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시 바른미래당 정치인들 어떻게 지내나

김필례 장석환 “재편 관망”
이균철 길종성 라인 정리
오준환 탈당, 진종설 잠잠

[고양신문] 총선이 4개월 앞으로 다가오며 고양시에서도 주요 정당을 중심으로 유력 인사들의 움직임이 분주한 가운데, 유독 무풍지대처럼 잠잠한 곳이 있다. 고양시 바른미래당이다. 바른미래당은 28명의 국회의원을 보유한 원내 3당이지만, 현재 고양시 4개 선거구 지역위원장이 모두 공석 상태다. 어떻게 된 일일까. 바른미래당과 함께 정치의 명운을 걸었던 고양시 정치인들의 근황은 어떨까.

잠시 시간을 과거로 돌려보자. 대선이 치러진 2년 전만 하더라도 상황은 달랐다. 고양시 투표결과를 보면 당시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가 43%를 득표해 독보적 1위를 기록했고,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 22%,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 19%, 정의당 심상정 9%, 유승민 후보 7% 순의 득표율을 보였다. 전국 평균 3위였던 안철수 후보가 고양에서는 제1야당 홍준표 후보를 누른 것은 물론, 이후 합당에 이르는 유승민 후보의 표까지 합치면 30%에 육박하는 적지 않은 지지 세력을 고양에서 확보했었다.

이후 국민의당 안철수와 바른정당 유승민이라는 두 대선후보가 손을 잡아 바른미래당이 탄생했고, 지역적으로는 다수의 호남 정치세력이 바른미래당을 택했다. 고양시에서는 김필례(갑)·이균철(을)·장석환(병)·길종성(정) 위원장이 국민의당에 포진해 있었고, 바른정당 소속으로는 진종설(을) 위원장이 유일했다.

바른미래당의 이름을 건 첫 평가무대는 지난해 치러진 지방선거였다. 당시 김필례 후보가 고양시장 후보에 출사표를 던졌고, 시·도의원 역시 대부분의 선거구에 후보를 냈지만, 결과는 참패였다. 김 후보는 5.8%의 득표에 머물렀고, 단 한 명의 시·도의원도 배출하지 못하는 성적표를 받았기 때문이다. 이후 지역에서의 존재감도 가라앉을 수밖에 없었다.

사정은 지금도 녹록치 않다. 바른미래당의 운명 자체가 창당의 지분을 가진 3개 세력이 각각의 셈법에 따라 이합집산 양상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손학규 대표와 호남세력을 중심으로 한 당권파는 당권 수호에 나서고 있지만, 유승민계와 안철수계 15명 국회의원들은 ‘변화와 혁신을 위한 비상행동(변혁)’을 조직해 대안적 선택을 모색하고 있다. 바른미래당 당권파는 변혁의 움직임을 해당 행위로 규정해 15명 전원을 윤리위에 회부한 상태다. 그렇다고 변혁이 끝까지 단일한 행보를 할 것으로 예측하는 이도 없다. 안철수 전 대표의 귀국 타이밍과 정계복귀 시나리오에 따라 수많은 선택지가 펼쳐지기 때문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고양시 바른미래당 인사들 역시 자진 사퇴, 또는 자격 정지 등 각각의 이유로 현재 지역위원장 자리를 모두 내려놓고 각자도생을 모색하고 있다.

이들 중 가장 명쾌한 입장을 밝힌 두 사람은 이균철 전 위원장과 길종성 전 위원장이다. 이균철 전 위원장은 안철수 전 대표와, 그리고 길종성 전 위원장은 이언주 국회의원과 각각 공동운명체를 선언했다. 이균철 전 위원장은 “고양시에서 일관되게 친 안철수 행보를 걸어온 사람은 나 하나뿐”이라고 강조하며 “총선을 앞두고 안 대표가 어떤 형태로든 정계에 복귀할 것으로 기대한다. 그에게 정치 생명을 걸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바른미래당을 탈당한 길종성 전 위원장은 “인상적인 SNS활동으로 존재감을 과시하는 이언주 의원과 함께 가칭 ‘보수4.0’이라는 신당 창당 작업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12월 1일 발기인대회를 시작으로 대안적 보수세력을 결집할 것”이라며 “내년 총선에는 신당 간판을 걸고 고양시정 선거구에 도전하겠다”고 말했다.

‘관망’으로 분류된 이들은 김필례·장석환 전 위원장이다. 김 위원장은 “바른미래당의 내부 통합을 기다린다”는 원론적 입장을 표했고, 장석환 전 위원장도 “현재로서는 정치지형의 재편을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둘 다 다음 총선 불출마를 언급하지는 않아 정치 재개의 가능성을 열어뒀다.

그밖에 지난해 12월 지역위원장에 임명됐던 오준환 전 위원장은 최근 고양시관광컨벤션협의회 회장 역할에 충실하겠다며 당을 탈당했고, 진종설 전 위원장 역시 특별한 정치 행보를 보이지 않고 있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범 야권의 전례 없는 지각변동이 예상되는 가운데, 한 지역 인사는 “중앙정치의 파고가 고양시에는 어떤 영향력을 끼칠지 지켜보는 것도 총선을 관전하는 흥미로운 포인트 중 하나”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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