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의회 예결위 예산심사 59억 4557만원 삭감

“남북사업 시급성 떨어진다”
통일관련 예산 다수 삭감돼
김대중 사저매입 표결 통과

[고양신문] 총 49건에 59억4557만원 삭감. 고양시의회 내년 예산안 심사 결과다. 시의회는 2주간의 예산심사를 거쳐 12일 2020년 고양시 예산안을 최종 확정했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일부 시 정책예산에 대한 크고 작은 공방이 있었지만 전반적으로 큰 잡음 없이 예산심사가 마무리됐다. 

가장 눈에 띄는 삭감내역은 남북교류협력기금 전출금이다. 총 50억원의 기금 전출예산 중 20억원이 삭감됐다. 예결위 이홍규 자유한국당 의원은 “남북관계가 그다지 긍정적이지 못한 상황인데다가 고양시 자체적으로 할 수 있는 역할도 마땅치 않은 만큼 기금적립이 그다지 시급하지 않다고 판단했다”며 “게다가 올해 시청 신청사 기금도 대폭 늘었고 일산테크노밸리, 광역철도사업 등 대규모 사업을 위한 예비비까지 반영된 상황이라 예산의 유동성을 높이기 위해 일부 금액을 삭감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공직자 국외 통일, 역사교육 예산(전액삭감)과 고양평화통일 문화예술제 예산(2000만원 삭감) 또한 마찬가지로 시급성과 필요성이 떨어진다는 의견이 높아 전액·일부 삭감됐다.

고양시 각 부서별 윈도우10 라이선스 구입예산 9건이 전액 삭감된 것도 흥미로운 부분이다. 기존에 쓰던 운영체제에서 무료 업그레이드가 가능하기 때문에 새로운 라이선스 구입은 예산낭비라는 지적이 반영된 것이다. 그밖에 마두1동 주민센터 내진보강공사 예산 2억9300만원이 전액 삭감됐으며 주요시책 홍보수수료, 온라인 및 방송 이용료도 일부 삭감됐다. 

일산연합회 등 일부 단체들의 반발이 거셌던 김대중 전 대통령 사저매입 예산 30억원은 본회의 표결까지 거친 끝에 전액 통과됐다.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활용목적도 불분명하고 감정가격이 과다하게 책정됐다”며 반발했지만 더불어민주당 측은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전 대통령이 당선될 때까지 머물던 곳인 만큼 매입 후 활용가치가 충분하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한 민주당 의원은 “현재 소유자가 처분의사를 밝힌 만큼 이번 기회에 매입해야 한다. 앞으로 평화도시추진을 위한 상징성 있는 좋은 교육공간이 될 것”이라는 견해를 전하기도 했다. 

소상공인 폐업정리 지원예산 1억원과 에너지절약 스피치대회예산 540만원도 전액 삭감됐다. 두 개 예산 모두 상임위 예산심사 당시 송규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타당성이 떨어진다고 지적했던 예산이다. 신규예산으로 올라온 사회공익 승마사업 1억7388만원과 말산업 청년인턴 취업지원 1200만원도 심의 끝에 반영되지 않았다. 

예결위 윤용석 민주당 의원은 “승마사업에 대한 제대로 된 정책방향도 마련되지 않은데다가 관내 승마장이 2곳밖에 없어 특혜문제가 제기될 수 있기 때문에 삭감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그밖에 고양맛집, 고양누리길 등 홈페이지 개선예산도 “홈페이지 운영관리가 부실하다”는 지적을 받아 전액 삭감됐다.   

지역예술계에 논란이 일었던 교향악단 운영예산 6억원도 예결위에서 전액 삭감됐다. 시는 당초 KBS교향악단을 대상으로 7회의 초청공연을 계약하는 방안으로 사업예산을 마련했으나 시의원들은 지역사회 의견수렴이 불충분하다는 이유로 예산통과를 보류시켰다. 

예결위 김해련 민주당 의원은 “지역사회에서 꾸준히 활동한 교향악단이 있고 다양한 이해관계자와의 논의가 좀 더 필요한데 급박하게 예산이 올라온 측면이 있어 이번에 삭감시킨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규사업으로 올라온 고양시민 예술한마당 예산 9000만원 또한 좋은 취지에도 불구하고 시민참여를 높이기 위한 구체적인 방안이 미비하다는 이유로 삭감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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