성은 없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재준 시장은 “탄현근린공원은 공원일몰제에 따라 고양시가 전체 공원부지를 시 예산으로 사야하는 상황이었지만 공공주택지구로 선정되면서 사실상 1200억원에 달하는 시 재정을 아낄 수 있게 됐다”고 덧붙였다.

▲ 고양시의회 김완규 시의원

이날 방청석에서 유족들과 함께 시정질의를 지켜본 금정굴인권평화재단의 신기철 인권평화연구소장은 “시의원이 유족들의 심정을 헤아리지 못하고 평화공원을 혐오시설로 낙인찍으며 희생자들을 모욕했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오늘 발언에는 가난한 자들에 대한 증오와 혐오까지 담겨있었다. 인권의식이라고는 전혀 찾아볼 수 없었고 오히려 차별을 통해 혐오를 불러일으킬 만한 발언을 한 것은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금정굴유족회 채봉화 회장은 “추모시설을 마치 혐오시설인 것처럼 표현하며 집값 운운한 것은 유족들 입장에서는 통탄할 만한 일”이라며 “평화공원 건립으로 억울하고 불쌍하게 돌아가신 희생자들의 명예를 하루빨리 되찾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한편 금정굴인권평화재단은 최근 금정굴에 대한 역사적 사실을 왜곡보도한 한 언론사를 상대로 언론중재위에 제소하고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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