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준 고양시장 신년인터뷰

경기도 3개 기관 유치 큰 성과 
진퇴 없는 ‘뉴타운’ 제일 난감
탄소배출 절감방안 적극 마련 
평생교육, 취미 넘어 일자리 연계

2019년은 민선7기 이재준 시장의 리더십을 가늠할 수 있었던 한해였다. 창릉3기신도시 발표로 인한 극심한 지역갈등을 비롯해 고양시에 크고 작은 사건들이 많았다. 그러나 그 와중에도 경기도 공공기관 이전, 원당혁신지구 및 도시재생 뉴딜사업 선정, 일산테크노밸리 지구지정 고시 등 눈에 띄는 성과들도 많았다. 무엇보다 민선 7기 시정방향에 대해 파악해 볼 수 있는 1년 이었다고 할 수 있다. 

2020년 경자년을 맞아 임기 3년차에 접어드는 이재준 시장을 만나 올해 시정목표에 대해 들어봤다. 인터뷰는 2일 시청본관 시장실에서 진행됐다.   

임기가 1년 반이 흘렀다. 시정 전반에 대한 소회를 부탁드린다. 
돌아보면 단기적으로 끝나는 사업들은 많았지만 장기적으로 추진해야 하는 정책들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실천적으로 미흡하지 않았나 생각이 든다. 시민들이 이해하지 못하는 부분도 있었지만 지속적으로 설명해가는 과정이 있었다. 건물을 지어야 할지 말아야 할지 그리고 만약 짓는다면 예산을 좀 더 아낄 방법은 없는지 질문을 계속 던져왔고 이제는 공직사회뿐만 아니라 시민들도 시장이라는 사람이 시정방향에 어떤 관점을 가지고 있는지 눈높이를 맞추고 이해하는 과정이었던 것 같다. 덧붙이자면 고양시의 염원이었던 자족시설 마련에 있어 가시적인 성과를 내온 한해였다.  

작년 한해 고양시에 많은 이슈들이 있었다. 가장 어려웠던 현안은 무엇이었는지 반대로 자랑하고 싶은 성과는 무엇이 있는지 궁금하다. 
가장 어려웠던 사안은 아무래도 창릉신도시였다. 발표를 두고 논란이 많았지만 3기 신도시를 받는 것이 고양시 미래전략에 도움이 된다고 판단했다. 그리고 국가사업이기 때문에 지자체 차원에서 선택권이 없었던 것도 사실이다. 대신 최대한 받을 수 있는 것을 얻어내자는 판단에서 협상을 지속해왔고 결국 고양선 연장 등의 성과를 거둘 수 있었다. 일산지역의 반발은 비단 이번 발표에서 비롯됐다기 보다는 그동안 저평가됐던 것에 대한 박탈감에서 나온 것이라고 생각한다. 
성과는 여러 가지가 있었지만 무엇보다 경기도 공공기관 3곳을 유치한 것이 큰 성과라고 생각한다. 경기도가 한류월드 사업을 과거 손학규 도지사 시절부터 추진했지만 그동안 가시적으로 투자한 것이 없었고 오히려 일부 지역을 주상복합부지로 매각하는 등의 모습만 보이지 않았나. 이번 발표는 경기도로부터 (한류월드 사업에 대한)일종의 선투자를 이끌어 낸 것이라고 보면 된다. 상주인원 200명이 넘는 경기도 공공기관이 들어오는 만큼 사업추진의 중심축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3개 기관 중 가장 매력적인 기관은 어디인가.
아무래도 매출액이 가장 큰 경기관광공사에 대한 기대가 크다. 경기문화재단도 들어올 경우 고양문화재단과 시너지효과도 낼 수 있고 시민들에게도 질 높은 문화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장기적으로 아람누리 공연장을 경기문화재단에 임대해 서울 예술의전당처럼 퀄리티 높은 공연들을 유치하는 방안도 고민하고 있다.  
  
