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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에는 푸른 파도, 창 너머 초록 숲… 그림·커피향 어우러진 갤러리카페<정미경 기자의 공감공간> 가좌동 공(供) 갤러리카페
  • 정미경 기자
  • 승인 2019.11.29 10:45
  • 호수 1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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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재창고가 멋진 예술 공간으로 변신
그림도 감상하고 특별한 커피도 마시고
화가·제자들 작품 함께하는 전시 열어

[고양신문] 고양시 일산서구 가좌동 골목 안쪽에 미술관이 생겼다. 5개월 전 문을 연 ‘공(供) 갤러리카페(대표 구성욱)’다. 바로 앞에는 가좌공원이, 주변에는 송포초등학교와 가좌도서관이 자리하고 있다. 카페에 들어가서 앉으면 커다란 통 유리창을 통해 수목이 무성한 가좌공원의 시원한 풍광이 들어온다.

 

 카페는 기존의 자재 창고를 개조해서 만들었다. 내부의 시멘트벽을 하얀색으로 칠하고 천장은 콘크리트가 그대로 드러나는 구조를 살려, 작품을 전시하기에 적절한 멋스런 공간으로 재탄생했다. 내부는 널찍하고 소파들은 안락하다. 인테리어와 색감, 그리고 공간배치만 봐도 이곳이 왜 갤러리 카페인지 말해주는 듯하다. 일부 갤러리 카페에서는 그림이 주인공이 아니라 옵션이라는 느낌이 들기도 했다. 하지만 이곳에서는 어느 자리에 앉아도 그림이 먼저 보인다. 특히 안쪽 벽면 전체에 걸려 있는 대형 그림이 방문객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후배들에게 전시 기회 열어줘

벽면 한쪽에 푸른 파도 영상이 넘실거린다.

2층도 특별하다. 오른쪽 벽면의 대형 스크린에는 파도가 넘실대는 바닷가 풍경을 재현했다. 그 앞에서 사진을 찍으면 마치 바닷가에 와 있는 것처럼 보인다. 국내의 개인 공간에 있는 영상 중에서 제일 큰 규모가 아닐까 싶다.

구성욱 대표는 홍대 대학원에서 회화과 박사과정을 마쳤고 개인전을 17회 열었다. 그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이곳은 단순한 갤러리 카페가 아니었다. 그는 오래전 강의를 위해 부산에 내려간 적이 있었다. 당시에도 미술대학 졸업생들은 그림을 계속하기가 쉽지 않았다. 그들의 꿈과 현실을 이어주기 위해 부산과 광주, 서울에 ‘공 스튜디오’라는 공간을 함께 만들었다.

“그림을 전공한 재능 있는 젊은이들이 현실적인 이유로 빠르게 포기하는 것이 안타까웠어요. 그들이 계속해서 작품 활동을 할 수 있는 공동체적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느꼈죠. 그런 젊은이들은 공간을 필요로 했고, 그것이 공 갤러리카페가 탄생한 배경이에요. 여기서 일하는 바리스타들 역시 현재 전시에 참여 중인 작가들인데요. 이곳은 누구 혼자만의 것이 아니라는 생각이고, 3년 후에는 법인화할 계획입니다.”

주중에는 화가, 일요일엔 바리스타

구 대표는 평소 3층에서 작업을 하고 홍대에 강의를 나가지만, 일요일에는 바리스타로 변신한다. 10여 년 전 유럽 바리스타 자격증을 땄다. 그래서 커피 조합도 다른 곳과 차별화된다. 손님들은 블렌딩 된 4가지 커피 중에서 선택할 수 있다. 최근에 처음 선보인 4번째 메뉴 ‘에티오피아 구지’ 품종은 산미를 싫어하는 사람들이 선호한다.

현재 공 갤러리카페에서는 ‘공백(Gong Back)전’이 진행 중이다. 서울, 부산, 광주에서 각각 활동하고 있는 공 스튜디오의 작가 24명 중 15명이 이번 전시에 참여했다. 모두 구 대표의 제자들이다. ‘공백’은 뒤에서 돌봐주는 힘을 의미한다. 이번 전시를 계기로 다시 한 번 서로를 응원하는 장으로서의 의미를 새기자는 뜻을 담고 있다. 작품에 공통된 주제나 형식은 없다. 이달 23일 시작된 전시는 12월 14일까지 계속된다. 지금까지 공 갤러리카페에서는 홍대 미대 교수 등 유명 작가들의 전시를 했고, 앞으로 젊은 무명작가들의 전시도 열 계획이다.

어두운 골목에 이런 공간이 생기니 주민들이 먼저 고마워했고, 어느 새 단골도 생겼다. 한 달에 한 번씩 그림이 바뀌는 걸 알고 기다렸다가 구경을 오기도 한다. 앞으로 주민들과 함께할 수 있는 인문학이나 미술강좌도 진행하려고 한다. 구 대표는 “고양 시민들이 최대 수혜자여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동네 주민들이 편히 쉬시다 갈 수 있는 곳이면 좋겠다”고 말했다.
 

공(供) 갤러리카페

주소 : 고양시 일산서구 송산로 387-18
문의 : 010-3277-4347

 

가좌공원 숲의 풍광이 커다란 통 유리창 가득하다.

 

 

정미경 기자  gracesophi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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