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석역 사망사고 1년, 시민불안 여전>

▲ 24일 오후 5시 고양시 토당동에서 발생한 지역난방공사의 열수송관 파열사고. 뜨거운 물이 흘러나오면서 수증기로 주변이 자욱하다.

<백석역 사망사고 1년, 시민불안 여전>
지역난방공사 굴착장비 배관 건드려
100도씨 펄펄 끓는 물 도로에 쏟아져
외곽지역이라 인명사고 없었지만 ‘아찔’


[고양신문] 고양시에서 열수송관 파열사고가 또다시 일어났다. 지난해 12월 고양시 백석역에서 1명이 사망하고 50여명이 부상당했던 바로 그 열수송관 사고가 이번엔 덕양구 능곡에서 발생했다.

사고가 발생한 시간은 24일 오후 5시, 장소는 덕양구 토당동 삼성당마을 앞 도로(호수로)다.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백석역과 같은 인구밀집 지역이었다면 또다시 큰 피해가 발생할 뻔 했다. 사고 후 도로가 완전히 복구된 시점은 당일 오후 10시쯤이다. 이번 사고로 토당, 화정 일부지역의 열공급이 잠시 끊겼다.

뜨거운 물이 도로로 흘러나오면서 사고 현장은 자욱한 수증기로 앞이 잘 보이지 않을 정도였으며, 도로가 통제되면서 인근을 지난 던 시민들은 큰 불편을 겪었다.

열수송관이 터지면서 끓는 물이 거리로 흘러나왔다는 점은 지난해 백석역 사고와 동일하지만 사고 원인은 다르다. 이번 사고는 지역난방공사가 열수송관 개선공사를 하던 중 굴착장비가 수송관을 파손시키면서 발생했다. 지난해 백석역 사고는 노후 배관 이음새가 땅속에서 터지면서 무방비상태에서 사고가 발생했다면, 이번엔 현장 작업자들의 실수가 사고 원인이었기 때문에 그나마 빠른 대처가 가능했다.

하지만 인명피해 우려가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다. 높은 수압으로 물이 치솟아 현장을 덮쳤다면 공사장 인부들이 화상을 입을 수도 있었던 상황이다. 또한 주의에 민가가 꽤 있었음에도 행인들의 도보왕래가 적었던 길이라는 점, 경사진 곳에서 사고가 발생해 뜨거운 물이 고이지 않고 인근 하천으로 바로 흘러들어갔다는 점 등 주변 환경적으로도 운이 좋았던 사례라 할 수 있다.

시 관계자는 “사고 현장이 도심지였다면 큰 피해가 발생했을 지도 모른다”며 “열수송관에는 100도씨 끓는 물이 들어있기 때문에 공사 작업 중에도 안전사고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공사 시행청인 지역난방공사 관계자는 “현재 안전수칙 위반에 대한 조사가 진행 중”이라며 “사고재발 방지를 위해 앞으로 철저히 관리감독 하겠다”고 말했다.

인근에 사는 한 시민은 “백석역 사망사고 후 정확히 1년 만에 비슷한 사고가 일어났다. 또 얼마 전에는 백석동에서 도로가 무너져 내리는 땅꺼짐 사고도 발생했는데, 이런 상황이 반복된다면 불안해서 누가 거리를 안심하고 돌아다닐 수 있겠냐”며 “고양시가 지하 안전사고에 더욱 신경을 써야한다”고 말했다.

 

24일 고양시 토당동에서 발생한 지역난방공사의 열수송관 파열사고 현장을 둘러보고 있는 관계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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