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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다문화 정책은 선택 아닌 필수, 공론화 필요”이자스민 정의당 이주민인권특위 위원장 인터뷰
  • 남동진 기자
  • 승인 2019.12.23 09:49
  • 호수 1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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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문화 아이들 위해 정치 시작 
정의당 소수자 인권 관심 많아
다문화 관련 지역조례제정과
다문화 정책 전담공무원 필요 

최근 정의당 입당으로 화제가 된 이자스민 전 새누리당 의원이 고양시를 방문했다. 18일 고양시를 찾은 이자스민 전 의원은 고양시 다문화가족지원센터 방문을 시작으로 지역 활동가 간담회와 ‘아시아의 친구들’에서 주최한 이주민밴드 송년콘서트 등에 참석했다. 


4년 만에 정치무대에 복귀했지만 인터넷 여론은 그가 19대 국회의원(2012.6~2016.5)을 지냈던 때와 별반 다르지 않다. 입당소식을 전한 기사에는 여전히 이주민 출신 정치인에 대한 혐오와 차별의 악성 댓글이 가득했다. 그러함에도 다시 정치에 도전하게 된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정발산의 한 까페에서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정의당에 입당하신지 한 달이 넘었다. 어떻게 활동했었나
정의당은 그전부터 소수자 이슈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는 정당이었지만 힘이 부족했던 탓에 뚜렷한 활동을 펼치지 못했다. 그런데 이번에 제가 입당하면서 이주민인권특위위원회라는 기구가 처음으로 만들어지고 위원장을 맡아 각 지역을 돌며 활동을 해오고 있다. 지역에 있는 당원들을 뵙고 이주민 뿐만 아니라 이 문제에 대해 관심을 갖고 있는 사람들을 만나 생각을 나누고 있다. 장기적으로는 지역마다 이주민위원회를 만들어서 이와 관련해 활동하는 다양한 사람들을 모아내는 것들을 기획하고 있다. 

국회의원 임기를 끝낸 뒤 어떻게 지내셨는지 궁금하다
4년 동안 앞만 보고 달려왔었기 때문에 임기가 끝난 뒤에 한동안 쉬는 시간을 가졌다. 마침 아들이 입대를 앞두고 있어서 아이들과 많은 시간을 보내려고 했다. 일부러 뉴스도 안보고 재충전의 시간을 가졌다. 그러면서도 활동은 지속적으로 하고 있었다. 이주여성학교인 꿈드림학교를 계속 운영했고 2년 후에는 한국문화다양성기구라는 단체도 만들었다. 
이렇게 몇 년 지내다보니 주변에서 많은 이야기를 했다. 제가 국회에 있던 시절에는 어쨌든 다문화 관련 이슈가 많았는데 지금은 정책적 논의가 사라졌다고. 그래서 기회가 생긴다면 다시 나서볼까 고민은 하고 있었는데 그때 마침 정의당 심상정 대표님으로부터 직접 연락이 와서 여기까지 오게됐다. 

어떻게 연락이 왔었나

아드님이 이주민 인권 관련 활동을 하신다고 들었다. 관련해서 상의할 것이 있다고 해서 편한 마음으로 찾아뵈었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면서 다시 정치에 복귀할 생각은 없냐고 몇 차례 제안이 왔었고 주변 분들과 상의 끝에 정의당 입당을 결정했다. 사실 다른 사람이 나서면 어떻겠냐고 이야기도 해봤지만 제가 4년의 국회의원 경험이 있는 만큼 시행착오 없이 잘 할 수 있을 거라는 기대가 높았다. 그리고 제가 워낙 악플을 달고 다니는 정치인이다보니…(웃음). 이름만 나와도 관심을 집중되다보니 어떤 사안을 이슈화하기에는 가장 적합하다고 주변에서 부추겼다. 더 욕먹으라는 거지. 얼마나 오래 살게 하려고(웃음).

새누리당 의원을 지내다가 정의당으로 당적을 옮긴 것에 대한 이야기도 많았다.
의원시절 가장 많이 들었던 이야기도 하필 왜 새누리당이냐는 질문이었다. 하지만 당시 상황을 돌이켜보면 새누리당이 혁신을 내걸면서 다양한 계층을 비례후보로 영입하는 과정이 있었고 나름 쇄신 움직임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무엇보다 이주민 정책은 정당과 상관없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컸다. 그때 당시는 새누리당에서만 손을 내밀었던 것이고 우리 입장에서는 목소리를 내는 대표자가 필요했기 때문에 그 손을 잡은 것이다. 정의당으로 온 것도 같은 이유 때문이다.  
중요한 것은 다문화 이슈가 계속 공론화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20대 국회 들어 이 문제가 수면 아래에 가라앉다보니 아예 이슈조차 되지 않고 있다. 한국이 쇄국정책을 펼치지 않는 이상 앞으로 사회구성원이 계속 다양해질 수 밖에 없는데 어떻게 어울려서 잘 살수 있을까가 우리의 숙제 아닌가. 그동안 정의당에서는 그런 문제의식을 가지고 있었지만 이슈를 이끌고 나갈 힘이 부족했는데 제가 힘을 보태서 지금이라도 시작해보려고 하는 것이다. 

