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준 시장, 김경윤 작가의 북콘서트 ‘책 읽을 고양’ 1년 돌아보기

이재준 시장과 김경윤 작가가 함께한 북콘서트 '책 읽을 고양' 11월 행사모습. 이날 선정된 책은 기본소득 주제를 다룬 엔드류 양의 『보통사람들의 전쟁』이었다.

[고양신문] 시장과 시민들이 책을 매개로 함께 소통해온 1년. 이재준 시장과 김경윤 인문학자가 함께하는 지역서점 릴레이 북콘서트 ‘책 읽는 고양’이 12월 행사를 끝으로 올해 일정을 마무리했다. 매달 하루씩 고양시 지역서점을 돌며 총11회에 걸쳐 진행됐던 이 행사는 독서문화 활성화와 지역서점 육성이라는 모토로 한 해 동안 꾸준히 이어져 어느새 고양시만의 특별한 문화 컨텐츠로 자리 잡게 됐다.

사실 지자체장이 단발성 행사가 아닌 정기적인 문화프로그램에 꾸준히 참여하는 것은 다른 곳에서 전례를 찾아보기 쉽지 않다. 그만큼 바쁜 일정에도 불구하고 시민들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노력해온 이재준 시장의 뚝심과 김경윤 인문학자의 기획력이 함께 조화를 이룬 결과물이라고 볼 수 있다. 무엇보다 가장 큰 원동력은 평소 책읽기를 좋아하는 두 사람의 성향이 맞아떨어진 덕이다.

“선거 당시 이재준 시장 교육정책 자문역할을 맡은 인연으로 이런저런 제안을 했는데 그중 하나가 바로 이 행사였어요. 고양시가 책 읽는 도시를 표방하지만 막상 떠오르는 게 없다보니 상징적 차원에서 정기적인 북 콘서트를 해보자는 거였죠. 동네서점도 살리고 책 읽는 문화도 직접 조성해보면 어떨까 했던 거죠. 시장님 입장에서도 매번 민원과 관련해 시민들을 만날 것이 아니라 책을 매개로 하는 정기적인 자리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김경윤 작가

김 작가의 제안에 시장이 흔쾌히 동의하면서 북콘서트 ‘책 읽는 고양’은 올해 1월 2일 원당서적에서 『로컬의 미래』라는 책을 주제로 첫 행사를 가졌다. 처음 행사에 참여한 관객들은 열 명 남짓 정도. 실망스러울 법도 했지만 두 사람 모두 크게 개의치 않았다. 김 작가는 “처음부터 사람을 모으기 위해 시작했던 자리도 아니었고 꾸준히 이어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실제로 작은 규모로 출발했던 이 북 콘서트는 횟수가 거듭될수록 입소문이 퍼지면서 참여자들의 수도 점점 늘어났다. 서점을 자주 이용하는 고객부터 책 주제에 관심을 가지고 찾아온 시민들까지 구성도 다양했다.

이재준 시장은 “사실 시정업무에 치이다보니 매달 정기적인 행사를 참여한다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었지만 지역서점 활성화에 기여하고 지역에 독서문화를 만드는데 솔선수범 해야겠다는 생각으로 꾸준히 이어온 것 같다”고 전했다. 물론 개인적으로도 의미 있는 활동이었다고 말했다. 이 시장은 “주최 측에서 정해준 다양한 주제의 책을 읽다보니 평소 가졌던 편협함에서 어느 정도 벗어날 수 있었고 지식의 지평이 넓어진 것 같아서 좋았다”며 “매번 행사 때마다 다양한 사람들과 공간을 만난 것도 좋은 경험이었다”고 이야기했다. 김 작가 또한 “무엇보다 평소에 생각하지 못하는 관점들에 대해 마음을 열어놓아야 한다는 점에서 이러한 책읽기 행사의 의미가 크다”며 “특히 정책결정자는 어떤 결정을 내리는데 있어 협소함을 벗어나야 하기 때문에 이러한 독서모임이 꼭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북콘서트 ‘책읽는 고양’은 매달 1권씩 새로운 책을 주제로 대화를 나누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책 선정은 김경윤 작가가 맡아 그 시기에 적합한 쟁점이나 주제들을 골랐다. 덕분에 청소년, 기본소득, 페미니즘 등 다양한 주제를 넘나들었다. 이중 이재준 시장에게 가장 어려웠던 책은 무엇이었을까. 그는 유발 하라리가 쓴 『21세기를 위한 21가지 제언』을 꼽았다. 이 시장은 “미래학자가 쓴 내용이다 보니 주제도 낯설었고 다른 책보다 고민도 많이 하면서 읽었던 것 같다”고 전했다.

반면 가장 인상 깊었던 행사를 묻는 질문에는 두 사람 모두 백마역 인근 동네서점 ‘서제’에서 진행된 『팩트풀리스』읽기 행사를 꼽았다. 책 내용도 흥미로웠지만 공간이 주는 색다른 경험 때문이었다. 김 작가는 “워낙 작은 서점이어서 문을 닫을 위기였는데 그곳에서 북콘서트를 하면서 그곳의 상황을 알리고 기운도 북돋아 주는 계기가 됐다”며 “지역서점 살리기라는 기획의도에 딱 맞는 행사였던 것 같아서 기억에 남는다”고 전했다.

1년간 이어온 전반적인 소감을 물었다. 이재준 시장은 “평소에 책을 많이 좋아했고 개인적인 욕심도 있었기 때문에 계속 이어온 것 같다”며 “이 행사를 통해 고양시가 책읽는 도시로 거듭났으면 좋겠고 책과 도서 인문학이 시민들의 삶을 살찌우는 지역문화가 형성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전했다. 김경윤 작가는 “이 행사를 모델로 시장님 뿐만 아니라 고양시 다양한 유명인들이 함께하는 책 읽기 행사가 생겼으면 좋겠다. 독서를 통해 자신의 생각을 자유롭게 이야기하고 표현하는 사회가 되었으면 한다”는 생각을 이야기했다.

한편 ‘책 읽는 고양’북 콘서트는 내년 총선 일정이 끝난 뒤 시즌 2로 시민들에게 찾아올 예정이다. 김 작가는 “내년에는 고전을 중심으로 책을 선정해 컨텐츠가 쌓이는 방식을 만들어볼까도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기회가 된다면 방송 컨텐츠와 연계할 계획도 고민 중이라고 전했다. 이 시장은 “기존 행사와 별도로 시 예산사업을 통해 책읽기 문화를 확대하는 방안을 많이 생각하고 있다”며 “북 콘서트 행사 또한 좀 더 많은 시민들에게 알리고 함께하는 자리를 만들고 싶은 욕심이 있다”고 계획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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