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서 살 것인가』 저자 유현준 교수, 귀가쫑긋서 강연

『어디서 살 것인가』 저자 유현준 교수
인문학모임 귀가쫑긋 강연

 

“학교 건축과 도시를 바꿔주세요.”
지난 6일 인문학 모임 ‘귀가쫑긋’에서 강연을 한 유현준 교수가 강조한 말이다. 그는 현재 홍익대 건축대학 교수로 『도시는 무엇으로 사는가』, 『어디서 살 것인가』 외 10여 권을 책을 썼다. 최근에는 알쓸신잡 등 다수의 방송에 출연해 일반인들에게 알기 쉽게 건축과 도시, 생활에 대해 들려주고 있다. 독일 디자인 어워드, 아시아건축가협회 건축상 등 다수의 국내외 건축상을 받았다.
이날 강연을 통해 유 교수는 우리가 생활하고 있는 공간의 건축이 어떻게 잘못되었는지, 어떤 공간이 우리와 우리 아이들을 행복하게 만드는지에 대해 들려줬다. 강연 주요 내용을 요약한다. (이상 발문)

 

6일 귀가쫑긋에서 강연을 한 유현준 교수

위기의 대한민국
우리 사회 갈등의 밑바닥에는 다양성을 인정하지 않는 태도가 자리하고 있다. 나와 다른 것을 ‘틀리다’는 말과 혼용해서 쓰고 있다. 우리가 전체주의 성향을 띠게 된 이유 중 하나는 학교 건축이다. 전화기, 자동차, 비행기, 그리고 학교는 근대화를 만든 시스템이다. 100년 동안 학교만 빼고 다 바뀌었다. 우리 아버지 세대와 똑같은 학교에서 우리의 아이들이 공부하고 있다. 학교 건물은 자꾸 고층화되고, 아이들은 실내에서 갇혀 지내고 있다.

어떤 학교에서 아이를 키울 것인가
현재 우리나라 학교의 모습은 교도소와 건축적으로 별 차이가 없다. 아이들은 12년 동안 똑같은 모양의 학교 공간에서 생활한다. ‘지식은 학교에서 배우고 지혜는 자연에서 배워라’는 말이 있다. 학교 건축물을 저층화해서 아이들이 교실 밖에서 놀 수 있게 해야 한다. 빈 교실이 늘고 있는 이즈음, 테라스를 만들거나 옥상을 개방해야 한다. 다양한 학생들을 키우려면 다양한 공간이 필요하다. 그런데 아이들이 사색을 할 공간이 없다. 자연 안에서 친구를 만날 수 있는 학교, 작은 마을 같은 학교, 대형 건축물 대신 작게 분절된 교실로 공간 구조를 바꿔야 한다.

좋은 건축은 관계를 만든다
좋은 건축이란 사람들 관계를 화목하게 하는 건축이다. 사람이 모여 살면 갈등이 생길 수밖에 없는데, 이를 해결하는 방법은 두 가지가 있다. 소프트웨어적인 방법으로는 세금과 행정정책을 바꾸는 것이고, 하드웨어적인 방법은 공간 구조를 바꾸는 것이다. 담장을 만들 돈이 있다면 그곳에 벤치를 놓아야 한다. 사람이 앉을 수 있고, 정원을 볼 수 있게 해 줘야 한다. 건축은 관계를 디자인하는 것이다. 윈스턴 처칠은 “사람은 도시를 만들고, 도시는 사람을 만든다”고 말했다. 어떠한 학교 공간, 어떠한 도시 공간 구조에서 생활하느냐가 그 사회를 결정한다. 건축을 보는 안목을 높여야 한다.

고양시, 퍼스널 모빌리티 메카 만들자
일자리를 만들 수 있는 시설이 필요하다. 고양시의 가장 큰 문제는 모든 것들이 자동차 중심으로 되어 있다는 것이다. 대신 큰 장점은 지형이 평평하다는 것이다. 이 장점을 활용할 수 있다. 다음 세대는 퍼스널 모빌리티의 시대다. 킨텍스 인근에 있는 현대모터스튜디오와 고양시가 협약을 맺어 최첨단 기술을 활용한 퍼스널 모빌리티의 메카가 되게 한다면, 새로운 비즈니스를 만드는 도시가 될 수 있다.

강연 후 싸인 중인 유현준 교수
유현준 교수(앞줄 가운데)와 강연 참석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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