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시·농협·사복협 협업 뉴딜대상지 집수리사업 실시

33세대 대상 2억4천 지원
수십년만에 수리, 호응높아
사업평가후 지속여부 결정
“도시재생 체감도 높일 것”


“뭐라고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기쁘고 고맙죠. 10년 넘게 살면서 보일러 파이프도 녹슬고 바닥에 물도 샜지만 형편이 어려워서 집수리는 꿈도 꾸지 못하고 있었어요. 이렇게 새집처럼 고쳐주니 너무 행복하고 아직도 실감이 나지 않아요.”

관산동의 한 빌라에 거주하는 강모씨. 뇌질환으로 거동이 불편해 기초수급대상자 지원을 받고 있는 그는 석 달 전 수도관 파열로 바닥에 물이 새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겨울철이 다가왔지만 집수리는 엄두도 내지 못한 채 전전긍긍하던 중 복지관 소개로 지난달 고양시 집수리지원사업에 신청해 지원대상자로 선정됐다. 강씨가 지원받은 집수리사업은 도시재생뉴딜사업지를 비롯한 고양시 각 지역의 주거환경이 열악한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실질적인 주거환경 개선을 도모하는 ‘고양형’ 주거환경개선사업이다. 

고양시, 농협중앙회고양시지부, 지역농협 8곳, 고양시사회복지협의회가 함께 협업해 추진하는 이번 사업은 지역의 공공성 있는 다양한 주체들이 참여해 주거환경이 열악한 가구들을 발굴·지원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대화동에 위치한 농수산물종합유통센터 지역환원이익적립금 2억원과 지역농협 지정기탁 후원금 4000만원 등 총 2억4000만원의 예산으로 추진됐으며 지난 8월 MOU체결 이후 집수리 대상 선정심사, 공개입찰 등을 거쳐 지난달부터 본격적인 공사에 돌입했다. 

도시재생과 관계자는 “고양시에 그동안 5곳의 도시재생뉴딜사업 대상지가 선정됐지만 사업 특성상 시간이 오래 소요되고 예산이 공공부문에만 쓰이다보니 실질적으로 내 집의 변화를 원하는 주민들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아쉬움이 있었다”며 “재생사업에 대한 주민 체감도를 높이고 동네에 대한 애착심을 갖게 하기 위해 이번 사업을 추진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담당부서의 설명처럼 집수리 지원 대상으로 선정된 33세대 중 16세대는 뉴딜사업에 선정된 5개 지역(주교, 화전, 삼송, 일산, 토당)에 배정됐다. 

고양시 도시재생 집수리사업공사를 통해 새집처럼 바뀐 원당 뉴딜사업 대상지 내 권모씨의 반지하집 모습. 곰팡이로 얼룩졌던 벽이 새집처럼 말끔해졌다.

원당 도시재생뉴딜사업 대상지 내에 거주하는 권모씨 또한 이번 사업을 통해 집수리 지원을 받았다. 88년 당시 이곳 반지하 빌라로 이사를 온 권씨는 아내 병수발 등 어려운 형편 때문에 30년 넘게 집수리는 엄두도 내지 못했다고 한다. 하지만 지난 9월 원당 도시재생주민협의체의 추천으로 고양시 집수리지원사업에 선정됐고 11월 중순부터 본격적인 공사를 진행했다. 

지난달 26일 공사를 막 끝낸 권씨의 집은 도배, 장판부터 보일러, 싱크대, 화장실, 조명까지 전면교체를 통해 흡사 새집같았다. 권씨는 “반지하다보니 30년 넘게 살면서 곰팡이 냄새도 심하고 토굴같은 집이었는데 이번 집수리를 통해 대궐같은 집으로 거듭났다”며 “너무 행복해서 아침마다 헛웃음이 나올 정도”라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권씨는 “그동안 동네가 뉴딜사업 대상지로 선정됐다는 이야기만 전해 들었는데 이렇게 직접적으로 혜택을 보게 될 줄은 몰랐다”며 “이 사업을 진행해준 도시재생주민협의체와 고양시 등 여러 관계자들께 너무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한편 고양시는 올해 시범사업으로 진행된 뉴딜사업지역 내 집수리지원사업에 대해 이후 사업평가 등을 거쳐 지속여부를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도시재생과 관계자는 “정부 뉴딜사업예산에만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지역의 공공성을 띤 다양한 주체들이 함께 도시재생에 참여해 부족한 부분을 메꿔간다는 측면에서 이번 사업의 의미가 매우 크다”라며 “앞으로도 주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재생사업이 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대안을 고민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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