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감염역학 권위자 국립암센터 기모란 교수

▲ 고양시 민관의료협력체 자문을 맡고 있는 국립암센터 기모란 교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전문가에게 물었다>
감염역학 권위자 국립암센터 기모란 교수


[고양신문] 작년 12월 중국 우한에서 최초 발생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30일 전세계 확진자가 8000명에 육박했고 사망자도 200명에 가깝다. 최근 들어선 확진자 수가 하루 사이 2000명 가까이 늘어나고 있다. 사망률만 따지면 2003년 유행한 사스(SARS)에 비해 안전해 보이지만 중국 내 확산세를 보면 오히려 사스보다 더 강력해 보인다.

대부분의 사망자가 발원지인 우한이 속한 후베이성에서 나왔지만 감염자와 사망자가 급속도로 늘어나면서 국제적인 방역공조가 필요한 단계에 접어들었다. 이럴 때일수록 신종 감염병에 대한 정확한 정보가 중요하다.

현재 대한예방의학회 신종코로나바이러스 위원장을 맡고 있으며 고양시 민관의료협력체 자문을 담당하고 있는 국립암센터 기모란 교수에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해 자세히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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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시에서 3차 확진자가 나왔다. 또한 30일 3차 확진자에 의한 2차 감염이 서울에서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역사회 전파 가능성은 어느 정도인가.

서울에서 확인된 2차 감염자가 보건당국이 감시 중인 사람이었다는 것이 중요하다. 관리되지 않았던 사람이 발병했다면 문제가 심각하지만 그렇지 않았다. 때문에 지역사회 확산가능성은 여전히 낮다.

질병관리본부 등 보건당국에서 확진자와 접촉한 사람들을 선별했고, 그분들을 자가격리와 능동감시로 구분해 모니터링하고 있다. 고양시민 중 국내 확진자와 접촉한 사람은 총 13명이다. 30일 우한 입국자 전수조사를 통해 확인된 고양시 입국자는 31명으로 파악됐으며, 이 사람들은 추가로 능동감시자로 분류됐다. 질병관리본부가 접촉자를 확실히 선별했다면 현재 상황에선 모니터링 대상자가 아니 사람 중에 추가 감염자가 나올 가능성은 낮다고 봐야 한다.

특히 밀접 접촉자(자가격리자) 3명을 중요하게 보고 있는데, 그분들이 현재까지 감염 증상을 보이지 않고 있다는 데 안도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최장 잠복기는 2주(14일)다. 절반이 지난 지금까지 증상이 없다면 지역사회 내 2차, 3차 감염자가 나오지 않을 확률도 높다.

 

공기 중 감염과 비말 감염 중 어디에 속한다고 할 수 있나.

이 부분에 대한 논란이 아직까지 있다. 현재로선 공기감염과 비말감염의 중간쯤 되는 것으로 판단된다. 만약 공기감염이라면 확진자가 버스나 비행기를 탔을 때 동승자들이 모두 위험해지지만, 그 정도까지 강한 전파력을 가지고 있다고 보지 않는다. 비말감염은 작은 침방울을 통한 감염이다. 감염자의 체액이 상대편 얼굴이나 손에 묻었을 때 입이나 코, 눈으로 들어가 감염되는 경우다. 코로나바이러스도 특정한 상황에선 공기 중 감염이라 할 수 있는 상황이 만들어질 수도 있다. 예를 들어 심폐소생술을 하면 환자로부터 침방울이 잘게 쪼개져 뿜어져 나오는데, 이럴 경우 일반적인 비말 감염보다 멀리까지 바이러스가 이동할 수 있다.

 

무증상 감염, 즉 잠복기 감염 여부에 관심이 높다.

무증상 감염을 마치 특별한 것처럼 얘기하지만 과거 사스나 메르스 때도 있었다. 단지 전파력이 매우 낮았기 때문에 큰 위험요소로 보지 않았던 것뿐이다. 하지만 이번에 중국과 세계보건기구(WHO)가 발표한 것은 무증상 감염자가 그보다 더 전파력을 가질 수도 있다는 내용으로 해석해야 한다. 그렇다 하더라도 무증상 감염이 일반적으로 일어난다고 해석해서는 안 된다. 이번 바이러스는 중국 내 특정 지역에서 집중적으로 감염됐기 때문에 매우 다양한 감염경로가 보고되고 있다. 그 감염경로 중 하나가 무증상 감염이다. 하지만 이 발표는 무증상 감염이 가능하다는 내용일 뿐 전파력이 매우 높다는 뜻은 아니다. 무증상 감염이 위협적인 상황을 만들지는 않을 것이다

 

개인위생 어떻게 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가.

가장 중요하고 기본이 되는 것은 손씻기와 마스크 쓰기다. 메르스 때에도 마스크를 제대로 착용한 사람은 확진자 바로 앞에서도 감염되지 않은 사례가 있다. 반면 코 밑으로 내려 쓴 원거리의 사람은 감염된 경우가 있다. 손을 씻는 것이 매우 효과적인 예방법이긴 하지만 상황이 바뀔 때마다 흐르는 물에 손을 씻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래서 강조하는 것이 마스크다.

 

연령대별로 감염자를 보면 영유아 감염률이 낮다는 얘기도 있다. 다른 감염병과의 차이점 또는 특징이 있다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보고된 지 1달도 안됐다. 정확한 역학적 정보를 전세계 누구도 설명하지 못하고 있다. 지금 단계에서 특징을 말하긴 어렵다. 영유아에게 감염이 덜 된다는 말도 확인되지 않은 얘기다. 초기 감염자들이 우한 내 수산시장을 방문했던 성인들이 대부분이었기 때문에 영유아 환자가 적었지만, 현재는 아동 및 영유아에도 감염된 사실이 보고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언제까지 지속될 것 같나. 백신이나 치료제가 나올 가능성은.

알 수 없다. 메르스 때는 한 달간 비상이었다. 국내 상황이 좋아지더라도 바로 옆 나라인 중국 내 상황을 주시해야 한다. 북한과 접경지역인 단둥에서도 환자가 발생하고 있다는 점이 우려스럽다. 백신이나 치료제는 크게 기대하지 않고 있다. 아예 만들어지지 않을 수도 있다. 에이즈와 C형간염도 백신이 없다. 최근 있었던 메르스도 백신을 만들지 못했다. 사스는 백신이 만들어졌다고는 하나 이후 발병된 사례가 없어 효용확인이 안됐다.

 

시민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은.

마스크와 손씻기만으로도 충분히 감염을 예방할 수 있다. 큰 두려움으로 과민반응을 보일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특효약이 없는지 찾는다거나 하는 것은 지금으로선 헛된 노력이다. 정확한 정보에 귀 기울일 필요가 있다. 너무 많은 정보를 접하다보면 가짜 뉴스에 현혹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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