다문화정책에 대해 아직까지 한국사회에 논쟁이 많다. 일부에서는 혐오차별공격도 이어지고 있는데 그럼에도 이 문제를 지속적으로 제기하는 이유가 궁금하다.
정치를 시작했던 이유는 아이들 때문이었다. 누군가는 이 아이들이 한국사회의 시한폭탄이 될 거라고 하는데 적어도 그런 문제는 발생하지 않도록 막아야겠다는 간절함이 컸다. 결국 우리가 다 끌어안아야 할 숙제이고 우리사회가 조금이라도 나은 곳이 되려면 누군가는 나서야 할 부분이다. 그 해결지점이 정치라면 내가 기꺼이 나서겠다는 생각으로 지금까지 왔다. 이 아이들이 잘 살아야 우리사회가 미래를 바라볼 수 있지 않겠나.

과거 TV에 등장했던 시절과 달리 정치인이 되고 나서는 많은 공격을 받고 있다.
생각해보면 그때는 동정심의 대상이었던 것 같다. ‘한국에 와서 애 낳아줘서 고맙다’, ‘시부모님 잘 모셔줘서 고맙다’, ‘다른 이주여성들도 너처럼 한국사회에 적응 잘했으면 좋겠다’ 이런 이야기들. 그때는 지원해주고 도와줘야 될 대상으로 인식됐는데 갑자기 국회의원이 되고 나니 대중들도 받아들이기 어렵게 된 것이다. 사실 많은 사람들에게 다문화 여성에 대한 생각을 물어보면 생각해 본 적이 없다고 답했었다. 그런데 제가 등장하면서 사람들에게 이 문제를 생각하게 되는 계기가 마련됐고 물론 거기에는 환영만 있을 수는 없다고 본다.   

오늘 고양시 다문화가족지원센터를 방문하셨고 여러 이야기를 들으셨다. 전반적인 소감이 궁금히다. 
오늘 세분의 이주여성 서포터즈를 만났는데 한국말도 잘하시고 매우 훌륭한 분들이었던 것 같다. 자기 생각을 당당하게 이야기하고 정책제안에 대해 물어봐도 매우 구체적으로 답변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그런 분들이 많은 것은 고양시에 매우 행운이다. 센터장님 또한 다문화정책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나 문제의식이 매우 훌륭했다. 과거 4년의 의원생활이 헛되지 않았다는 생각이 든다. 

지자체 다문화 정책을 살펴보면 다문화가족에 대한 지원정책이 대다수다. 반면 이주노동자나 외국인 가정, 유학생, 난민 등에 대해서는 제대로 된 제도적 장치가 마련되지 않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 문제와 관련해 조언해주실 부분이 있다면. 
먼저 조례가 필요할 것 같다. 대표적으로 다문화 인식개선사업 같은 경우 국회의원 당시 입법화를 추진했었는데 반영되지 못했다. 다만 지자체 차원에서는 조례를 통해 충분히 추진할 수 있을 것 같다. 대상자의 피부에 와닿는 사업이 마련되려면 이를 설계하는 공무원들이 다문화를 얼마나 올바르게 이해하느냐가 매우 중요하다.    
영등포·구로·대림동의 경우 중국동포가 많기 때문에 그 지역 특성에 맞는 정책이 필요하다. 마찬가지로 고양시의 경우에도 어떤 형태의 체류외국인들이 많은지 현황을 파악하고 여기에 적합한 사업이 반영되어야 한다. 특히 이주노동자 경우에도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E9비자 뿐만 아니라 계절노동자들도 많다. 이들은 중앙정부가 아닌 도시정부간 교류 사업을 통해 입국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여기에 적합한 별도의 정책도 고민해야 할 필요가 있다. 
덧붙이자면 다문화 정책에 특화된 전문직 공무원이 생겼으면 하는 바람이다. 다문화 사회는 우리의 선택과 상관없이 이미 도래하고 있는 것이고 이제는 어떻게 잘 어울려 살 것인가에 대해 고민을 해야 한다. 

앞으로의 활동계획이 궁금하다. 이번 총선에서 출마계획도 갖고 있는지. 
앞에서 말씀드린 정의당 내에 이주위원회를 단단하게 구성해서 함께 일할 동료들을 더 넓혀나가는 것이 가장 큰 목표다. 총선출마여부는 정의당의 경우 당원투표를 통해 (비례대표가) 결정되는 방식이기 때문에 지금으로서는 제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는 것이 더 중요하고 생각한다. 다만 기회가 주어진다면 마다하지는 않을 생각이다.  


 

남동진 기자  xelloss115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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