일산테크노밸리 지구지정 고시 발표를 계기로 사업에 본격적인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가장 중요한 점은 고양시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기업들을 어떻게 유치할 것인가에 달려 있다고 보는데 이에 대한 준비를 어떻게 하고 있는지.
어떤 일자리를 채워야 할 것인가를 결정하기 위해 현재 3억 원의 예산을 반영해 연구용역을 진행 중이다. 장기적 관점에서 고양시에 어떤 산업을 유치하는 것이 좋을지 종목을 정하고 지원방안까지 나오면 이에 따라 후속대책이 나올 것이다. 특히 테크노밸리 내 공업물량 3만 평에 대해서는 세제혜택 등 각종 지원이 가능한 만큼 이곳에 우량기업이 들어올 수 있도록 노력할 계획이다. 올해 상반기에 입주의사가 있는 기업들을 킨텍스에 대거 초청해 현장을 직접 보여줄 예정이다. 인근에 GTX역도 있고 테크노밸리 내에 인천2호선 역도 유치할 예정인 만큼 교통여건도 좋기 때문에 이 부분을 적극 어필하려고 한다. 경기도와 고양시가 같이 투자하는 (가칭)고양전략산업지원센터의 역할도 클 것 같다. 판교도 초창기 입주율이 저조했는데 이러한 앵커시설을 통해 많은 기업들이 입주하는 과정이 있었다. 지구조성에 발맞춰 센터건립도 이뤄지는 만큼 활성화에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내년 일자리 창출 주력사업으로 청년창업활성화와 신중년 일자리 사업 등을 추진할 계획인 것으로 알고 있다. 구체적인 방안에 대해 답변해달라. 
40~50대 일명 신중년세대의 실업문제가 심각하고 이에 대한 대책이 시급한 상황이다. 서울시에서도 50+센터를 운영하고 있는데 우리도 이런 것들이 필요하겠다고 생각해서 이번에 9억여원의 예산을 반영해 신중년일자리사업을 마련했다. 
청년일자리문제와 관련해서는 창업활성화에 주력하고 있다. 작년에 생긴 청취다방, 28청춘창업소와 함께 국비 40억원이 확정된 내일꿈제작소를 통해 공간을 충분히 제공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경기신보가 지원하는 청년창업기금 200억원과 고양시 자체기금 100억원이 있기 때문에 창업아이템만 좋으면 기회는 충분히 있다고 말하고 싶다. 

일산테크노밸리와 함께 원당역 일대 도시재생 혁신지구 선정에 대한 기대도 높다. 이번 시범사업을 계기로 성사동 지역에 어떤 변화를 구상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성사동 일대 거리를 새롭게 조성하고 싶다. 원당역에서 혁신지구건물 뒤쪽 골목을 지나 원당전통시장까지 연결되는 보행로를 통해 사람들이 다니고 소통하는 거리를 만드는 것이 목표다. 대형쇼핑몰이 즐비한 번화가가 아니라 전통시장과 작은 가게들을 통해 삶의 에너지를 느끼는 공간이 되길 원한다. 원당환승공영주차장과 성사1동주민센터 부지 내에 들어서는 혁신지구 복합건물은 이곳에 인구를 유입하고 변화를 일으킬 수 있는 거점 역할을 맡을 예정이다. 이곳이 역세권이고 교통여건도 좋은 만큼 젊은 인력들이 많이 찾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고양시가 도시재생 뉴딜사업 최다선정 지자체라는 성과를 거두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도시재생에 대한 주민체감도가 여전히 낮다는 지적도 일고 있다. 한편으로 현장에서 활동할 인력마련도 시급하다는 문제점도 제기되고 있다. 
도시재생센터 조직안정화 필요성에 대해서는 동의하고 어떤 방안을 마련하면 좋을지에 대해서는 계속 논의 중이다. 그리고 도시재생 인력문제와 관련해 장기적 관점에서 지역 활동가를 키워야 한다는 고민이 크다. 동네에서 열심히 활동하시는 분들이 기초센터 교육프로그램 등을 통해 함께 공부하고 경험을 쌓아 현장센터에서 일하는 순환구조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이분들이야말로 동네를 가장 잘 알고 문제점과 해결책을 발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주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도시재생에 대한 고민도 계속 이어가고 있다. 작년에 고양시 자체사업으로 뉴딜사업 지역 내 집고쳐주기 사업을 진행했는데 반응이 매우 좋았다. 이렇게 주민들과의 접촉면을 늘리고 계속 소통해가는 과정에서 도시재생에 대한 체감도도 높아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도시재생 활성화를 이야기하고 있지만 한편으로 뉴타운 사업을 둘러싼 주민갈등이 여전히 반복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일종의 책임회피일수도 있지만 임기 초 직권해제 조건 완화를 위한 조례개정을 추진하다가 실패했던 과정이 있었다. 지금 다시 추진하기에는 동력이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그리고 일부 지역에서는 재정비사업 재추진을 위해 직권해제를 요구하는 움직임도 있기 때문에 쉽게 판단하기 어려운 부분도 있다. 현실적으로 개입할 수 있는 영역이 많지 않지만 나름대로 갈등조정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점만 말씀드리고 싶다. 

작년 도시포럼에서 도시재생과 함께 기후위기 대응을 아젠다로 내걸었고 관련 정책과 예산을 지속적으로 마련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 구체적으로 어떤 방안을 계획 중인지.
기후위기문제에 대해 현재 정부는 제대로 대응을 하지 않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현재 나오는 대책들은 일부 경유차에 대한 배기가스 절감문제만 거론하고 있는데 근본적으로 모든 차들이 미세먼지를 발생시키는 것이고 따라서 차량통행을 줄이기 위한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  
고양시 차원에서 추진할 수 있는 것은 우선 중국이나 동남아처럼 도시공원 내에 호수와 나무를 늘려서 대기 질을 개선하는 한편 탄소절감을 위해 태양광발전을 늘려나가는 것이다. 도시재생과도 연계해 주택가 블록마다 옥상에 태양광 판넬을 설치하자는 제안도 검토 중이다. 가장 중점적으로 추진하는 것은 CO2인벤토리 구축이다. 현재 연구용역을 진행 중인데 도시 내 다양한 활동을 통해 발생되는 탄소량을 계측해서 절감방안을 마련하자는 취지다. 이를 통해 기후환경국뿐만 아니라 이 문제와 상관없다고 생각하는 타 부서에서도 각자 영역에서 탄소배출 절감 방안을 마련할 수 있기 때문에 효과가 클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유럽의 경우 이미 신재생에너지 비율을 40% 가까이 맞춘 상황인데 정부에서도 시급히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 같다. 

요진건설 기부채납 건과 관련해 현재 이행소송을 진행 중이다. 현재 고양시가 가압류한 재산이 기부채납액에 비해 부족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판결 이후에는 어떤 조치를 취할 계획인지 궁금하다.  
사실 와이시티 관련 건축승인에 앞서서 이 문제들이 모두 매듭지어졌어야 했는데 과거 시 집행부에서 제대로 해결하지 못한 부분이 크다. 지금 요구하는 것은 기부채납 해야 할 업무용 빌딩을 빨리 지어달라는 것이고 이와 병행해 요진개발의 재산 300억~400억원가량을 가압류해놓은 상태다. 대법원 최종판결이 내려지면 더 강력한 법적조치를 취할 예정인 만큼 업무빌딩 등 기부채납액을 모두 받을 수 있을 것이다. 

평생교육사업 예산이 작년에 비해 2배 가까이 늘었다. 시장님이 생각하는 평생학습도시의 모델은 무엇인가.
지금까지 취미생활 중심으로 평생교육사업이 이뤄져왔다면 이제는 일자리에도 도움이 되고 사회전반에 대한 인식의 폭을 넓히는 좀 더 전문화된 영역으로 나가야 할 것 같다. 이번에 유네스코 GNLC(글로벌학습도시네트워크) 코디네이터 도시로 지정이 됐고 이를 통해 고양시에서 실험한 다양한 평생학습 프로그램과 데이터를 공유하게 될 예정이다. 이러한 고민의 연장선상에서 김대중 사저를 민주시민교육을 위한 장으로 마련할 예정이다. 민주주의는 단순히 정치적 용어가 아니라 우리의 생활전반을 아우르는 개념으로 확대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시장님이 가진 진정성에 비해 시민과의 소통과정에서 지나치게 솔직하고 단호한 측면이 있어 외연을 넓히는 데 장애가 된다는 비판이 있다. 
이제는 좀 달라지기 위해 노력해보려고 한다. 어떤 사안을 두고 반대하시는 분들과도 터놓고 이야기하고 싶고 소통도 많이 하려고 한다. 공무원들에 대해서도 예전에는 가져온 제안이 아니다 싶으면 직접적으로 이야기를 하곤 했는데 앞으로는 바뀔 예정이다. 

마지막으로 시민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린다. 
새해에는 고양시가 좀 더 달라지는 모습을 시민들에게 보여드리고 싶다. 이 도시에 사는 자부심을 시장과 공직자들이 만들어드려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열심히 뛰는 한해로 보답해드리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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